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나 지역을 넘어 전 세계 각계각층에서 존경받는 사람들. 그런 역량을 갖춘 인재이자 국가나 기업을 ‘글로벌 리더’라고 부른다. 역사 속 그리고 현재의 시대를 이끌고 존경받는 사람들은 누가 있을까. 그들의 삶의 기록과 가치관 등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시선뉴스=심재민 기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 되면서 국제 정세도 안개가 자욱한 가운데, 오는 3월 치러지는 러시아의 ‘대선’에 세계의 이목이 모이고 있다. 이번 대선의 결과가 세계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 이런 가운데 러시아 대선에 ‘반전(反戰)’을 기치로 건 간 큰 야권 후보 보리스 나데즈딘(60)이 도전장을 내밀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러시아 야권 정치인 보리스 나데즈딘(60) [연합뉴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러시아 야권 정치인 보리스 나데즈딘(60) [연합뉴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5선 ‘푸틴’에 도전하는 ‘나데즈딘’

러시아어로 '희망'을 뜻하는 단어가 들어있기도 한 보리스 나데즈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선에 도전하는 올해 러시아 대선에 출사표를 낸 야권 정치인 보리스 나데즈딘(60)이 주목받고 있다. AFP 통신은 1999∼2003년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의원을 지내기도 한 나데즈딘이 이번 대선에서 '평화'를 위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푸틴과 상반된 정치적 기조

크렘린궁이 허용한 제도권 안의 정치인이기도 한 보리스 나데즈딘은 1999년부터 2003년까지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의원을 지냈다. 현재는 중도 우파 성향의 원외 정당 시민발의당 소속인 나데즈딘은 지난 2015년 암살된 러시아 야권 정치인 보리스 넴초프와도 친분이 있던 인물이다. 다수 매체에 따르면 나데즈딘은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정책과는 상반되는 기조를 갖고 있다. 푸틴이 주창하는 군국주의 대신 ‘평화’를, 권위주의 대신에 ‘시민사회’를, 러시아의 고립이 아닌 유럽 국가들과의 ‘협력’ 등을 주요 정치 키워드로 내걸었다.

“우크라이나 침공은 치명적 실수” 간 큰 지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을 반대하는 나데즈딘은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로 한 푸틴 대통령의 결정을 '치명적 실수'라며 간 큰 비판을 해왔다. 그는 온라인으로 공개된 이번 대선 선언문에서도 "특별군사작전(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목표 가운데 단 하나도 달성되지 않았다"며 "푸틴은 과거에서 세상을 보고 있고 러시아를 과거로 끌고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나데즈딘의 발언은 러시아 안에서는 ‘간 큰’ 행위로 풀이된다. AFP 등에 따르면 러시아에서는 반전 메시지 표명이나 전쟁에 대한 비판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처벌까지 하기 때문에 이례적인 행위인 것. 참고로 이번 대선에 출마한 다른 후보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바 있다.

반면, 나데즈딘은 러시아 애국자임을 은근히 자처하기도 한다. 대표적 사례로 지난 12일 공개된 ‘자유유럽방송(RFE/RL) 인터뷰에서 "크림반도 시민들이 러시아에 합류하기를 바란다"고 발언했으며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반환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하기도 했다.

나데즈딘의 대선 성공 가능성은?

러시아 선거법에 따라 무소속 출마자와 원외 정당 후보자는 이달 31일까지 각각 30만명, 10만명의 지지 서명을 제출해야 대선 후보로 등록할 수 있다. 모스크바타임스에 따르면 원외 정당인 시민발의당 후보로 출마하는 나데즈딘은 10만 명의 지지 서명이 필요하다.

시민발의당 보리스 나데즈딘 후보는 24일(현지시간) 10만1천607명의 지지 서명을 모으며 법에서 정한 지지자 서명 수를 확보한 상황이다. 그는 이미 확보한 지지 서명에서 오류가 발생할 것에 대비해 남은 기간 75개 지역에서 4만8천393명의 지지 서명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참고로 지난해 12월 무소속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 푸틴 대통령은 앞서 가장 먼저 후보 등록을 신청한 뒤 이날까지 300만 명 이상의 서명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서명 숫자 차이로만 보면 나데즈딘의 당선 확률은 사실상 거의 없다는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나데즈딘 지지 서명에 나서는 이들은 “푸틴 정권의 행보에 반대하는 국민들도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라고 입을 모은다.

오는 3월 치러지는 러시아의 대선 결과에 세계의 이목이 모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또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면 2000년과 2004년, 2008년, 2012년, 2018년을 이어 집권 5기를 열고 2030년까지 정권을 연장하게 된다. 이러한 전례 없는 장기 집권 상황과 끝날지 모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장기전 속에 야권 후보 보리스 나데즈딘은 이번 대선에서 '간 큰'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내달 10일까지 후보자 명단을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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