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의 의학적 정의를 살펴보면, 잠을 충분히 잘 수 있는 적절한 시간과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면의 시작과 지속, 수면의 양과 질에서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문제가 현저하여 일과시간의 기능장애를 일으키는 수면장애다. 성인의 25~52%는 불면증을 다소 호소하며, 10~30%는 불면증이 상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성이 남성보다 40% 이상 빈번하게 발생하며, 65세 이상 노년층이 젊은 사람들보다 더 자주 이환된다.

임상에서 보게 되는 불면증 환자는 크게 5가지 유형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 그 첫 번째는 ‘정신생리불면증’이다. 학습불면증이나 행동불면증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각성 상태가 과도하고 꼬리를 무는 여러 생각들이 연상되어 수면이 방해되는 특징을 보인다.

수면을 언급하거나 잠을 자려고 시도할 때 몸 전반에 긴장도가 높아지고 초조감, 근육긴장, 혈관수축 등이 증가한다. 이로써 정신생리불면증 환자는 밤마다 잠에 쉽게 들지 못할 것에 대하여 지나치게 걱정하고 많은 노력을 기울힌다. 하지만 잠잘 의도 없이 TV를 보거나 책을 읽을 때나, 또 여행으로 집을 떠나 다른 곳에서는 쉽게 잠들기도 한다.

두 번째로는 ‘특발불면증’이 있다. 특발불면증 환자는 특별한 원인 없이 기질적으로 과도하게 각성되어 있으면서 어릴 때부터 평생동안 적절한 수면을 취하지 못한다. 이러한 환자는 타고나기를, 수면과 각성을 조절하는 뇌 조절 체계에서 각성에 관여하는 기능이 극단적으로 우세한 것이다. 정상인에 비해 나이가 들면서 수면이 더 얕아지고 잠자리에 깨어있는 채로 보내는 시간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느낀다.

세 번째는 불면증과 잘 동반되는 신체질환이 있는 경우이다. 단순한 통증에서부터 수면각성주기를 유지하는 신경구조의 퇴행 등까지 불면증을 일으키는 기전은 너무도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위식도역류질환은 수면장애를 일으키는 독립적인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편두통이나 긴장성두통은 불면증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또한 야간빈뇨, 소양감, 불안감 등은 불면증을 일으킬 수 있는 흔한 증상들이다. 당뇨병, 암, 심장병, 섬유근육통증후군 등에서 불면증의 동반 여부는 해당 질환의 경과나 예후에 큰 영향을 끼친다.

네 번째로 불면증과 잘 동반되는 정신과 질환들이 있다. 정신과 질환 대부분은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정신과 진료를 받는 환자 중 수면 문제가 있는 사람은 정상인에 비해서 3배 정도 높다. 불면증의 심한 정도와 정신질환의 중증도는 비례 관계에 있다는 점에서 임상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불면증이 잘 동반되는 정신과 질환으로는 우울증, 불안장애, 외상후스트레스장애, 강박증, 공황장애 등이 있다. 특히 우울증 환자나 불안장애 환자를 볼 때는 불면증이 있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다섯 번째는 약물이 유발하는 불면증이다.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은 언제든지 수면의 질과 양에 영향을 끼쳐서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복용 중인 약물이 있다면 반드시 체크해봐야 한다. 알코올은 유면을 유도하는 효과가 어느 정도 있으나 깊은 숙면을 약화시켜 수면의 연속성을 무너뜨릴 수 있다. 카페인과 니코틴은 중추신경계의 각성을 풀지 못하게 한다. 임상에서 스테로이드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특히 프레드니솔론과 같은 스테로이드는 20~50%의 높은 빈도로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다.

도움말 : 휴한의원 노원점 김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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