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쉬리, 웰컴투 동막골, 7번방의 기적, 베테랑 등 수많은 대작 속 익숙한 얼굴이 있다. 바로 배우 조덕현. 그는 쟁쟁한 작품 속에서 특유의 연기를 선보이며 대중에 서서히 각인 되었다. 하지만 배우 조덕현은 자신의 현재의 색깔에 만족하지 않는다. 또 다른 자신의 색을 찾아 끊임없이 도전하는 식지 않는 배우 조덕현을 만나보았다.

PART 1. 연기자의 길을 바쁘게 걸어오다.

▲ [사진/케이스타 엔터테인먼트]

본인소개 부탁드립니다.
- 네 저는 오래 만으로 48살이 된 배우 조덕현입니다. 최근작품은 드라마 ‘국수의 신’ 우정 출연했고요. 올해 하반기 영화 ‘판도라’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연극 ‘아들’ 공연 중입니다.

조덕현씨 굉장히 작품 활동이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주요 활동 작품 좀 말씀해 주세요.
- 하하하. 영화는 최근에 베테랑, 로봇소리 등을 했고요. 좀 지난 작품으로는 7번방의 선물, 연가시, 작전, 웰컴투동막골, 쉬리 등에 출연했습니다. 그리고 드라마는 국수의 신, 후아유, 마마, 골든 크로스, 나쁜남자, 바보엄마, 피노키오 등에 출연했습니다.

데뷔작품은 무엇인가요?
- 먼저 연극으로 연기를 시작했는데, 최초 자유극단의 ‘무엇이 되어 만나리.’라는 창작극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드라마는 ‘눈사람’이라는 작품을 통해 데뷔했고 영화는 ‘쉬리’가 첫 작품입니다.

▲ [사진/영화 바보 스틸컷]

영화 첫 작품이 쉬리군요. 당시에는 엄청난 흥행기록으로 화제가 되었는데 쉬리 흥행 당시 분위기는 어땠나요?
- ‘쉬리’라는 작품은 참 우연히 제게 찾아왔습니다. 당시 그냥 여느 때처럼 연극 공연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했던 작품이 장진 감독이 연출한 ‘택시드리벌’이라는 작품이었는데, 그때 최민식 선배님과 함께 호흡을 맞췄었죠. 그때 ‘쉬리’ 배우를 캐스팅하고 있던 강제규 감독님이 제가 선 연극을 보시고 연락을 하셨습니다. 그렇게 강제규 감독님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는데 최민식 선배님이 캐스팅이 된 상태라고 하더라고요. 강 감독님은 만나고 난 후 제가 최민식 선배님에게 어떻게 할지 물어봤죠. 그랬더니 선배님께서 “야 같이하자.” 이렇게 되어서 ‘쉬리’라는 작품을 하게 됐습니다.

사실 제작 초반부터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요. 주연 이었던 최민식 선배, 한석규 선배를 비롯해 모두 워낙 사람들이 좋으셔서요. 특히 선배님들이 나머지 조연배우들을 늘 데리고 다니면서 밥 사주고, 커피 사주고 살뜰히 챙겨주신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신인인 저희들이 돈이 없을 때니까...또한 첫 영화이던 저를 비롯한 후배들에게 카메라 위치 등 잘 지도해 주시기도 했고요. 아무튼 선배님들 덕에 정말 힘든 촬영 현장임에도 불구하고 늘 즐겁게 촬영했습니다. 이렇듯 좋았던 현장 분위기가 영화에 어떤 긍정적인 힘으로 작용했던 것 같아요. 영화가 개봉하고 반응이 뜨거워서 참 정말 기분 좋았습니다.뭐 그 덕에 보너스도 나오고... 하하하. 비록 영화 ‘쉬리’를 통해 제가 막 인기를 얻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첫 영화가 흥행까지 하게 되니 감개무량했죠.

흥행작품을 많이 하셨는데, ‘좋은 점’ 혹은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요?
- 네. 어쩌다보니 ‘쉬리’, ‘7번방의 선물’, ‘베테랑’ 등 제가 연기를 했던 작품들이 대박을 치기도 했는데요. 가장 크게 저에게 왔던 것은 보너스?! 하하. 보너스가 왔고요. 그 외 갑자기 인지도가 올랐다든가 주변에서 더 많이 알아본다든가 하는 것은 잘 느끼지 못합니다. 오히려 영화로만 활동을 할 때는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지 못했는데, 드라마 활동을 하면서 안방극장을 통해 자주 찾아뵙게 되다 보니 그때부터 사람들이 조금씩 알아봐주기 시작하더라고요.

