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양원민 기자ㅣ지구의 자전축은 약 23.5도 기울어져 있어 북반구와 남반구의 계절은 항상 반대다. 그래서 보통 남반구의 국가들은 12월부터 3월까지를 여름으로 본다. 그렇기에 호주, 남아프리카 공화국, 아르헨티나 등 남반구 국가들은 12월 25일 크리스마스를 한여름에 맞는데, 이들은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즐길까?

우리에게 익숙한 크리스마스는 추운 겨울 속 찾아오는 따뜻한 날이지만, 이들은 우리와 반대로 한여름에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기에 워터파크나 해변가에 사람들이 몰린다. 이들의 복장은 반팔, 반바지는 물론 민소매 셔츠, 수영복 등에 산타 모자만 쓰기도 하고, 시원한 맥주와 음료를 즐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여행, 워킹 홀리데이 등을 통해 방문하는 호주에서는 산타 복장을 한 사람들로 인해 북적이는 해변을 볼 수 있다. 자국민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관광객들이 여름의 크리스마스를 즐기기 위해 모이기 때문이다. 또 해변에서 캐럴이 울려 퍼지는 ‘캐럴 온 더 비치’라는 문화가 있는데, 단체로 촛불을 들고 캐럴을 합창하기도 한다. 캐럴은 가사를 여름인 실정에 맞게 바꾸거나 자신들의 독자적인 여름 캐럴을 부른다.

그리고 모래성을 만들듯 모래로 눈사람을 만들거나, 산타 복장으로 서핑과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 등 이색적인 크리스마스 풍경도 펼쳐진다. 선물로는 흔히 주는 장난감이나 장갑, 스웨터 등 겨울철 옷이 아닌 선글라스나 수영복 등 여름 용품을 주고 받는다. 

중남미 사람들도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를 즐긴다. 건물 로비마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꾸미는데, 아파트 건물 트리 아래에는 입주자들이 경비원과 청소부를 위한 선물을 둔다. 직접 구운 과자부터 와인 등 형편에 맞는 선물을 준비한다. 트리는 12월 초부터 1월 6일 동방박사의 날까지 두어 명절 분위기를 돋운다. 또 12월 초 크리스마스 장식이 시작되면 여름 장기휴가철을 준비하는데, 휴가 기간은 보통 2, 3주로 대부분 국내외로 여행을 간다고 한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산타 테레사에는 산타클로스 학교가 있다. 1993년 설립된 이 학교는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50명 안팎의 예비 산타클로스를 교육한다. 이들은 캐럴 가르치기, 아이들 상대하기, 산타복장 입는 법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동안 1,000명 가까운 졸업생을 배출했다며 쇼핑몰이나 개인 행사에서 산타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한다.

남반구가 아니어도 이색적인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나라들도 있다. 일본은 패스트푸드 브랜드 KFC에서 내걸었던 ‘크리스마스와 함게 치킨을!’ 슬로건이 큰 성공을 거두며 크리스마스에 치킨을 먹는 문화가 자리잡았다. 또 베네수엘라에서는 차량을 통제하며 롤러 스케이트를 타고 길거리를 다니거나 미사를 간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노르웨이에서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마녀와 악마들이 타고 도망갈 빗자루를 타고 다닌다는 미신이 있어, 집 안의 빗자루를 숨긴다고 한다.

예수의 탄생을 기리는 날인 크리스마스. 산타클로스와 더불어 여러 전설이나 풍습, 다양한 행사와 이야기들이 있으며 크리스마스는 종교를 넘어 국제적인 연중행사가 된 지 오래다. 우리나라에도 일찌감치 쇼핑몰마다 대형 트리가 꾸며져 있으며 트리 앞은 사진 찍는 사람들로 매일 인산인해다. 심지어 OTT에도 겨울, 크리스마스 관련 영화나 애니메이션들이 선두에 나왔고, 각종 매장에도 관련 용품들이 매대에 올라와 성탄절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다. 북반구, 남반구를 떠나 각자의 문화와 풍습, 행사로 즐기는 크리스마스. 세계적으로 연말 최대 행사인 크리스마스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설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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