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기자ㅣ2021년, 네이처푸드지에 실린 한 논문에는 ‘벼, 밀, 옥수수 대신 감자를 먹으면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이 있었다. 오늘날 쌀이나 밀 위주의 식단이 대부분이지만, 감자의 비율을 높이면 지구의 건강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감자와 함께 벼, 밀, 옥수수는 인류가 주식으로 삼는 식물, 즉 ‘4대 작물’이라고 할 수 있다. 똑같이 4대 작물로 분류되고 있음에도 ‘감자’만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고 언급된 이유는 먼저 ‘경작 과정’에 있다. 이 작물들은 경작하는 과정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도, 필요한 물의 양도 제각각이다.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5%는 식량 생산 과정에서 배출된다고 한다. 이렇듯 작물을 재배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감자가 제일 적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5년 이산화탄소 환산 기준 5억 138t을 보았을 때, 쌀이 43%, 밀이 24%, 옥수수가 29%, 감자가 4%를 차지했다. 

특히 한국인의 주식인 쌀은 이들 중 생산량은 가장 적고 온실가스 배출은 가장 많은 작물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쌀농사를 통해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석탄발전소 평균 규모 1,200개 정도에 달한다고 한다. 

쌀을 생산하는 데에는 굉장히 많은 양의 물도 필요하다. 쌀 1kg을 생산하는 데에는 1,000리터 이상의 물이 있어야 한다. 반면, 감자의 경우 1kg을 생산하기 위해 200리터의 물만 있으면 된다. 전 세계인이 섭취하는 쌀을 만일 감자로 대체하게 되면 어마어마한 양의 물을 절약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2015년부터 ‘감자를 주식으로’라는 정책을 펼쳐, 주식에서 감자 비율을 높이려고 하고 있다. 중국이 이러한 선택을 한 것은 원래 농업으로 많은 물을 소비해 왔기에 물 부족에 대한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에는 2030년에 물이 다 마를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 적도 있었다. 

무엇보다 감자는 어디서든 잘 자란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춥고 척박한 땅에서도 빠르게 수확할 수 있어 필요한 노동력이 적다. 밭을 곱게 갈 필요도, 질소 비료를 많이 사용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이러한 점들은 디젤 같은 연료 사용량과 배기가스 방출량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감자는 척박한 곳에서도 자라지만, 병원체에 매우 취약하고, 질병 저항력이 약하다. 감자밭에 전염병이 돌면, 그 지역의 모든 감자가 전멸할 것이다. 또 수분이 많고 무게가 무거워 운송이 어려운 편이고, 싹이 나면 독성이 생겨 보관성이 떨어진다. 혈당도 높고 익히는 데 오래 걸리는 등 장점만큼 단점도 많다.

감자 섭취가 지구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기 위해선 감자가 ‘주식’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사실 감자를 주식으로 삼기에는 앞서 말한 단점만 보아도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환경문제가 급속도로 심각해지고 있어 중국의 ‘감자를 주식으로’ 정책처럼 환경을 위해 새로운 시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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