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이정선] 14억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한 중국은 그 자체로 어마어마한 국제적 영향력을 지닌다. 우스갯소리로 ‘중국 모든 국민이 한 번에 점프를 하면 지구에 영향을 미친다’라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다. 

이러한 중국의 큰 영향력은 경제 분야에 있어 막대한 위력을 떨치는데, 특히 워낙 시장이 크기 때문에 세계 각 기업의 최대 승부처가 되고 있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각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 큰 투자를 감행하면서 중국인들의 선택을 갈망해 왔다. 상대적으로 그 동안 중국의 기술력이 떨어졌었기에 기업들의 '진출 희망' 국가가 된 것이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은 기술력을 보강하며 자국 시장 점령에 나서 세계 유수 기업들을 떨게 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반도체 분야로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선언하면서 다양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 그 시장을 선도 하던 삼성 등 국내 기업이 긴장하고 있다.

반도체 굴기(崛起)는 중국이 선언한 반도체 시장 성장 정책이다. 여기서 굴기란 ‘우뚝 솟다’, ‘우뚝 일어나다’ 등을 의미하는 한자로 중국이 그동안 주로 수입해서 사용하던 반도체에 있어 자급률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굳은 의지가 담긴 정책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중국은 반도체 기술에 있어 상당히 뒤쳐져 있었다. 그만큼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중국 내에서 조차 외면 받아 매년 원유 수입량보다 훨씬 높은 물량의 반도체를 수입해 각종 IT기기 생산에 사용해 왔었다. 사정이 이러자 중국은 반도체 시장을 도약을 위해 스스로 뛰어넘어야 할 장벽으로 여기고 각종 자구책 마련에 나서, 결국 반도체 굴기라는 전략을 탄생시켰다. 

중국은 반도체 굴기를 위해 2025년까지 약 200조 원의 막대한 투자를 감행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수많은 기기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더 이상 타국 기업에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 내에서 자급자족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중국은 전 세계 휴대전화의 80%, 컴퓨터의 65%, TV의 60% 이상이 생산되는 등 대표 IT제품 제조국이기 때문에 중국의 반도체 굴기 정책은 수많은 반도체 기업을 바짝 긴장하게 하고 있다.

그 중 반도체 굴기로 인해 대한민국의 경제에 큰 타격이 가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의 반도체는 지난해 전체 수출의 17%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산업중 하나이다. 특히 전체 반도체 수출 물량의 무려 39.5%는 중국에서 이루어졌는데,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이 70%까지 성장한다면 국내 반도체 기업의 수출량 하락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이미 그 양상을 드러내 많은 기업들이 그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반도체 3사의 가격 담합 조사에 착수 했는데, 이를 반도체 굴기의 대표적 사례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외국 업체에 대한 노골적 견제에 나섰다는 분석인 것. 

반도체에 있어 상대적으로 뒤쳐졌던 중국이 많은 투자와 함께 자국 기업의 반도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지가 담긴 ‘반도체 굴기’. 물론 자국 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그러나 중국의 과도한 자국 보호정책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어 우려하는 시각이 많은 상황이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맞서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잃지 않고 큰 타격을 입지 않을 방법은 무엇일까. 우리 경제 당국과 기업들의 세심한 전략 마련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