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나 지역을 넘어 전 세계 각계각층에서 존경받는 사람들. 그런 역량을 갖춘 인재이자 국가나 기업을 ‘글로벌 리더’라고 부른다. 역사 속 그리고 현재의 시대를 이끌고 존경받는 사람들은 누가 있을까. 그들의 삶의 기록과 가치관 등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시선뉴스=심재민 기자 | 영국 찰스 3세(75) 국왕이 암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면서 영국 왕실에 이목이 모이고 있다.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2022년 9월 즉위한 지 1년 5개월 만에 암 진단을 받으면서 영국 왕실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 영국 왕실은 국왕이 가능한 한 빨리 공개 일정에 복귀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으나 고령에 암 투병을 하게 된 만큼 왕위 계승 서열 1위 윌리엄(41) 왕세자 등 왕실 직계가족의 역할과 왕실 업무의 향방에 시선이 쏠린다.

찰스 3세 영국 국왕 [연합뉴스 제공]
찰스 3세 영국 국왕 [연합뉴스 제공]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후 즉위한 찰스 3세
2022년 9월 8일 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하면서 즉위한 찰스 3세. 그가 세 살이던 1952년에 모친 엘리자베스 2세가 즉위했던 만큼, 무려 70년을 후계 서열 1위로 지내다가 2022년 왕위에 올랐다.

찰스 3세는 다양한 평가를 받는다. 젊은 왕세자 시절 고 다이애나 왕세자빈과의 불화 및 불륜 등으로 구설에 수시로 오르내렸으나 노년에 커밀라 왕비와 함께 즉위한 후로는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며 왕위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으로 독일과 프랑스를 국빈 방문했고, 작년 12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최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연설했다.

암 발견...국가 원수로서 헌법적 역할 계속
영국 왕실은 지난 5일(현지시간) 찰스 3세 국왕이 전립선 비대증 치료 중에 암이 발견돼서 이날부터 치료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왕실은 국왕이 병원에서 전립선 비대증 수술을 받는 동안 별도 우려 사항이 제기됐고, 이후 진단 검사에서 한 종류의 암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암의 종류나 단계 등에 관해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립선암은 아니라는 게 왕실의 전언이다.

왕실은 국왕이 치료에 관해 긍정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가능한 한 빨리 공개 일정에 복귀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국왕은 추측을 막기 위해 암 진단 사실을 공개하기로 했다. 그리고 국왕의 공개 활동을 잠시 중단하지만, 문서 작업과 사적 회의를 포함해서 국가 원수로서 헌법적 역할은 계속할 방침을 전했다.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윌리엄 왕세자(중간은 윌리엄 왕세자의 아들 조지 왕자) [연합뉴스. 제공]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윌리엄 왕세자(중간은 윌리엄 왕세자의 아들 조지 왕자) [연합뉴스. 제공]

버킹엄궁의 운명은?
이처럼 70년을 후계자에 머물다가 즉위한 찰스 3세 국왕이 이제 막 성과를 내고 인기가 올라가고 있는 와중에 암 진단을 받게 되면서, 그의 향후 역할에 의구심을 낳게 됐고 왕실은 정상화 유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선 찰스 3세가 공개 행사에서는 물러나 있더라도 국가원수로서 서류작업과 비공개회의는 이어갈 것이라고 버킹엄궁은 설명했다. 영국 국왕은 상징적이고 의례적인 권력만 가지며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받는다. 국왕의 빨간색 가죽 상자에는 매일 정부로부터 온 보고나 결재 요청 등이 담긴다. 총리는 보통 수요일마다 버킹엄궁에서 국왕을 알현하며, 이 회동에서 오간 대화는 전면 비공개로 기록에 남지 않는다.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찰스 3세는 치료 중에도 빨간 상자 문건을 계속 받는다. 총리와의 주간 알현도 이어가기를 바라고 있는데, 대면이 아닌 전화 통화가 될 수도 있다.

해리 왕자 vs 윌리엄 왕세자
다수 매체에 따르면 케이트 왕세자빈의 복부 수술 이후 대외활동에 나서지 않고 있는 윌리엄 왕세자가 복귀해 아버지를 대신해 이전보다 많은 업무를 수행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영국 관련법에 따라 국왕이 질병이나 외국행으로 일시적으로 국가원수로서 공식 책무를 수행할 수 없을 경우에 대비해 그 권한을 대행할 수 있는 2명 이상의 국가고문(Counsellors of State)이 지정된다. 국가고문이 될 수 있는 왕족은 국왕의 배우자, 그리고 21세 이상 성인 중 왕위 계승 서열이 높은 순서대로 4명이다.

영국 윌리엄 왕세자 [연합뉴스 제공]
영국 윌리엄 왕세자 [연합뉴스 제공]

이에 따르면 커밀라 왕비와 국왕의 두 아들 윌리엄 왕세자와 해리(39) 왕자, 국왕의 동생인 앤드루(63) 왕자, 앤드루의 장녀인 베아트리스(35) 공주다. 2022년 찰스 3세의 요청에 따라 의회는 성추문을 일으킨 앤드루 왕자와 미국으로 이주한 해리 왕자가 이런 업무 수행을 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찰스 3세의 나머지 두 동생인 에드워드(59) 왕자와 앤(73) 공주를 국가고문에 추가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국가고문의 이같은 권한대행 기능이 가동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국왕이 헌법상 의무를 전혀 수행할 수 없고 국가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게 될 경우 국왕의 권한은 섭정에게로 이양되는데, 만약 찰스 3세가 이런 상황이 되면 1937년 섭정법에 따라 섭정은 윌리엄 왕세자가 된다. 영국 왕위 계승 서열은 국왕의 장남인 윌리엄 왕세자가 1순위이며, 윌리엄 왕세자와 케이트 왕세자빈의 아들 조지(10) 왕세손이 2순위다. 이어 윌리엄 왕세자 부부의 둘째, 셋째 자녀인 샬럿 공주(8)와 루이 왕자(5)가 그 뒤를 잇는다. 찰스 3세의 차남인 해리 왕자가 서열 5위이며, 그가 부인인 메건 서식스 공작부인 사이에서 낳은 자녀인 아치 왕자(4)와 릴리벳 공주(2)가 6∼7순위다.

즉위 1년 5개월만에 암이 발견되며 제동이 걸린 영국 찰스 3세 국왕. 그는 "내가 받은 많은 응원과 안부 메시지에 진심 어린 감사를 표현하고 싶다"고 밝히며 걱정을 누그러뜨리려 하지만, 고령인 국왕의 암 투병으로 영국 군주제에 대한 해묵은 우려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찰스 3세뿐 아니라 복부 수술을 받은 맏며느리 케이트 왕세자빈, 흑색종 투병 사실을 공개한 전(前) 제수 세라 퍼거슨 요크 공작부인도 병원 신세를 지고 있어 왕실의 대외활동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점차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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