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의 저명한 젊은 여성 언론인이 환한 아침 출근길에 실탄 9발 맞아 피살당하는 일이 벌어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TV 진행자 출신인 미나 망갈(27)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오전 7시 20분께 수도 카불에서 괴한들이 근접 거리에서 쏜 실탄 9발에 맞아 사망했다고 영국 BBC방송과 미국 CNN방송은 12일(현지시간) 보도했으며, 현지 내무부 발표에 따르면 여성 교육 및 노동에 대한 강력한 옹호자였던 망갈은 이날 의회 문화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기 위해 의회로 출근하던 길이었다.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나, 피살 배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출처/여성운동가 와즈마 프로흐 트위터)
(출처/여성운동가 와즈마 프로흐 트위터)

아프간의 유명 여성운동가 와즈마 프로흐는 트위터에 "망갈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차례 협박을 받았고,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는 내용을 올렸다"며 "아름다운 영혼 하나를 잃게 돼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망갈이 받았다는 협박의 출처는 명확하지 않지만, 현지 경찰은 가정불화 가능성에도 수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망갈의 피살 소식이 전해지자 소셜미디어에서는 아프간에서 자행되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일각에서는 여태껏 논란이 됐던 여성 대상 범죄 중 일부가 최고 수준의 경계가 이뤄지는 카불 외교단지 '그린존'에서, 그것도 낮 시간에 벌어졌다는 점을 지적했으며, 프로흐도 "여성들이 낮에 살해당하는 건 단지 남성이 '그 여자는 죽어 마땅하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잘못된 성 인식의 만연을 꼬집었다.

한편, 국경없는기자회에 따르면 지난해 아프간은 언론인에게 가장 치명적인 국가 목록에 올랐으며, 작년에만 13명의 기자가 살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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