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 디자인 김미양] 과거. 과거라는 녀석은 생각보다 굉장히 큰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엄청난 스펙 마냥 나의 삶에 온전히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주홍글씨처럼 평생을 괴롭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한 점은 같은 과거의 일이라도 사람마다 그것이 스펙이 되기도 하고 결점이 되기도 한다는 점입니다.

과거 동료들과 함께 회식을 가진 적이 있습니다. 1차를 거쳐 2차로 노래방을 가게 됐고, 모두가 자신이 좋아하고 추억이 담긴 노래들을 선곡해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A씨는 처음부터 소위 마이크를 놓기 싫어(?)한다고 느껴질 만큼 노래 부르기를 즐겼습니다. 가수만큼은 아니지만 노래도 곧 잘 했고, 어색했던 사람들과도 더 친해지는 시간이 된 듯 보였습니다.

B씨는 조금 달랐습니다. 한 곡 불러보라는 선임들의 말이 민망할 정도로 선곡을 하지 않았고, 어찌하다 가까스로 마이크를 잡는 순간이 왔지만 이내 노래를 끝까지 부르지 않고 취소를 눌렀습니다.

네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 남들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고, 네가 심각하게 생각하면 남들도 심각하게 생각해. 모든일이 그래. 네가 먼저야. 옛날일 아무것도 아니야. –드라마 <나의 아저씨> 중-

알고 보니 A씨와 B씨에게는 모두 아픈 과거의 상처가 있었습니다. 진심을 다해 사랑하는 여자가 있었고, 열렬히 사랑했지만 결국 두 사람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결혼까지 생각했던 진지한 사이였기에 각각 그 두 커플의 헤어짐은 적지 않은 슬픔과 충격이 되었습니다.

우스갯소리로 들리겠지만 A씨와 B씨의 전 여자친구들은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하는 그들을 창피해 했다고 합니다. 친구들과 동료들과 함께 술자리나 노래방에 가면 노래를 못하는 그들을 창피해 했고, 물론 이 점이 그들이 헤어지게 된 이유는 아니었지만, 이 부분이 헤어짐으로 오는 마찰의 과정 중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고 합니다.

A씨와 B씨는 창피하다는 감정이 컸고, 이에 대해 그 어떤 누구에도 말 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저에게 말 할 때는 꽤 오랜 시간이 흐른 뒤였습니다) A씨는 그때부터 노래 연습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뒤늦게 가수 준비를 하려고 하냐’는 주변의 읍소 섞인 핀잔을 무시하면서 정말 열심히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잘’은 아니지만 ‘곧 잘’부르는 실력이 온 뒤로 그는 그녀와의 일을 잊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때의 일은 ‘그녀의 성숙하지 못한 생각’이라고 결정 내렸습니다. 그 후로는 마음 속 무거운 짐을 없앤 듯 편안해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B씨는 달랐습니다. 누군가를 만나기가 무서워졌고 노래방에 가야하는 날이 세상에서 가장 지옥 같은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노래를 부르는 일은 더더욱 싫어졌고, 그나마도 부르던 노래들조차도 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괴로웠고 심각했습니다.

제 3자의 일이라, 저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은 그 둘의 이야기를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 들였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A씨와는 웃으면서 이야기를 주고받았고 B씨와의 대화에서는 그러지 못 했습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왜 자꾸 과거를 끌어와 현재에 두려고 하는 것일까요. 결국 과거가 스펙이 되는지 발목이 되는지는 나의 생각과 기준으로 달라지는 것이었습니다.

오늘은 그런 날~ 과거의 상처를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기~

네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 남들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고, 네가 심각하게 생각하면 남들도 심각하게 생각해. 모든일이 그래. 네가 먼저야. 옛날일 아무것도 아니야. –드라마 <나의 아저씨> 중-

※ 따말은 따뜻한 말 한 마디의 줄임말로 명사들의 명언, 드라마와 영화 속 명대사 등을 통해 여러분에게 힘이 되고 감성을 심어주는 시선뉴스의 감성 콘텐츠입니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 보낸 우리 모두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는 것은 어떨까요? 시선뉴스는 우리 모두의 행복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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