국가나 지역을 넘어 전 세계 각계각층에서 존경받는 사람들. 그런 역량을 갖춘 인재이자 국가나 기업을 ‘글로벌 리더’라고 부른다. 역사 속 그리고 현재의 시대를 이끌고 존경받는 사람들은 누가 있을까. 그들의 삶의 기록과 가치관 등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시선뉴스=심재민 기자 | 지난 달 22일(현지시간) 달 착륙선 '오디세우스'가 민간 우주 탐사선으로는 최초로 달에 착륙한 가운데, 민간 달 탐사의 새로운 역사를 쓴 이란 출신 이민자 기업가 캄 가파리안(66)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캄 가파리안 인튜이티브 머신스, 액시엄 스페이스 회장 [액시엄 스페이스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캄 가파리안 인튜이티브 머신스, 액시엄 스페이스 회장 [액시엄 스페이스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란에서 반짝인 ‘우주’를 향한 꿈

달 탐사선을 개발하고 착륙까지 성공시킨 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공동 설립자이자 이사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캄 가파리안. 이란에서 태어난 가파리안은 어린 시절 고국에서 이웃집의 TV를 통해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장면을 보면서 우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더운 여름밤 형제들과 함께 하늘의 별을 보며 잠이 들던 그는 우주로 가는 길이 미국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후 꿈을 이루기 위해 미국행을 결심한 캄 가파리안은 한 단계 한 단계 실행에 옮겼고, 1977년 18세의 어린 나이에 미국으로 향했다. 그것이 벌써 47년 전의 일이다.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다

우등생이었던 캄 가파리안, 장학금까지 받을 수 있는 이란 명문대를 포기하고 삼촌에게 2천달러를 빌려 테헤란에서 뉴욕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그렇게 미국 대학에 진학한 그는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고 졸업 후 조지타운 대학교 병원의 메인 컴퓨터를 다루는 일을 했다. 또 더욱 활발한 활동을 위해 미국 시민권을 얻고, 그 뒤에는 록히드마틴에 입사해 우주 비행사가 수집해온 과학적 데이터를 컴퓨터 시스템으로 구축하는 일을 맡았다.

오디세우스의 달 착륙 과정 예상도 [인튜이티브 머신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디세우스의 달 착륙 과정 예상도 [인튜이티브 머신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달 탐사를 향한 본격적인 스텝

1994년에는 우주 기업 스팅어 가파리안 테크놀로지(SGT)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달 탐사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됐지만 2008년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해당 프로그램이 무산됐다. 2013년에는 NASA의 존슨우주센터 부소장으로 재직한 스티브 알테무스와 인튜이티브 머신스를 창립했다. 이 회사는 의료기기나 첨단 에너지 생산 등의 산업에 NASA의 노하우를 적용한다는 아이디어로 만들어졌지만, 지속 가능한 사업 계획을 좀처럼 만나지 못했다.

민간 최초 달 탐사선 착륙

그러다 2018년 NASA의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의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 관련 요청이 들어왔고, 가파리안과 알테무스는 이 프로젝트에 끌렸다.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CLPS 계약 수주 기업으로 선정돼 달 착륙선 임무에 착수했고 5년간 달 착륙선을 설계, 시험, 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민간 기업이 반세기 만에 달 탐사선을 달에 착륙시키는 새 역사를 쓰게 됐다.

달 탐사 전문 기업가인 가파리안은 인튜이티브 머신스뿐 아니라 최초의 민간 우주 정거장을 건설하는 액시엄 스페이스, 민간 원자로 설계 업체 X-에너지, 우주 통신망을 구축하는 퀀텀 스페이스 등의 설립자이자 회장이기도 하다. 가파리안의 회사들은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나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에 비해서는 유명하지 않지만, 로켓 활용 방법에 대한 답을 제시하며 미 항공우주국(NASA)과 민간 산업 간 긴밀한 파트너십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달에 접근하는 민간 달착륙선 오디세우스 [UPI 연합뉴스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달에 접근하는 민간 달착륙선 오디세우스 [UPI 연합뉴스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인류의 궁극적 운명은 별에 가는 것"

달 탐사선을 개발하고 착륙까지 성공시킨 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공동 설립자이자 이사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캄 가파리안(66). 오디세우스의 발사를 앞두고 가파리안은 "우리는 우주 정거장이나 우주 도시를 매시간 방문하고, 달을 매일 여행하고, 매주 화성을 여행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성간 여행도 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인류의 궁극적인 운명은 별에 가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의 묵묵한 시도들과 첫 성공이 민간 우주 탐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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