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현정] '내 아이를 위해선 아낌없이 투자한다'는 이른바 '골드 키즈'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자녀를 이중언어 사용자로 키우고 싶어 하는 부모들의 욕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 여파로 경쟁이나 하듯 수많은 조기 영어교육, 조기 유학, 영어학원, 영어캠프, 영어몰입사립학교 등이 우후죽순처럼 전국을 뒤덮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에 영어유치원이란 곳이 과연 존재하고 있을까? 분명 영어유치원은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법적으로 영어유치원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의 말을 빌면 “영어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과정에 포함되기 때문에 영어유치원이란 단어는 쓸 수 없고 유아영어학원이 맞는 표현”라고 한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과 김상희 의원실이 지난 4월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아 발표한 '전국 유아대상 영어학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영어학원은 총 306곳이다. 이중 반일제 과정, 일명 '영어유치원'은 235곳을 차지했다.
반일제 영어 유치원에 다니는 유아들은 하루 평균 4시간40분 동안 영어를 교습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초등학교 수업으로 환산했을 경우 7교시 수업시간에 해당한다.
비용을 들으면 더욱 기가 찬다.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전국의 영어학원 가운데 한 달 평균 학원비가 100만 원 이상인 곳이 2011년 47곳에서 올해 133곳으로 3년 만에 2.8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교육걱정은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유아대상 영어학원은 고비용과 장시간 학습으로 부모와 유아에게 부담을 안겨 주고 있다"며 "유아대상 영어학원을 유아교육기관으로 전환하는 등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영유아, 심지어 태아 때부터 시작된다는 조기 영어교육은 제대로 효과가 있는 것일까. 한 달에 100만 원 이상의 학원비를 내고 입학시킬 만한 가치가 있을까.
우리나라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다. 한글을 떼기도 전에 영어를 받아들이게 한다면 분명히 탈은 날 수 밖에 없다. 아이들은 언어를 통해서 세상과 교류하고 공감하면서 세상을 알아가야 한다. 그 시기의 아이들은 그렇게 성장하도록 되어 있고, 그렇게 조금씩 성인이 되어가는 것이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일단 ‘한국어’로 세상과 소통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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