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양원민 기자 | 미국의 민간 기업이 개발한 달 탐사선이 달 착륙에 성공했다. 이는 미국의 1972년 12월 아폴로 17호 이후 약 52년 만의 달 착륙이자 민간 업체로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달성한 성과로, 민간 우주 탐사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2024년 2월 23일 뜨거운 이슈 <美, 세계 최초 민간 탐사선으로 달에 착륙>에 대해 팩트와 함께 전달한다.

#CLPS(Commercial Lunar Payload Services·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
NASA가 여러 민간 기업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무인 달 탐사를 추진하는 프로그램이다. NASA는 달 착륙선 등을 직접 개발하기보다 민간 업체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개발하는 방식이 더 저렴하고 빠르게 여러 대의 우주선을 만들어내 달 탐사를 진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NASA가 CLPS 계약을 한 업체는 총 4곳으로, 이 가운데 ‘인튜이티브 머신스’(이하 머신스)가 가장 많은 주문을 따내 3차례의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NASA에 따르면 민간 기업들과 맺은 CLPS 계약 총액은 2028년까지 최대 26억달러(약 3조4천600억원)에 달하며 NASA는 민간 기업들과 프로젝트 성공 단계에 따라 금액을 지급하고 있다.

인튜이티브 머신의 달 착륙선 'IM-1' 임무 발사 준비 [사진/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인튜이티브 머신의 달 착륙선 'IM-1' 임무 발사 준비 [사진/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인튜이티브 머신스
NASA와 CLPS 계약을 맺은 민간 우주기업으로 세계 최초로 무인 탐사선을 달에 보내며 민간 우주 탐사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미 항공우주국(NASA) 출신들이 회사를 세웠으며 인튜이티브 머신스 회사 소개에 따르면 현재 재직 중인 직원 110여명 중 대부분 또한 NASA에서 20년 넘게 일한 경력이 있다.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달 탐사선 오디세우스 [인튜이티브 머신스(Intuitive Machines)/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달 탐사선 오디세우스 [인튜이티브 머신스(Intuitive Machines)/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오디세우스
머신스는 자신들이 개발한 ‘노바-C’ 달 착륙선에 ‘오디세우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오디세우스는 공중전화 부스 정도의 크기이며, 다양한 관측·탐사 장비 6개가 탑재됐다. NASA는 이러한 과학 장비 수송을 위해 머신스에 1억1천800만 달러(약 1천575억원)를 지불했다.

오디세우스에는 이외에도 유명 미술가 제프 쿤스가 협업해 제작한 달 형상 조형물과 의류업체 컬럼비아가 개발한 우주선 보호용 단열재 등도 장착됐다.

#앞선 페레그린의 실패
‘오디세우스’ 발사에 앞서 NASA와 CLPS 계약을 맺은 기업 중 애스트로보틱이 지난달 처음으로 달 착륙선 ‘페레그린’을 우주로 발사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페레그린은 지난달 8일 발사 후 태양광 충전이 가능하도록 자리잡지 못했고, 심각한 연료 누출 등의 문제도 발생해 달 착륙을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열흘 뒤 대기권에 재진입하며 불타 사라졌다.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달착륙선 발사 [사진/연합뉴스 제공]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달착륙선 발사 [사진/연합뉴스 제공]

#오디세우스 발사
머신스가 개발한 달 착륙선 ‘오디세우스’는 지난 15일 발사됐다.

로이터, AFP 통신에 따르면 머신스의 달 착륙 임무 ‘IM-1’의 일환으로 ‘오디세우스’는 이날 미 동부 시간 기준으로 오전 1시6분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미국항공우주국(NASA)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오디세우스’는 당초 전날 발사 예정이었으나 착륙선에 메탄 적재를 시도할 때 메탄 온도에 이상이 발견돼 일정을 하루 연기했다.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달 착륙선 오디세우스가 전송한 달 표면 사진 [인튜이티브 머신스(Intuitive Machines)/UPI=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달 착륙선 오디세우스가 전송한 달 표면 사진 [인튜이티브 머신스(Intuitive Machines)/UPI=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순항하는 오디세우스
머신스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IM-1 임무를 수행하는 노바-C 달 착륙선이 안정적인 자세와 태양광 충전, 휴스턴에 있는 센터와의 무선 교신을 통해 우주에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며 “달을 향해 가는 중”이라고 발표했다. 오디세우스는 발사 후 약 48분 뒤 예정된 궤도에 도달했으며, 6분가량 뒤인 오전 1시 59분에 첫 교신을 이뤘다.

