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양원민 기자 / 디자인=김선희 proㅣ토크 쇼(talk show)는 한 사람 또는 여러 사람이 토크 쇼 진행자가 제안하는 다양한 화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일반적인 인터뷰와는 달리 사회자와 게스트의 친분과 애정이 잔뜩 묻어나 스타들의 솔직한 면모들을 볼 수 있고, 개인적인 일들까지 이야기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89년 <자니윤 쇼>가 히트를 치기 시작하면서 여타 방송사에서 비슷한 포맷으로 선보이기 시작했고, 다양한 방송환경과 형식을 거쳐 ‘유 퀴즈 온 더 블록’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여러 변천사를 겪어온 우리나라 토크쇼. 그 중심을 이끌었던 사람들은 누가 있을까. 

먼저 ‘자니 윤 쇼’를 이끌었던 자니 윤, 윤종승이 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1959년 방송인으로 데뷔했다가 1962년 해군 유학생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정착하게 됐다. 미국 코미디 클럽에서 무명 생활을 하다 동양인 최초로 ‘투나잇 쇼’에 게스트로 출연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미국 NBC 방송국에서 ‘자니 윤 스페셜 쇼’를 진행하는 등 명성을 쌓았다. 1989년 귀국 후 KBS 2TV 대한민국 방송 사상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내건 토크쇼 ‘자니 윤 쇼’를 1990년까지 진행했다.

코미디언 주병진은 1988년부터 방영된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서 메인 MC를 맡아 노사연, 김흥국, 이경규 등 막강한 패널을 키워내며 MBC 예능의 대표 흥행 보증수표로 전성기를 맞이했다. 그는 개그맨 출신 최초로 ‘국민 MC’ 타이틀을 얻으며 해당 계보의 원형이 되었다. 주병진은 자기이름을 내건 ‘주병진쇼’, ‘주병진 나이트쇼’, ‘주병진의 데이트라인’등 여러 토크쇼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1998년엔 미스코리아 출신 이승연이 ‘이승연의 세이 세이 세이’를 진행했다. 당시 이홍렬쇼, 서세원쇼 등 남성 위주의 토크쇼가 대부분이었는데,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남녀관계를 주로 다루며 20~30대의 젊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하지만 불법 운전면허 취득 사건으로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고, 시민단체들의 반발에 6개월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이승연이 하차하며 배우 김혜수가 프로그램을 맡게 됐다. 프로그램명도 ‘김혜수의 플러스 유’로 바뀌었다. 입담 좋은 모델 차승원이 고정 패널로 자리를 지켰으며 첫 게스트로 당시 미국 유학에서 돌아온 개그맨 신동엽이 출연했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 100부작으로 진행됐으며 나훈아, 고소영, 심은하, 안성기, 류시원, 정우성, 이정재, 박신양, 이소라, 장동건 등 초호화 스타들이 게스트로 나와 항상 화제가 됐다.

‘1박 2일’과 더불어 강호동을 국민 MC로 만든 프로그램 중 하나는 ‘황금어장 무릎팍도사’다. 다양한 분야의 손님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점집 컨셉으로, 강호동이 무속인 ‘무릎팍 도사’의 역할을 맡아 진행을 했고, ‘건방진 도사’ 개그맨 유세윤이 보조 진행을 했다.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을 주로 게스트로 초대했고, 기존 방송에서 쉽게 다루지 못했던 초대 손님의 사건·사고들까지 집중적으로 다뤄 시청자들의 갈증을 해소해 큰 인기를 얻었다. 

‘황금어장 무릎팍도사’의 그늘 아래 서브 코너로 출발한 ‘라디오스타’. 게스트로 나온 수많은 스타가 예능인으로 발돋움했던 등용문이자 MBC의 현재진행형 전설적인 프로그램이다. 현재는 김국진, 유세윤, 김구라, 장도연이 진행을 맡은 다대다 형식의 토크쇼인데, 게스트들의 아픈 곳이나 1년의 수입을 묻는 등 짖궂게 진행하는 것이 트레이드 마크다. 이것이 시청자들에게 가장 인기를 끄는 부분이기도 하며 오히려 이로 인해 발굴되는 예능 블루칩이 많다.

특이하게 택시로 이동하며 진행하는 토크쇼도 있었다. tvN에서 에너지 넘치는 국민 언니 이영자를 필두로 진행했던 ‘현장토크쇼 택시’는 언제 어디서나 부르면 달려간다는 ‘택시’의 콘셉트로 시청자들에게 관심을 받으며 10년 동안 꾸준히 방영됐다. 이영자 특유의 진정성 있는 토크는 화제를 모았고, MC 이영자와 오민석의 호흡 역시 일품이었다. 500회 특집으로 미국 LA에서 배우 윤여정과 김민, 그리고 모델 수주 등이 출연한 것을 마지막으로 ‘택시’는 더 이상 운행하지 않게 됐다.

토크쇼 ‘힐링캠프’는 이경규, 김제동, 한혜진이 진행했다. 이름대로 유명인들의 몸과 마음을 치료해준다는 내용의 토크쇼로 출연진의 정곡을 찌르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던 당시 토크쇼들과는 달리 편안하고 잔잔한 분위기를 콘셉트로 내세워 많은 스타들이 출연했다. 특히 ‘호통’으로 유명하기도 한 개그맨 이경규가 주로 프로그램을 이끌며 훈훈한 분위기 속 피어나는 진솔한 이야기로 시청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금도 방영 중인 ‘유 퀴즈 온 더 블록’. 퀴즈를 접목한 토크쇼로, 길을 걷다 일반인을 섭외해 간단한 이야기를 나누고 퀴즈를 풀도록 해 선물이나 상금을 증정했다. 일반 시민의 생활부터 속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데, 이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유재석’과 리액션이 좋은 ‘조세호’의 합이 빛을 발한다. 외에도 스타들이나, SNS에서 화제가 된 인물, 의사, 개발자, 학생 등 직종이나 직업, 나이, 성별 등을 가리지 않고 초대해 다채로운 이야기를 듣고 그려내는 토크쇼다. 

상대의 이야기를 수용하고 이해할 수 있는 배경지식과 공감 능력이 필요한 토크쇼 진행. 많은 변천사를 거치긴 했지만 여전히 많은 시청자가 토크쇼를 좋아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사람 사는 냄새’를 공유하고 느끼고 싶어서는 아닐까. 앞으로 또 어떤 토크쇼가 진행될지, 그 중심을 누가 이끌어 가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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