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기자 / 디자인=김선희 pro | “찬바람이 싸늘하게 두 뺨을 스치면, 따스하던 XX호빵 몹시도 그리웁구나” 다양한 CM송 가운데 잘 알려진 모 기업의 호빵 CM송은 오랫동안 소비자의 감성을 채워왔다. 특히 추운 겨울마다 편의점과 동네 슈퍼 앞에 높인 투명창의 찜통과 그 안에서 촉촉하게 김을 내는 호빵은 구수한 겨울 동네 풍경을 만들기도 한다. 

호빵은 증기에 쪄서 익힌 찐빵을 가정에서 먹을 수 있도록 최초로 삼립식품에서 개발한 제품으로, 둥근 밀가루 반죽 속에 팥을 비롯해 채소 등을 넣고 증기에 쪄서 먹는다. 호빵은 1971년도에 최로로 소비자에게 선보여 현재에 이르고 있으며, 특히 겨울 특화 상품으로 호빵 그 안에는 다양한 재료를 넘어 특유의 감성을 품고 있어 하나의 문화로 인식되어 왔다. 

호빵은 최초로 1971년 삼립식품(현, SPC삼립)의 창업자인 허창성 씨가 고안해 출시한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삼립식품은 빵의 비수기인 겨울철 매출을 늘리기 위해 호빵을 개발했으며 개발 당시 ‘뜨거워서 호~ 불어서 먹는다’, ‘가족이 둘러앉아 호호 웃으며 함께 먹는다’는 의미로 지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호빵하면 떠오르는 동네 가게 앞 찜통에 담긴 모습. 본래 출시 초기에는 가정에서 쪄 먹는 것으로 출시 되었다가, 이듬해인 1972년 판매처에서 직접 증기에 쪄서 파는 방식이 도입 되었으며, 이에 따라 특유의 투명 창의 호빵용 찜통이 제작되어 배포 되었다. 이는 당시 상당히 획기적인 방식으로, 찜통에서 따뜻하게 김을 내뿜고 있는 호빵은 그 자체로 소비자를 유혹하는 굉장한 마케팅 수단이었다. 

삼립식품의 호빵은 당시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이었지만, 소비자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호빵이 처음 출시된 1971년, 찬 바람이 불어오는 10월 중순부터 이듬해 2월까지 한정된 기간에만 판매했음에도, 당시 삼립식품의 연간 매출의 15%를 차지했을 정도다. 특히 같은 해 12월 31일에는 하루 출하 물량만 무려 100만 개를 돌파하기도 해 그 자체로 이슈가 되었다. 

이슈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마케팅에서도 남다를 성과를 냈는데, 특히 호빵 하면 광고에서 흘러나오는 CM송을 빼놓을 수 었다. 호빵의 인기와 맞물려 가수 김도향이 부른 정겨운 CM송이 큰 화제가 된 것. “찬바람이 싸늘하게 두 뺨을 스치면, 따스하던 삼립호빵 몹시도 그리웁구나”라는 노랫말은 여전히 잘 알려져 있고, 이 노랫말이 들리면 계절의 바뀜이 새삼 전해지기도 했다. 이 노래는 그 대중성을 인정받아 1978년 2월 동아방송 대상과 문화방송 광고대상에서 특별상인 노래 광고상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제품의 특징처럼 ‘뜨거운’ 사랑을 받아온 호빵. 호빵은 출시 후 50년이 지난 현재까지  누적판매량이 무려 62억개로 연평균으로 따지면 1억2000만 개씩 팔려나갔다. 이 놀라운 기록을 좀 더 피부에 와 닿게 표현하자면, 지구를 약 15바퀴 돌고, 위로 세워 쌓으면 에베레스트산을 약 1만7000번 왕복할 수 있는 높이에 해당한다. 

뜨거운 사랑 속에 국민 간식, 감성 먹거리로 이어져온 호빵은 현재 다양한 식품 회사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호빵 안에 들어가는 재료 역시 단팥과 채소 외에도 치즈, 고기, 고구마, 불닭 등 다양한 모습으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앞으로 또 어떤 재료와 감성이 담긴 호빵이 찬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 소비자의 손길을 유혹할지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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