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언론중재법’...가짜뉴스방지법 vs 언론재갈법 [지식용어]
뜨거운 감자 ‘언론중재법’...가짜뉴스방지법 vs 언론재갈법 [지식용어]
  • 보도본부 | 심재민 기자
  • 승인 2021.09.2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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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심재민]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다.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를 두고 찬반 대립하던 여야가 본회의 상정 날짜는 극적으로 타협했으나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개정안의 본회의 상정 시기를 9월 27일로 미루고 8인 협의체를 꾸려 법안 내용에 관해 논의하기로 지난 달 31일 합의했다.

언론사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는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이른바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최초로 지난 8월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전체 16명 중 찬성 9명으로 통과했는데 야당의 강한 반대 속에서도 여당 단독으로 처리되었다. 그 후 언론중재법 개정안 8월 25일 새벽 4시께 국회 법사위를 통과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반발 속에 문체위에 이어 다시 한 번 단독으로 개정안을 강행처리했다. 국민의힘은 일방적인 의사진행에 항의하며 의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했다.

[사진/픽사베이]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언론사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이 골자다. 그 외 손해배상액 산정을 해당 언론사의 전년도 매출액과 연계하는 규정도 있고 정정보도와 함께 기사 열람 차단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른바 '악의적 가짜뉴스'로 인한 피해자를 보호한다는 취지라는 것이 민주당의 설명이지만, 허위·조작보도의 개념이 모호하고 위헌 소지가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제 내용이 그대로 적용됐다는 점에서 반발이 있어왔다.

민주당은 이 개정안을 악의적 가짜뉴스 피해자 보호법으로 규정, 속도전을 벌여왔다. 민주당은 "가짜뉴스의 폐해와 피해구제 필요성을 적극 알리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선을 앞두고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라며 맞서는 형국이다. 민주당은 '가짜뉴스 피해구제법'의 통과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으나, 국민의힘은 '언론재갈법'이라고 반발하며 여론전을 지속하고 있는 실정.

더불어민주당이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강행처리하자 언론계 역시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관훈클럽, 대한언론인회, 한국기자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신문협회, 한국여기자협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등 7개 언론단체는 "언론에 재갈 물린 위헌적 입법 폭거를 규탄한다"라는 공동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유엔 인권 전문가가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한국 정부에 제기한 사실이 1일 공개됐다. 아이린 칸 유엔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은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그대로 통과될 경우 정보의 자유와 언론 표현의 자유를 심하게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보고관은 허위·조작 보도에 최대 5배의 손해배상을 허용한 개정안 30조 2항의 매우 모호한 표현이 "뉴스 보도, 정부·정치 지도자·공인 비판, 인기 없는 소수 의견 등 민주주의 사회에 필수적인 광범위한 표현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이런 우려는 2022년 3월 대선 기간 그리고 선거를 앞두고 정보 접근과 사상의 자유로운 흐름이 특히 중요한 시기에 특히 커진다"고 덧붙였다. 또 손해배상 규모가 "너무 균형에 맞지 않는다"며 "과도한 손해배상이 언론의 자체 검열을 초래하고 공중의 이익이 걸린 사안에 대한 중요한 토론을 억누를 수 있음을 진지하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보고관은 정부가 이 같은 우려를 국회의원들과 공유할 것을 촉구했다. 특별보고관은 유엔 인권이사회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아 인권 침해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해당국 정부에 권고할 수 있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보고관의 활동은 인권이사회에 보고되며 국제사회에 공론화되는 효과가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현재 국회에서 개정안을 논의 중이며 정부는 표현의 자유 보호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한 긍·부정 여론이 엇비슷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지난 2일 나왔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30일부터 사흘간 만 18세 이상 남녀 1천12명을 대상으로 '최근 여당은 가짜뉴스에 대해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언론사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라며 그에 대한 의견을 조사했다.

이에 대해 '언론의 자율성과 편집권을 침해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이다'라는 응답은 46%, '가짜뉴스 억제 등 언론의 신뢰도를 높이는 긍정적인 영향이 클 것이다'라는 답변은 43%로 각각 나타났다. '모름·무응답'은 11%였다. 지지정당과 이념성향별로 더불어민주당 지지층(75%)·진보층(65%)에선 긍정 의견이 우세한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77%)·보수층(69%)에선 부정 의견이 많았다. 이번 4개 기관 합동 전국지표조사(NBS)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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