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조재휘 기자ㅣ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교육의 수요가 증가했지만 그때도 교과서는 종이가 위주였다. 그런데 2년 후부터는 교과서의 형태가 완전히 변화될 예정이다. 교육부는 지난 2월 23일, ‘디지털 기반 교육 혁신 방안’을 발표했으며 우선 2025학년도부터 수학·영어 등 일부 과목에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AI 디지털 교과서’는 종이로 만든 기존의 서책형 교과서가 아닌 컴퓨터상에서 디지털화된 형태의 교과서를 말하며 단순히 서책형 교과서를 전자기기로 옮겨놓은 것에 그치지 않는다. 학생들이 교육과정을 얼마나 이해하는지 AI가 학생들의 학습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점검해 교사에게 알려줌으로써 교사가 학생의 이해도를 고려해 수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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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현재와 같이 모두 똑같은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성취도에 맞는 문제를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가 제시하고, 피드백을 즉각적으로 받으면서 수업을 하게 된다. 즉, AI 디지털 교과서가 보조교사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2025학년도부터 초등학교 3∼4학년과 중1·고1 학생들은 수학·영어·정보 교과를 공부할 때 AI 디지털 교과서를 쓰게 된다. 2026년에는 초 5∼6학년과 중2, 2027년 중3 등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교육부는 전국 7개 시·도에서 디지털 선도학교 300곳을 뽑아 운영하고, 디지털 기술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선도교사 단도 선발해 지원한다.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와 기술 발달로 학생 개인별 맞춤형 수업이 필요해짐에 따라 수학·영어·정보 교과에 디지털 교과서를 쓰기로 하고, 확장 가상세계(메타버스)·확장 현실(XR)·대화형 인공지능 등 교과 특성에 맞는 기술을 적용해 교과서를 만들기로 했다.

수학 교과서는 학생의 성취 수준에 맞는 예제를 제공하고 사진이나 영상을 통해 차근차근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어려운 교육과정에 겁을 먹고 ‘수포자’가 되는 것을 막아준다. 영어 교과에서는 음성인식 기능을 활용해 듣기뿐 아니라 말하기 연습도 지원할 수 있다. 정보 교과는 코딩 실습을 강화한다.

교육부는 이와 함께 디지털 기술에 대한 전문성이 있으면서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해 교실 수업의 변화를 이끌 교사들을 집중적으로 양성할 계획이다. 올해 400명으로 시작해 2025년에는 1,500명 규모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학교교육개발원을 ‘디지털교육자원센터’로 지정해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하는 다양한 교수·학습 모델을 개발해 현장에 제공하기로 했다.

다만 교육계에서는 아직 현장 준비가 미흡해 혼란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22년 3월 기준으로 학생들에게 보급된 스마트 기기(태블릿·노트북)는 151만대로 학생 1인당으로 환산하면 0.28대 수준이다. 무선망 역시 대부분의 학교에 구축돼 있기는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접속 장애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AI 보조교사가 수집한 학생들의 학습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도 있다.

학생들의 성적을 진단해 맞춤형 수업이 가능한 ‘AI 디지털 교과서’. 일종의 보조교사이기에 일반 교사들을 대체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학생 개개인의 수준에 맞는 맞춤형 교육이 이루어지는 만큼 소외계층과 학습 부진 학생 등에게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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