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승재] 사람들은 흔히 겉모습만 보고 무언가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오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 중에 곤충들은 징그러운 모습과 많은 다리 때문에 사람들이 겁을 먹거나 해로운 존재로 인식하기도 한다. 하지만 곤충들은 그런 오해가 서럽다. 겉모습만 보고 오해했던 곤충들이 실제로는 사람들에게 굉장히 이로운 곤충일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1. 그리마

▲ 출처 / 위키피디아

‘그리마’라는 이름은 생소할 수 있다. 하지만 ‘돈벌레’라고 하면 우리는 흔히 어떤 곤충인지 알 것이다. 그리마는 2~7cm정도의 절지동물로 습하고 따뜻한 곳을 좋아해 부잣집에 자주 출몰한다고 해 ‘돈벌레’라고 불렀다. 다리가 30개 정도라서 지네와 모습이 비슷해 사람들이 그리마를 봤을 때 굉장히 겁을 먹지만 실은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주는 곤충이다.

그리마는 3대 해충이라 꼽히는 모기, 파리, 바퀴벌레를 없애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그리마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다리와 독니를 가지고 있는데, 이를 이용해 모기, 파리, 바퀴벌레, 심지어 이 벌레들의 알까지도 찾아내 잡아먹는다. 황달·뎅기열·뇌염 등을 옮기는 모기, 콜레라·장티푸스·결막염 등의 질병을 옮기는 파리, 머리가 잘려도 20일을 산다는 바퀴벌레는 모두 박멸이 쉽지 않은데 그리마는 그 알까지 먹음으로써 해충을 사라지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리마의 독니가 인간에게 해롭지 않나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리마의 독은 소량으로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무엇보다 그리마는 겁이 많아서 사람들 근처에는 오지 않는다고 한다.

2. 잠자리

▲ 출처 / 위키피디아

두 번째 곤충은 ‘잠자리’다. 초등학교 자연과학 책에서 물고기를 붙잡고 있는 잠자리 유충을 보며 무섭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을 것이다. 또 툭 튀어 나온 눈과 날카로운 이빨 모양의 돌기를 보면서 잠자리를 징그럽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잠자리는 유충과 성충일 때 모두 인간에게 이로운 곤충이다. 잠자리는 유충과 성충일 때 모두 먹이를 입에 넣어 씹을 수 있는 강하고 큰 턱을 가지고 있다. 잠자리는 이 턱을 이용해 유충일 때부터 나방, 하루살이, 장구벌레 등을 잡아먹는 포식 곤충이다. 잠자리는 애벌레일 때 모기 유충인 장구벌레를 3천 마리씩 먹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 성충이 된 잠자리는 모기나 벼에 기생하는 벼멸구, 벼메뚜기 등의 해충을 한 달에 약 1,200~1,300마리를 잡아먹어 유익한 곤충이라고 할 수 있다. 

또 과거에는 강음지정이라 하여 잠자리, 특히 빨간 잠자리를 약재로 활용하기도 했는데, 중국과 일본에서는 잠자리가 양기를 보충하는데 좋다고 해서 잠자리의 날개와 다리를 떼어내고 몸통만 말려 가루로 섭취해기도 했다.

3. 초파리

▲ 출처 / 위키피디아

파리가 왜 우리에게 이로운 동물인지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파리는 온갖 질병을 옮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여름철 과일껍질을 밖에 조금만 내놔도 생기는 초파리는 우리를 귀찮게 만든다. 하지만 초파리는 우리 인간들에게 굉장히 큰 도움을 준 곤충이다.

초파리의 생물학적 특징은 유전자 연구에 굉장히 큰 도움을 줬다. 초파리는 2~5mm의 크기에 약 2주 동안 생존한다. 이처럼 초파리의 한 세대는 12일을 전후로 해 상대적으로 짧아 교배 실험에 굉장히 효율적이다. 또 한 쌍이 교배를 했을 때 약 500개의 알을 낳아 고전적인 통계 처리를 할 때도 좋은 표본이 될 수 있다. 이외에도 염색체 수가 적어서 염색체 지도를 작성하기 편하고, 몸통이 작아 사육이 편리하다는 점도 유전자 연구에 활용하기 굉장히 유용하다.

실제 토마스 헌트 모건은 이런 초파리 교배 실험을 통해 유전자가 염색체에 존재함을 밝혀냈고, 우성과 열성이 3:1로 나타난다는 멘델의 법칙을 증명해냈다. 이를 통해 모건은 노벨상을 받았고 지금까지도 그의 업적은 우리 유전학 연구 발전에 큰 기반을 만들어줬다.

이처럼 외양은 좀 혐오스러울지 몰라도 인간에게 유익한 곤충들. 이들의 외양에 대한 편견을 깨면 생태계에서 이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지를 새삼 깨닫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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