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수습 기자 / 디자인=김선희 수습ㅣ코로나19 이후 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다. 직장인들에게 오른 물가는 밖에서 밥을 사서 먹을 때 쉽게 체감된다. 요즘에는 식당가를 둘러보아도 만 원 미만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식비 부담으로 직장인들의 점심 메뉴는 점점 가벼워지고 있는 실정. 이러한 현상들은 ‘런치플레이션’을 실감하게 만든다. 

‘런치플레이션’이란 점심(lunch)과 물가상승(inflation)의 합성어로, 소비자 물가가 높아지며 직장인들의 점심값 지출 등이 늘어난 상황을 뜻하는 신조어이다. 최근 런치플에이션 상황이 빚어지며 직장인들은 식비를 절약하기 위해 도시락을 챙겨 오거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메뉴를 선택하거나 편의점 음식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사람들도 전보다 많아졌다. 

‘런치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는 미국에서 먼저 생겨났다. 작년 5월, CNN은 ‘위드 코로나’로 직장인들이 일터로 복귀하면서 ‘런치플레이션’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메뉴들의 가격은 반년 전에 비해 3달러 이상이 올랐고, 종업원에게 제공하는 ‘팁’도 15%를 넘어 20%를 제공해야 눈치가 보이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 

마찬가지로 한국의 외식 메뉴 가격도 올라 ‘런치플레이션’은 미국만의 일이 아니게 되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 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22년 5월 기준 짜장면의 가격은 6,223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15.56%가 상승했다. 짜장면은 그나마 양반이라고 할 수 있다. 7,000원이 넘지 않는 백반을 보는 것이 어려워진지 오래다. 

이렇듯 부담스러운 가격으로 인해 사람들은 간편한 음식들을 찾게 되었다. 식품 업계 조사에 따르면, 4월의 맘스터치 점심 메뉴 판매량은 1년 전보다 21%, 이디야커피의 베이커리류 판매량은 40%, 스타벅스 푸드의 판매량도 10%가량 증가했다. 물가 상승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가격 측면에서 이점이 큰 메뉴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런치플레이션’은 점심 메뉴 외에도 다양한 부분에 변화를 가져왔다. 사람들은 SNS나 블로그를 통해 ‘런치플레이션’에 대처하는 꿀팁을 공유한다. 비용을 절감해 도시락을 만드는 법, 카페나 식당의 이벤트 등을 주로 업로드한다. 지난 2월, 짜장면을 3,900원에 판매하는 홍콩반점의 ‘국민응원 캠페인’도 사람들의 공유를 통해 소식이 빠르게 퍼져나갔다.

또한 집에서 요리해서 먹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마트에서 인기를 끄는 품목도 달라졌다. 편하게 요리를 할 수 있는 소스류의 수요가 확대된 것이다. 이에 맞춰 삼양식품 등은 기존 메뉴를 활용한 새로운 소스를 출시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점심뿐만 아니라 다른 품목들의 가격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올해 원유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고되면서 ‘밀크플레이션’도 피할 수 없다. 여름 성수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아이스크림의 가격은 7월부터 20% 넘게 상승할 예정이다. 이렇듯 식자재 가격 인상의 가속화로 인해 소비자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런치플레이션을 비롯한 물가 상승의 여파을 완화할 똑똑한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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