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기자 / 디자인=김선희 pro | 지난 달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배우 故 이선균에 대한 애도와 안타까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오스틴영화비평가협회가 고인에게 특별상을 수상해 배우로써의 삶을 기렸다. 

오스틴영화비평가협회는 지난 2005년 설립된 미국의 비평가협회로, 이 협회 상은 향후 개최되는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을 가늠할 수 있는 비평가협회 상 중 하나로 꼽힌다. 협회는 지난 11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에 故 이선균을 ‘2023년 특별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그의 삶과 작품을 기리며’라는 메시지와 함께, 고인이 출연한 영화 ‘기생충’과 ‘잠’은 물론 미개봉 영화인 ‘탈출: PROJECT SILENCE(프로젝트 사일런스)’를 언급했다.

김태곤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故 이선균을 비롯해 배우 주지훈, 김희원 등이 열연을 펼친 영화 '탈출: PROJECT SILENCE'는 한 치 앞도 구분할 수 없는 짙은 안개 속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고립된 사람들이 예기치 못한 연쇄 재난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 초청작으로 상영되는 등 기대를 모았다. 

영화 '탈출: PROJECT SILENCE'는 갑작스러운 기상 악화로 공항대교의 시야가 극도로 나빠져 사람들은 고립되고, 연쇄 충돌과 폭발로 다리가 붕괴 될 위험에 처하게 되면서 전개된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비밀리에 이송되던 군사 실험 '프로젝트 사일런스'의 개 실험체 '에코'가 탈출하고, 살아남은 모든 인간은 끊임없는 공격의 표적이 되며 긴강감을 끌어 올린다. 공항에서 딸을 배웅하던 청와대 대통령 보좌관(故 이선균 扮), 다중 추돌 사고 현장에 렉카 기사(주지훈 扮), 프로젝트 사일런스의 책임 연구원 양 박사(김희원 扮)은 물론 해외여행에서 돌아오던 노부부, 비행기를 놓친 자매 등 저마다 다른 사연과 이유로 아비규환의 현장에 갇힌 사람들의 탈출을 위한 필사적인 사투가 그려진다. 

한국형 액션 스릴러로 기대를 받던 '탈출: PROJECT SILENCE'는 지난해 5월 제76회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아 메인 상영관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세계 최초로 상영되면서 관심이 높았다. 특히 초반부터 압도적 스케일의 재난이 몰아치며 관객들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가 하면, 스펙터클한 전개와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캐릭터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 안에서 드러나는 가족애와 고립된 생존자들의 생생한 사투는 관객들의 찬사를 이끌어 냈다. 

이처럼 ‘칸이 선택한 영화’라는 수식과 ‘제작비 약 180억 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기대작으로 꼽히던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애초 2023년 하반기 또는 2024년 초에 개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제보로 인한 故 이선균에 대한 마약 투약 혐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고, 계속되는 ‘음성’ 결과에도 공개적인 수사가 길어지면서 개봉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그리고 지난 12월 27일, 비통하게도 배우 이선균이 사망하면서, 고인에 대한 애도는 물론 그가 사랑했던 작품들 그 중 아직 관객을 제대로 만나지도 못한 작품들에 대한 안타까움도 이어지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다. 영화 관계자들은 황망함 속에서 개봉 등에 관련한 논의를 뒤로 미룬 상황이다. 

한편, 배우 故 이선균의 사망 이후 피의사실 공표와 경찰의 공개소환, 마약 혐의와는 무관한 사생활 침해 폭로, 선정적인 언론보도 등에 대한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그리고 이와 관련 고인의 사망 사건에 대해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문화예술인 연대회의(가칭)가 지난 15일 경찰청과 국회 등에 성명서를 전달했다. ‘문화예술인 연대회의’는 성명서를 통해 경찰청에는 ‘수사당국 관계자들의 수사 과정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 KBS에는 ‘보도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기사 삭제’, 국회의장에게는 ‘문화예술인의 인권보호를 위한 현행 법령 제정 및 개정’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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