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IT 강국 대한민국이 잘하는 분야. 바로 게임 시장이다. 국내는 물론 중국 등에서 크게 히트를 친 국내 게임 업계는 최근 몇 년간 그야말로 호황을 누리면서 국내 경제를 견인했다. 그런데 이런 국내 게임시장이 잠시 주춤하는 모양새다.

최대 이익...그러나 실적 하락세 뚜렷

넥슨, 엔씨소프트가 작년 사상 최대 이익을 경신했으나 게임업계 분위기는 침울하다. 4분기 성적만 놓고 보면 실적 하락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특히 넷마블은 작년 영업익이 반 토막으로 줄기까지 했다.

넥슨 전경 (연합뉴스 제공)
넥슨 전경 (연합뉴스 제공)

넥슨 매출/영업이익 모두 줄어

넥슨은 작년 매출 2조5천296억원(2천537억엔, 이하 분기 기준 환율 100엔당 997원), 영업이익 9천806억원(984억엔)으로 전년 대비 각 8%, 9% 성장했다. 하지만 4분기 기준으로는 매출이 4천594억원(461억엔)으로 1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90억원(39억엔)으로 67%나 줄었다.

엔씨소프트 영업이익 전년 동기 대비 감소

엔씨소프트[036570]는 연 매출 1조7천151억원, 영업이익 6천14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은 5% 상승해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으나, 4분기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이 1천12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0.51% 감소했고 매출액은 3천996억원으로 25.06% 줄었다.

넷마블 영업이익 반토막

넷마블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작년 연간 기준으로 매출 2조213억원, 영업이익 2천417억원을 기록해 각 16.6%, 52.6% 감소했다. 4분기 기준으로는 매출 4천871억원, 영업이익 3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 20.9%, 43.5%나 줄었다.

넷마블게임즈 전경 (넷마블게임즈 제공)
넷마블게임즈 전경 (넷마블게임즈 제공)

원인은?

업계에서는 기존 인기 게임들의 매출 하향 안정화가 진행되는 데다 작년 이렇다 할 신작이 발표되지 않았던 점을 부진 원인으로 꼽는다. 엔씨소프트는 작년 주요 신작 발표가 미뤄지면서 리니지M에 실적 대부분을 기대야 했고, 넷마블은 작년 상반기 출시 예정이었던 '블레이드 앤 소울 레볼루션'을 작년 12월에야 내놨다. 아이돌 방탄소년단을 주인공으로 한 BTS 월드도 올해 2분기로 출시가 밀렸다.

넥슨은 '듀랑고: 야생의 땅' 등 다수 신작을 내놨지만 큰 반응을 거두지는 못했다.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등 10년 넘은 IP(지식재산권)가 실적을 견인했다.

하지만, 아직 '신작' 등 강한 한 방은 있다

게임업체들은 미뤄왔던 신작을 올해 출시하고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넥슨은 1월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스피릿위시'를 출시했고, 상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신작 '트라하'도 출시를 앞뒀다. 넥슨 온라인 게임 IP를 활용한 '바람의나라: 연', '마비노기 모바일', '테일즈위버M',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 M'을 비롯한 다양한 모바일 게임도 준비 중이다.

넥슨 출시 예정작 (넥슨 제공)
넥슨 출시 예정작 (넥슨 제공)

엔씨소프트 역시 올해 리니지2M 등 신작을 내놓을 계획이다. 넷마블은 '요괴워치: 메달워즈', '킹오브 파이터즈: 올스타', '일곱개의 대죄', 'A3: 스틸 얼라이브', 'BTS월드', '세븐나이츠2' 등 신작을 대거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넷마블은 넥슨 인수에도 나서고 있다. 넷마블은 13일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 콜에서 "넥슨이 보유하고 있는 게임 IP, 개발 역량과 넷마블의 모바일 사업 역량, 글로벌 퍼블리싱 역량과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며 "자금 조달 능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승승장구하다 하락세에 직면한 국내 게임 시장. 잠깐의 오르막을 만났지만 다양한 신작과 새로운 경영으로 이 난관을 꼭 벗어나, 전 세계를 선도하는 IT강국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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