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최근 뮤지컬계의 잡음이 계속 이어지는 모양새다. 동료 배우끼리 고소를 하기도 하고 뮤지컬 배우 1세대들이 업계 내 불공정을 자정하자는 호소문을 발표하는 등 파문을 일으켰다. 이번 ‘인맥 캐스팅 논란’ 사태를 계기로 뮤지컬계 제작 환경을 면밀히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맥 캐스팅 논란’은 친분이나 인맥이 작용해 캐스팅이 이루어져 논란이 일어났던 사건을 말하며 8월 개막하는 뮤지컬 <엘리자벳>의 10주년 공연에 주연으로 옥주현·이지혜가 더블 캐스팅되고, 김소현이 배제되면서 촉발됐다. 이지혜는 옥주현과 같은 소속사에 있어 친분이 있는 사이로 알려졌다.

[사진/옥주현_인스타그램]
[사진/옥주현_인스타그램]

그동안 ‘쏘엘리’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지난 시즌에도 출연한 김소현이 아닌 이지혜가 주연으로 캐스팅된 것을 두고 옥주현과 친분이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그즈음에 배우 김호영이 소셜미디어(SNS)에 “아사리판은 옛말이다. 지금은 옥장판”이라는 글을 게시했다. 이 ‘옥장판’이 옥주현을 겨냥한 표현이라는 해석까지 나오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또한 황제인 프란츠 요제프 역에는 28살의 길병민이 캐스팅된 것을 두고 중후한 역을 연기하기엔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길병민 역시 옥주현과 같은 소속사에 몸담았으며 방송이나 콘서트 무대에 함께 서기도 했다. 같은 역에 더블 캐스팅된 민영기는 올해 49세다.

그러면서 당사자 옥주현은 뮤지컬 배우 김호영과 누리꾼 2명을 고소했다. 고소장에는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등의 혐의가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친분이나 인맥 캐스팅 논란이 고소전으로까지 번지자 1세대 뮤지컬 배우들이 이례적으로 업계 내 불공정을 자정하자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박칼린·남경주·최정원 등 1세대 뮤지컬 배우들은 성명서를 통해 “배우는 연기라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야 할 뿐 캐스팅 등 제작사 고유 권한을 침범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최근 일어난 뮤지컬계의 고소 사건에 대해 “저희는 뮤지컬 1세대 배우들로서 더욱 비탄의 마음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지금의 사태는 정도(正道)가 깨졌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사태에 이르기까지 방관해 온 우리 선배들의 책임을 통감한다”고 덧붙여 이 같은 관행이 이미 만연해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호소문은 옥주현이 김호영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서 인맥 캐스팅 논란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나왔다.

결국 옥주현은 동료 배우 김호영에 대한 명예훼손 고소를 취하하기로 했으며 SNS를 통해서도 김호영 고소와 관련해 신중하지 못했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어 두 사람은 오랜 시간 전화 통화를 했고 오해를 풀고 원만히 잘 해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옥주현은 친분 캐스팅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최근 뮤지컬계를 뒤흔든 ‘인맥 캐스팅 논란’은 일단락되는 분위기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스타 배우들에 대한 지나친 의존과 이들의 영향력을 둘러싼 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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