▲ [사진/MBC여왕의교실 캡처]

오랫동안 연기 하면서 돈독해진 동료배우로는 누가 있을까요?
- 정말 많은 배우를 알게 되었죠. 그래도 무엇보다 같이 연극으로 시작한 동료들과 아무래도 친분이 두터워 졌습니다. 뭐 연극을 통에 연을 맞은 최민식, 정재영, 신하균, 김수로씨를 비롯해 영화를 통해서도 엄정화, 임원희,임하룡, 문정희 씨 등과 좋은 관계가 되었고요. 드라마를 통해서는 신현준, 손병오 씨와 많이 친해졌습니다.

그 손병오씨 맞나요? 손병오 게임의 주인공. 번외 질문인데 손병오씨와 게임은 많이 해보셨나요?
- 만날 때마다 한 것 같습니다. 하하하. 이건 비밀인데, 다른 사람이 했던 게임인데 그 형님의 이름이...하하하하 어쨌든 병오 형님이 게임을 워낙 좋아하세요. 약주 한잔 하시면 늘 상 에너지가 넘치셔서 게임과 농담을 즐기시곤 하죠. 아무튼 요즘 자주는 안 만나는데 병오 형님만 만나면 이상하게 게임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면 함께 작업한 배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배우는 누구죠?
- 신현준씨가 참 인상 깊었습니다. 특히 SBS 바보엄마라는 드라마에서 가깝게 붙어 다니는 역할이라 좀 면밀히 관찰을 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저에게 신현준씨의 첫인상은 좀 깍쟁이 같은 인식이 있었어요. 뭐 워낙 어릴 때부터 주목을 받던 친구라...이런저런 선입견이 좀 있었는데, 막상 가까이에서 작업을 하다 보니 정말 인간적이고 가슴 따뜻하고 또 정말 열심히 하는 배우더라고요. 특히 현장에서 대본을 놓지 않는 등 신현준씨의 열정적인 모습을 보며 제가 많이 배우기도 했습니다. ‘저 위치에 있는데도 저렇게 열심히 하는데 난 더 열심히 해야겠구나.’ 이런 자극이 되기도 했고요. 신현준씨와 함께 했던 당시가 참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기도 합니다.

 

조덕현씨는 어떠한 계기로 연기자의 길을 선택하셨나요?
- 저는 사실 처음부터 연기를 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대학시절 학교 다니며 작은 컵피숍을 운영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저희 매장 옆 가게 사장님이 연기자였어요. ‘박웅’ 선생님이라고 현재에도 활동 하시는데... 그분이 저희 가게 단골 이었습니다. 그래서 자주 뵙다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되었죠. 그렇게 조금씩 연기자 박웅 선생님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고 그것이 차차 연기에 대한 관심으로 변하더라고요. 그러다 박웅 선생님이 극단 ‘자유’라는 곳을 소개시켜 주셔서 군대를 제대하고 극단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언제 연기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나요?
- 극단에 들어가고 어느 날 공연을 한편 보게 되었는데 순간 ‘저런 무대에 한번 서보는 것이 꿈이다.’라고 가슴에 딱 와 닿았었죠. 바로 김갑수 선생님의 ‘길떠나는 가족’이라는 이중섭의 일대기를 다룬 연극이 이었습니다. 연극 무대의 김갑수 선생님을 보며 ‘아 내가 저런 배우가 되어 저 무대에 서야겠다.’라고 결심을 하게 된 것이죠.

조덕현씨는 연극을 하며 연기의 피가 끓어오르는 것 같은데요?
- 맞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도 사실 저는 연극이 더 편해요. 아무래도 연극 무대에서 시작도 했고,,.드라마와 영화도 물론 떨리고 설레지만 무대만큼의 특유의 흥분감은 없는 것 같아요. 무대는 좀 더 자유롭고, 관객의 호흡도 느낄 수 있고...뭐랄까 심장 떨림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리고 수백명의 관객이 ‘나를 보고 있다.’라는 그 자체가 어쩌면 두렵기도 한데 그 두려움을 깨고 무대에서 연기를 할 때 느끼는 희열감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죠. 연극의 생생한 희열감, 흥분감은 정말 최고인 것 같습니다.

