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조재휘 기자ㅣ기분 좋아지는 미소로 대중들에게 밝은 에너지를 전달하는 배우 ‘신소율’. 오랜만에 충무로로 복귀한 가운데 그동안 보여줬던 이미지와는 달리 강렬한 존재감으로 <옥수역 귀신>을 통해 관객들을 찾아왔다. 귀여운 여인에서 미스테리한 여인으로 완벽 변신, 변화의 시작으로 또 한 번 배우로서의 성장을 이룬 배우 ‘신소율’을 만나보았다. 

PART 1. 완벽한 이미지 변신 

[사진/네버다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네버다이엔터테인먼트 제공]

-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연기도 하고 글도 쓰는 배우 신소율입니다. 최근에 개봉한 <옥수역 귀신>으로 관객분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 영화 ‘옥수역 귀신’에서는 어떤 역할을 맡았나요?
비밀을 품고 옥수역을 배회하는 미스터리한 인물 ‘태희’ 역을 맡았습니다. 이제는 말씀드릴 수 있는 비밀입니다. (웃음) 동명의 웹툰 원작 <옥수역 귀신>에서 승강장을 휘청이는 의문의 인물이 영화에서는 ‘태희’로 등장하거든요. 작품에도 숨겨진 의미나 메시지들이 있으니 그런 것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 ‘옥수역 귀신’ 미스터리 영화인데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보면 좋을까요?
이 영화는 한국 정통 호러를 표방하면서도 많은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점프 스퀘어들로 긴장감을 선사하면서도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가지고 있어야만 하는 폐부를 찌르는 공포 요소들이 배치되어 있죠. 고정관념과 클리셰를 탈피해 극장에서는 가볍게, 하지만 문득 떠오르는 의문과 질문들에는 보다 무겁게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진/네버다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네버다이엔터테인먼트 제공]

- 평소와는 전혀 다른 이미지로 나오는데 분장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나요?
오히려 신이 났습니다. (웃음) 그동안 전형적인 공포를 그리는 인물이 창백하고 파리한 외형으로 많이 표현되었다면 제가 맡은 역할은 그 반대였으니까요. 사실 분장을 하면서는 관객분들이 저를 못 알아봐 주셨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습니다. 아예 새롭게 봐주셨으면 하는 소망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개봉 이후 관객분들 중 ‘파격적이었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이었다’라는 반응이 있는 걸 보고는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웃음) 영화 오프닝에 웹툰을 재연한 장면도 직접 연기했는데 그 장면은 정말 저인 줄 모르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내심 뿌듯합니다!

- 촬영을 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요?
현장 분위기가 편안했고, 함께 만드는 모든 이가 좋은 분들이었기 때문에 힘든 점보다는 불안과 비밀을 가지고 있는 인물을 어떻게 표현해 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감독님도 전형적인 캐릭터로 표현되는 걸 원치 않으셔서 흔히 생각되는 ‘미스터리’한 인물을 어떤 방법으로 구현해야 할지 생각이 많았습니다. 우선 저 자신을 제일 많이 참고했는데요. 저는 불안해지면 어딘가를 계속 긁어댄다거나 끊임없이 떠들어대고, 감정의 폭이 격하게 오르락내리락해 갑자기 울거나 소리를 지르기도 하거든요. 그 모습을 태희의 불안에 많이 적용해 본 것 같습니다.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평소 모습에 대한 자기반성을 많이 하기도 했습니다. (웃음)

[사진/네버다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네버다이엔터테인먼트 제공]

- 촬영을 하면서 현장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없나요?
평소에도 지하철보다는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편이지만 촬영 이후 한동안은 지하철을 타는 게 더 어려웠습니다. 새벽 시간에 촬영을 하다 보니 조용한 역사에 혼자 있을 때 너무 무서웠습니다. 승강장에서 촬영을 하다 내려와 화장실을 다녀와야 할 때, 텅 빈 공간에 울리는 제 구두 소리에 발걸음을 내딛기가 두려웠어요. 그리고 까만 옷을 입고 긴 머리를 한 제 모습이 유리 칸막이나 거울에 비칠 때마다 정말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화장실에 저 혼자 들어갔다 나와 세면대의 거울을 마주하고 손을 씻는데 거울 속의 제가 저임을 뻔히 아는데도 차마 고개를 못 들겠더라고요. 

- 평소 남편이 연기에 대한 조언도 자주 해주나요?
같은 직업을 가지고 있으니 장점이 많습니다. 물론 서로 연기를 대하는 철학과 접근 방식이 다를 때는 기나긴 토론으로 이어져 피곤하기도 합니다만 그 과정에서 늘 다른 것을 배웁니다. 무대 연기 경험이 많은 반려자는 무대 위에서 온몸과 손발 끝에도 감정을 실어 연기하는데 익숙하기 때문에 이번 태희 역의 움직임에 대해 많은 힌트를 주었습니다. 표현을 하려 하지 말고 이끌리는 대로 따라가라는 조언이 처음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촬영할 때 그 말의 의미를 재차 되새기며 움직여 보니 그제야 조금은 알겠더라고요. 

[사진/신소율_인스타그램]

- 대기시간이나 일이 없을 때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나요?
대기 시간이 길면 보통 부족한 수면을 보충하거나, 머리를 비우는 데 도움을 주고 감정을 채워 넣을 수 있는 책을 다양하게 읽는 편입니다. 그리고 근처 맛집이나, 예쁜 카페, 산책 코스 등에 찾아가 환기의 시간을 가지기도 하고요. 일이 없을 때는 반려자의 공연을 많이 보고, 평소에 읽고 싶었던 책을 찾아보기도 하고, 그때그때 쓰고 싶은 글들을 쓰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스스로와 더 깊고 넓은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정말 좋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도 꾸준히 글을 쓰고 싶습니다.

- 동안이라는 소리는 많이 듣는데 그런 소리를 들으면 느낌이 어떤가요?
갓 스무 살이 넘어 비교적 빠른 데뷔를 했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겪으며 이름이 있는 배역을 맡기까지 오랜 시간을 거쳤습니다. 20대 중반이 넘어서 교복을 입는 역할로 많은 분들께 각인이 되다 보니 동안 이미지가 따라붙은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좋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발목을 잡는 말이 되더라고요. 그래도 큰 사랑을 받은 이미지라 놓치기 싫었는지, 피부과도 열심히 다녔는데 언제부터인가 이 짐을 무겁게 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다 몇 년 전부터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제 모습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눈가와 입가의 잔주름으로 생긴 편안해진 인상도 너무 좋고요. 지금은 자연스럽게 익어가는 중입니다.

[사진/네버다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네버다이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로서 변화의 시작을 알리며 과감한 시도에 성공한 배우 ‘신소율’. 꾸준한 작품을 이어가며 어느덧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다음 시간에는 LG트윈스 왕팬으로서 인간적인 모습과 함께 그동안의 배우 활동 등 신소율의 매력을 더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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