이후 지난 21일에는 자사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주를 비행 중인 달 착륙선 ‘오디세우스’(노바-C 클래스)가 달 착륙을 위해 달 표면에서 92㎞ 떨어진 달 궤도에 순조롭게 진입했다고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오디세우스는 계획한 대로 408초(6분 48초)간 중심 엔진을 연소하면서 달 궤도에 진입했고, 초기 데이터에 따르면 연소 속도의 정확도도 높았다.

달 탐사선의 달 착륙순간을 지켜보는 NASA 관계자들 [사진/연합뉴스. 재판매 및 DB금지]
달 탐사선의 달 착륙순간을 지켜보는 NASA 관계자들 [사진/연합뉴스. 재판매 및 DB금지]

#민간 탐사선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
달 탐사선 ‘오디세우스’는 미 중부시간 기준 22일(현지시간) 오후 5시 24분(한국시간 23일 오전 8시24분)께 달 남극 근처의 분화구 ‘말라퍼트 A’ 지점에 착륙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지난 15일 오디세우스가 발사된 지 약 일주일만이다.

머신스의 최고경영자 스티븐 알테무스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한 방송에서 “이것이 어려운 일이었다는 걸 알지만, 우리는 달 표면에 있고, (신호를) 송신 중”이라며 “달에 온 것을 환영한다”(Welcome to the moon)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착륙선의 정확한 상태는 아직 분명하지 않지만, 회사는 착륙선이 달과 접촉했다고 확인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날 달 탐사선의 착륙 과정 영상 중계는 회사 관제센터 내의 모습만 담겼으며, 우주선이 직접 촬영한 달 영상 등 실제 이미지는 비춰지지 않았다.

#NASA의 반응
오디세우스가 달 착륙에 성공하자 이번 프로젝트에 돈을 댄 미 항공우주국(NASA)이 크게 기뻐했다.

NASA는 오디세우스가 달 착륙에 성공한 사실을 확인하고 SNS에 “당신의 주문이 배송됐습니다...달에!”라며 상자 모양의 이모티콘을 붙여 글을 게시했다. 이는 NASA가 이 기업에 의뢰한 과학 장비들이 성공적으로 달에 도착했음을 재치 있게 표현한 것이다. 빌 넬슨 NASA 국장도 SNS 계정에 올린 글에서 “오늘,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미국이 달에 돌아갔다”며 “그야말로 인류의 승리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머신스와 스페이스X를 꼽아 “위업을 이뤘다. ‘오디세우스’가 달을 접수했다”며 찬사를 보냈다.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달 착륙선이 우주에서 촬영한 사진 [인튜이티브 머신스(Intuitive Machines)/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달 착륙선이 우주에서 촬영한 사진 [인튜이티브 머신스(Intuitive Machines)/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난도가 높은 달 착륙
착륙에 성공한 오디세우스를 두고 전문가들은 가장 난도가 높은 달 착륙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며 속도와 경제성을 중시하는 민간 기업이 이를 성공한 것을 높게 평가했다.

달 착륙선은 달 궤도를 빠른 속도로 돌다 오로지 자체 동력만을 이용해 속도를 줄이는 ‘동력 하강’ 과정이 필요하다. 보통 발사체 전체 무게 중 60~70%가 연료일 정도로 추진 시스템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오디세우스의 경우 초속 1천800m로 달 주위를 돌다 동력을 이용한 궤도 하강 과정을 거쳐 달에 착륙할 때는 초속 1m까지 속도를 줄였고, 이 과정에서 약 추진 시스템이 10분 가까이 최대 출력을 내며 버텨냈다.

내리는 위치를 파악해 정확하게 착륙하는 것도 관건이다. 엄청난 속도로 내려가면서 카메라나 레이더 등을 활용해 위치를 파악하는 만큼 정확성이 뒷받침돼야 하는 과정이다. 아폴로 시절에는 안전을 우선시해 달에서 가장 평평한 곳을 찾는 방식을 택했지만, 지금은 임무에 따라 착륙 위치를 정하기 때문에 착륙이 더 어려워진 측면도 있다.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달 탐사선 오디세우스[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달 탐사선 오디세우스[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오디세우스의 활용
NASA는 오디세우스에 실은 관측·탐사 장비 6개를 통해 달 환경을 관측하고 관련 기술을 실증하며 각종 데이터를 수집한다. NASA는 달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2026년 말 우주비행사들을 달에 보내는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3단계’에 활용할 계획이다.

미국은 이번 ‘오디세우스’의 달 착륙 성공으로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성공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섰다. 미국은 ‘아르테미스’를 개시해 올해 11월 유인 우주선을 쏘아올려 달 궤도 비행을 시도하고, 2025년이나 2026년께에는 우주비행사 2명을 실제로 달에 내려보낸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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