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기자ㅣ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이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해당 전쟁에 대하여 친이스라엘 국가, 서방국가, 제1세계 및 제3세계 국가 대부분은 하마스의 공격을 규탄하고 이스라엘에 연대를 표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국내 대학가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성명서가 게재되어 논란이 일었다. 

지난 12일, 고려대, 명지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연세대, 한국외대, 홍익대 등(이상 가나다순) 캠퍼스 내 게시판에는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이라는 이름으로 팔레스타인 지지 성명서가 붙었다.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은 마르크스주의를 표방하는 단체로, 단체 홈페이지를 통해 이스라엘을 겨냥한 글들을 주로 올렸다.

이들이 붙인 성명서에는 “하마스의 공격은 이스라엘의 공격·학살에 맞선 정당한 저항이다. 한국 청년 학생들도 팔레스타인에 연대와 지지를 보내자”라는 내용과 “이스라엘에 저항하는 것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든 팔레스타인인들의 정당한 권리”, “하마스의 공격은 최근 더 심화하던 이스라엘의 만행에 대한 대응”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성명서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사람, 이스라엘에 연대를 표하는 사람, 이렇게 둘로 나뉘는 상황이다. 지난 13일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기자회견이 열렸고, 이날 같은 곳에서 이스라엘지지 기자회견도 열릴 예정이었으나 안전상의 이유로 취소됐다. 

‘10·11 팔레스타인 저항 연대 집회 참가자’ 소속 한국인들은 “이스라엘은 수천 년간 팔레스타인 땅에서 살아온 팔레스타인인들을 지난 75년간 내쫓고 학살했다. 이것이 모든 비극의 원천”이라며 “이스라엘은 이와 같은 역사를 무시한 채 거짓으로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을 깎아내리고, 대대적인 군사적 보복을 가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최근 미국 대학가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지난 7일, 하버드 팔레스타인 연대 그룹(HPSG)은 “이스라엘의 폭력은 지난 75년 동안 팔레스타인의 모든 측면을 구조화했다”라며 이스라엘 정권이 이번 폭력 사태에 전적인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성명을 내기도 했다. 이에 미국 법조계와 금융권 등에서 해당 성명에 서명한 학생들이 취업 불이익을 받는 등 큰 파장이 있었다. 

영국에서는 런던에 있는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팔레스타인 해방을 외치는 시위대가 모이는 한편, 미국 뉴욕에서는 수백 명이 모여 이스라엘 지지 집회를 벌였다. 각국에서 이번 무력 분쟁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는 가운데, 이스라엘 지지를 표명하고 있는 나라들에서는 자국 내에서 하마스를 지지할 경우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현재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5개국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하마스의 행동을 ‘테러’로 규정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스라엘을 지지한다고 말한 바 있다. 반면, 사우디 빈살만 왕세자는 팔레스타인을 공개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아랍권 국가 대부분과 제2세계 등의 반서방 국가들은 하마스를 지지하거나, 중립을 지키더라도 전쟁의 원인을 이스라엘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이번 전쟁으로 각국 내에서도 의견이 첨예하게 갈릴 뿐만 아니라, 전쟁이 벌어지지 않는 지역에서도 유대인과 이슬람교도를 향한 위협이 증가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강화하고 전면 봉쇄에 나서면서 민간인 피해가 속출했다. 가자지구에 식량, 물 등에 접근할 수 있는 인도주의 구역을 만들고 있지만, 연료와 기본적 물자가 떨어져 가고 있기에 현지 의사들은 수천 명이 더 사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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