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양원민 기자ㅣ스시 오마카세, 한우 오마카세 등 다양한 오마카세 식당이 늘어나고 있다. 채용 콘텐츠 플랫폼 ‘캐치’에 따르면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 출생)와 취업준비생 대상으로 진행한 ‘선호하는 회식 유형’ 설문조사에 따르면 ‘점심이나 저녁에 딱 1시간만 진행하는 간단한 회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어 ‘오마카세나 와인바 등 맛집 회식’이 뒤를 이었을 정도로 오마카세 열풍이 불고 있다. 

‘오마카세’란 ‘맡긴다’라는 뜻의 일본어로, 메뉴판 없이 그날의 음식을 주방장이 알아서 만들어 내놓는 일본식 코스 요리를 가리킨다. 본래 일본의 초밥(스시) 매장 등에서 ‘셰프의 추천 메뉴’라는 뜻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는데, 현재는 양식·커피·한우 등 다양한 외식 분야에 적용되었다.

오마카세를 제공하는 식당에서는 손님이 요리사에게 메뉴 선택을 온전히 맡기면 요리사가 엄선한 식재료를 사용해 자신의 창의력을 발휘한 음식을 내놓는다. 이러한 오마카세는 브랜드나 간판, 프랜차이즈와는 다르게 요리사의 명성을 신뢰하고 신선한 식재료와 경험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오마카세의 인기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몫했다. 코로나19가 창궐하며 대면 사회가 끊기고 해외여행이 줄어들며 자신을 돌보는 시기에 접어들었다. 이쯤부터 ‘나’를 위한 것에 투자하기 시작했는데, 입고 먹고 꾸미는 것에 ‘플렉스’할 것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그 대상이 바로 ‘명품’과 ‘오마카세’였다.

우리나라에서는 ‘맡김 차림’ 혹은 ‘맡김 요리’로 순화해 사용하기도 하는 오마카세는, 그 인기에 힘입어 ‘스강 신청’이라는 말까지 탄생시켰다. 이는 대학교 신학기에 인기 많은 교수님의 강의를 듣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주·월·연 단위로 열리는 ‘하이엔드 스시집’ 예약 전쟁을 일컫는 말이다.

오마카세와 비슷하게 통용되는 말도 있는데, 바로 로바타야키다. ‘오마카세와 ’로바타야키‘는 그 차이가 미세하다. 로바타야키는 ‘화롯가 구이’라는 뜻으로 손님 앞에서 화로에 재료를 굽는 형식이고, 이자카야는 주방에서 굽거나 쪄서 손님에게 내는 점이 유일한 차이다. 하지만 요즘은 이자카야라는 단어로 통일되어 사용되곤 한다.

일본엔 ‘가이세키’ 요리도 있다. 작은 그릇에 다양한 음식이 조금씩 순차적으로 담겨 나오는 일본의 연회용 코스 요리로, 오마카세와 혼동되기 쉽다. ‘가이세키’는 모임의 좌석을 뜻하며, 가이세키 요리는 에도시대 연회에서 술과 함께 식사를 즐긴 것에서 유래된 고급 요리다. 그렇기에 주로 결혼식이나 공식연회, 손님을 접대할 때 등 술을 곁들인 식사로 차려진다.

가이세키 요리는 온전히 맡기는 오마카세와는 달리 세 개의 상차림을 기본 형식으로 한다. 국과 생선회를 먼저 차린 후 손님의 취향을 파악하고 계절에 어울리는 것으로 다음을 준비하며 밥은 가장 마지막에 내놓는다. 음식마다 같은 재료, 같은 요리법, 맛이 중복되지 않도록 구성하며 음식의 맛, 색, 모양은 물론, 그릇의 모양과 재질까지 고려해서 내놓는 고급음식이다.

맡김 차림은 요즘 사람들의 소비 패턴과도 어울린다. 또 고가, 차별화, 1:1 서비스 등의 이유로 ‘투자 대비 만족 지수’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그래서일까, 얼마 전 일본 언론에서 ‘한국, 오마카세 대유행’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물론 이는 일본 문화의 확산이라는 측면과 일본 ‘버블 경제시대’의 산물인 오마카세가 한국에서 유행하는 것에 대한 지적이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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