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살아가기 힘든 세상이다’라는 한탄을 이곳저곳에서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경제 상황과 형평성에 어긋나는 일이 만연한 우리 사회에서 한숨처럼 나오는 말로, 대부분은 이런 토로를 서로 나누며 해소해 나간다. 하지만 토로에 그치지 않고 실제 극단적인 선택을 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들도 벌어져 큰 사회문제로 두각 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개인주의 성향이 팽배해지면서 더욱 심화되어가고 있다. 심지어 이웃이 사망한 지 수개월에서 수년이 지나도 주변에서는 알지 못하는 등 만연한 무관심 속에 우리가 알게 모르게 많은 생명의 빛이 꺼져가고 있다.

반대로 주변에 조그마한 관심을 더하면 안타깝게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최근에는 경기도 부천시 한 다세대주택에서 일가족 3명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다 구조됐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15일 부천소방서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9시 21분쯤 경기도 부천시 빌라에서 A(45세, 남)씨/B(51세, 여)씨/C(9세)양 일가족 3명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채 발견됐다. 이들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초 신고자인 마트 주인의 소방서 진술에 따르면, A씨는 자주 가던 가게에서 가족과 함께 목숨을 끊기 위한 도구를 샀다. 마트 주인은 "단골 손님인 A씨가 술, 번개탄 4장, 청테이프를 사서 갔다"며 "사고가 의심돼 곧바로 119에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주택 내부 현관문 틀에 테이프가 부착돼 밀폐돼 있었던 점과 주택 내부에 연기가 가득 차 있는 점을 들어 A씨가 주도해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A씨의 집에서는 다량의 수면제가 발견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 가족은 현재 병원 치료 중이어서 경위를 물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라며 "이들이 치료를 마치는 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가족 모두가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을 순간, 이를 이상하게 여기고 신고한 마트 주인의 관심 덕분에 가족은 무사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자살 암시 글에 대해 네티즌들이 적극적으로 신고하고 위로의 말을 건데는 등 관심을 보여 극단적인 선택을 막은 사례도 여럿 있었다.

이렇듯 주변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돌아보면 누군가 자신의 고충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을지 모른다. 특히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 자체가 주변인 혹은 우리 사회에 내민 손일 수도 있음을 우리 모두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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