▲ [사진/영화 작전 스틸컷]

연극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 참 많습니다. 먼저 무대의 불이 켜지기 전에 나가다 객석에 떨어져 보기도 하고, 같이 무대에 섰던 최민식 선배님의 소품을 이용한 짓궂은 장난에 싸우기도, 또 연극 중에 웃음이 터지기도 하고....아참 술을 전날 새벽 5시까지 마시고 낮 공연을 하는데 전부 술병들 나가지고...하하하 오바이트를 참으며 대사를 치다가 갑자기 화장실을 가기도 하고 정말 별에 별일이 많았습니다. 최민식 선배님은 중간에 설사병이 나서 대사 치다말고 나간 적도 있어요. 하하

하하하 무사히 공연이 끝나기는 했나요?
- 무대가 시작되면 무슨 일이 있어도 끝을 냅니다. 하하하 이럴 때 ‘애드립’이라는 것을 치곤하죠. 난감한 상황을 모면하고자 쓸 때 없는 말들을 하기도 하고 말이죠. 하하하

많은 작품을 통해 주연, 조연, 단역 까지 맡으셨는데 어떠한 차이가 있나요?
- 저는 다 똑같은 것 같아요. 정말 많은 작품을 하며 주연 조연은 물론 한 씬짜리 단역도 해보았네요. 배역이 크고 작고에 따라서 어떤 마음의 짐의 무게가 조금 다를 수는 있겠죠. 하지만 모든 연기가 내 이름을 걸고 연기를 하기 때문에 내가 비춰지는 장면에 대한 책임감이 따르게 됩니다. 그렇기 대문에 단역이라고 해서 캐릭터에 대한 연구, 공부가 안된 상태에서 연기를 해 본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배역의 크기 보다는 내가 맡은 씬에 대해서 최선을 다하려고 하는 거죠. 따라서 어떤 만족감은 그 씬에 얼마나 최선을 다했고, 완성도 있게 나왔느냐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제가 생각 할 때는 배우의 자세인 것 같습니다.

 

본인에 씬에 만족을 하시는 편인가요?
- 전부 만족할 수 없습니다. 어느 때는 내가 원하고 생각했던 대로 씬이 잘나와 흐뭇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정말 창피스럽고 부끄럽고...지금까지 정말 완벽하게 만족해본 적은 없고 항상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그러니까 더 노력하게 되는 것이고요.

올해 작품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 지금 하고 있는 연극 ‘아들’ 공연 때문에 7월 달 까지는 아무런 계획이 없습니다. 현재 맡은 연극 배역에 집중하기 위해 드라마나 영화 캐스팅은 고사하고 있죠. 연극이 끝나고 나면 11월이나 12월 즘 한중 합작영화 촬영에 들어갈 것 같습니다. 아직 캐스팅 단계라 확실한 말씀은 못 드리겠네요. 그리고 영화 ‘판도라’는 촬영이 끝난 상태이고 올 하반기에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개봉 예정인 판도라는 어떤 영화인가요?
- 판도라는 ‘원전’을 소재로 한 재난영화입니다. 제작비 160억원 정도의 규모이고 배우 김명민, 김남길, 문정희 등이 출연합니다. 영화 ‘판도라’에서 제 역할은 청와대 쪽 기술위원으로 핵에 대해 청와대에 자문을 주고 또 위기 속 응급조치를 취해주는 배역입니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노후 된 원전을 폭발하지 않게 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고군분투하는 그런 내용입니다.

 

청와대 측 기술위원이라...조덕현씨는 유독 경찰, 검사, 국정원, 연구원 같은 공직자 같은 배역이 주어지는데 이유가 있을까요?
- 뭐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겠지만, 우선 제 이미지가 냉철하고 날카로운 부분들이 있고 목소리도 또한 울림이 있는 편이라 ‘동네아저씨’같은 배역보다는 그러한 배역이 많이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부분이 제 연기적 한계가 될지 모른 다고 생각해서 앞으로는 좀 변신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연극 ‘아들’이라는 작품의 ‘아버지’역할을 선택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작품을 통해 여러 역할을 했는데 가장 해보고 싶은 배역은 무엇인가요?
- 가장 해보고 싶었던 역할 중에 하나가 바로 지금 연극 ‘아들’의 아버지 역할이었습니다. 제 이미지가 ‘아버지의 이미지’가 아닌지 중년 배우임에도 배역이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최근 저의 한계를 깨보고자 노력을 하게 되었고 앞서 드라마 국수의 신에서 아버지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지금 하고 있는 연극 ‘아들’도 죄값을 치르는 아버지 역할로 부성애를 표현해야 하는 역할입니다. 새롭게 아버지 역할을 시도해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더 애착이 가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이제 저의 소속 사무실과도 이야기를 해서 센 캐릭터보다는 부드러운 중년 역을 해보고 싶네요.

 

무대에서 연기를 시작했고 그 생생한 무대에서 연기의 피가 끓기 시작한 배우 조덕현을 만나보았다. 흥분감 넘치는 무대 뿐 아니라 스크린, 브라운관을 종횡무진하며 자신의 연기 색을 갖게 된 경력 많은 배우이지만, 배우 조덕현은 또다시 새로운 색을 찾아 도전을 시작했다. 다음 시간에는 배역의 크기보다는 그저 자신의 씬에 최선을 다한다는 배우 조덕현의 새로운 행보를 따라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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