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과거에는 늘 명절만 되면 주부들의 얼굴에는 수심이 깊어지곤 했다. 명절음식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족들이 모이는 특성상 많은 음식을 하고 뒤치다꺼리도 하다보면 주부, 혹은 여성들은 여기저기 삭신이 쑤시는 것은 물론 손목터널 증후군이나 심리적으로 우울증까지 얻는 상황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차례나 제사상을 준비하는 풍속을 보면 점점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가 이제는 어려워 질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다. 번거롭고 불편한 차례상 음식이나 제사상 음식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유교사상을 따랐던 우리나라이기에 과거에는 제사상에 올릴 음식을 구매한다는 것은 언강생심 말도 안 되는 행위였다. 무조건 제사는 직접 음식을 만들어 올리는 것이 정성이고 그래야 제사의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희생되는 것은 가족의 부녀자들이었다. 가부장적인 유교사상에 의해 남성들은 제사의 절차 등 형식적인 것을 준비하고 이행했지만 음식을 만드는 등의 실질적인 노동은 여성의 몫이었기 때문이다.

▲ 앞으로 이런 상황은 생기지 말아야 한다(출처/시선뉴스DB)

그러나 세월은 흘러 여성의 인권은 남성과 동등해져 있는 이 시점에서 여성에게만 제사음식을 만드는 노동을 강요하는 것은 구시대적인 발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해 오던 제사나 차례를 안 지낼 수 도 없으니 여성의 노동을 강요하지 않고 합리적으로 제사상을 차리는 방법으로 음식을 구매하는 것이 선택되는 것이다.

여전히 전통적인 것을 고수하는 대가족 체제의 종갓집 등은 제사가 가까워져 오면 과거와 같은 수고로움이 그대로일지 모르겠지만 비교적 규모가 작은 가족 모임이나 단일 가족이 명절을 지낼 때에는 점점 음식을 구매하는 방향으로 굳혀져 가고 있다.

심지어는 차례상을 아예 완성하여 판매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매출 역시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제사 음식에 정성이 들어가지 않아 명절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정성도 들어가고 여성의 노동 희생 부담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남성들도 함께 음식을 만드는 것이다.

명절이 되면 그 동안 보지 못했던 가족, 친지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음식을 함께 만듦으로써 함께 음식을 장만하는 정성을 충만하게 하고 여성들의 노동 부담도 줄여 누구하나 괴롭지 않은 명절을 만드는 것이다.

남성이 부엌에 가면 안 된다는 구시대적인 발상을 가진 사람들이 요즘에도 많은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사회에서는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 하는 사람이 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차례나 제사 음식을 직접 만들거나 구매해서 차리는 것은 이제 하나의 선택일 뿐이다. 하지만 편의와 정성 그 선택에서 이제는 누구도 희생이 되어서는 안 된다. 누구에게나 행복하고 즐거운 명절이 될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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