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기자 / 디자인=이윤아Pro | 80대에 접어든 미국 배우 해리슨 포드가 내년에 개봉하는 영화 ‘인디애나 존스’ 5편 신작에서 40대와 60대의 존스 박사를 연기한다. 영국 영화 전문지 엠파이어는 “포드는 인디애나 존스 5편에서 이 시리즈 1편 주인공으로 나왔을 때와 똑같은 모습으로 등장한다”고 지난 달 24일 보도했다. 1982년 개봉한 인디애나 존스 1편 당시 포드는 40세로, 80세의 포드가 40년 전 모습으로 연기할 수 있는 건 인공지능(AI) 기술 ‘디지털 디에이징’ 덕분이다. 

디지털 디에이징(de-aging)은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특정 인물의 나이를 더 어리게 되돌리는 효과나 기술을 말한다. 영화 스타워즈를 연출한 조지 루커스 감독이 세운 특수효과 기업 ‘ILM’이 AI(인공지능) 소프트웨어 ‘페이스 파인더’를 통해 포드의 젊은 시절 얼굴을 만들어내는 디지털 디에이징을 구현해 냈다. 

나이를 더 어리게 되돌리는 효과나 기술을 의미하는 ‘디에이징’은 기존에도 있던 기술이다. 다만, 예전에는 일일이 배우의 주름살을 지우고 피부톤을 화사하게 매만지는 방식, 이른바 ‘포샵’ 방식으로 디에이징을 했다. 그러나 워낙 디테일한 작업이라 이 방식은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여러 장면에 사용할 수가 없었다. 이러던 디에이징에 AI가 본격 활용된 것은 ILM가 ‘페이스 파인더’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서부터다.

ILM의 디지털 디에이징 소프트웨어 ‘페이스 파인더’는 2019년 말에 나온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아이리시맨’에 쓰이면서 확산됐다. 당시 70대 배우 로버트 드니로, 알 파치노 등이 젊은 시절까지 직접 연기하면 적외선 카메라 2대를 결합한 디지털 카메라가 3D 영상으로 촬영하고, AI가 배우들이 젊은 시절에 등장한 영화 2년 분량을 학습했다. 학습 결과에 따라 연령대, 표정, 카메라 각도, 조명을 고려해 각 장면에 맞는 배우의 젊은 시절 모습을 구현해냈다.

ILM의 ‘페이스 파인더’처럼 배우 얼굴 모습을 더 젊어 보이거나 반대로 나이 들어 보이게 하는 AI 기술은 앞으로 더 고도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최근 미국 IT매체 등에 따르면 디즈니는 한 프레임 당 단 5초 만에 배우의 연령대를 낮거나 높아 보이게 하는 AI 기술 FRAN(Face Re-Aging Network)을 개발했다.

디즈니 리서치 스튜디오는 18세부터 85세까지의 나이 얼굴을 무작위로 수천 개 생성한 후 FRAN을 훈련시켰다. 스튜디오 측은 “이번 AI 솔루션이 영상 이미지 속에서 배우의 나이 조정을 할 수 있는 실용적이고 완전 자동화한, 준비된 방법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즈니는 이번 연구 성과를 논문으로 정리해 오는 6일부터 개최되는 세계 최대 그래픽 분야 행사 ‘시그래프(SIGGRAPH) 아시아 2022’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인디아나 존스 앤드 더 다이얼 오브 데스티니'라는 제목의 모험 영화에서 포드는 모험을 즐기고 악당을 물리치는 고고학자 역할로 다시 돌아왔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연예매체 데드라인 등에 따르면 디즈니 산하 루카스필름은 포드를 젊게 되살린 모습을 담은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5편의 예고편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80살의 미국 할리우드 노장 스타 해리슨 포드가 '디지털 디에이징' 기술의 도움을 받아 젊음을 되찾았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1969년이고, 포드는 1944년으로 돌아가는 플래시백 장면에서 디지털 합성 기술의 도움을 받아 활기찬 젊은 모습으로 재탄생 한 것. 포드는 최근 영국의 영화잡지 엠파이어와 인터뷰에서 영화에서 자신의 젊은 모습을 보는 것은 "약간 으스스하다"고 농담하면서 현재의 모습이 좋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 6월 말 개봉하는 5편을 끝으로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에서 물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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