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정광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 창당 작업에 여론이 관심을 갖고 있다. ‘안철수 신당’에 대해 전망해 보자.

지난 8일,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과 함께 하는 새정치 추진위원회’(새정추)가 발족을 했다. ‘안철수 신당’의 창당이 본격화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공동위원장에는 민주당 소속 전직 의원 2명과 학계 1명, 시민사회 1명 등 4명으로 되어 있습니다. 기대이하라는 평가가 있다.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인재 영입의 성과에 대한 평가를 하기에는 이르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결국 ‘안철수 신당’이 세를 불리기 위해서는 민주당 등 야권 소속 정치인들을 영입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에 지방의원들을 중심으로 민주당을 탈당하여 안철수 신당 쪽으로 합류하는 인사들이 생기고 있다. 이것은 안철수 신당이 일정 정도 민주당과 야권 연대를 도모하면서도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의미한다. 그리고 새정추에 기존 정치권과 거리가 있는 참신한 인재들을 많이 영입하지 못한 채 야권 정치인들을 받아들이는 모양새가 되면, 즉 일각에서 말하는 ‘이삭줍기’에 그친다면 이들이 표방하는 ‘새정치’에 과연 부합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현실 정치의 측면에서는 현역 국회의원들이 신당에 얼마나 참여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수 있을 것 같다.

정치 상황이 워낙 유동적이라서 단정을 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 국회의원들 가운데 좌고우면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특히 호남 지역은 안철수 신당이 출범하기도 전에 벌써 민주당 지지율을 크게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들이 민주당을 탈당할 명분과 계기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은 시작 단계이고 민주당이 국가정보원 문제로 새누리당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결단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해가 바뀌고 국면이 달라져야 특별한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다. 새누리당은 여당이고 대다수가 친박 의원들이기 때문에 탈당을 할 의원이 없을 것이고, 설령 있더라도 극소수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역 국회의원들의 합류가 지지부진하면 안철수 신당이 야권 연대를 통해 내년 지방선거에 참여하더라도 그 성적표는 부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가 없을 것이다.

민주당도 여러 계파가 있을 것이다. 계파별 생각이 많이 다를 것이라고 판단 된다.

민주당의 최대 계파인 친노 그룹은 문재인 의원을 중심으로 다음 정권을 창출할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안철수 신당과는 거리를 둘 수밖에 없다. 하지만 친노 그룹에 소속해 있지 않은 의원들은 친노 패권주의에 대한 불신감도 있고 정치적 장래의 차원에서 볼 때 안철수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친노 그룹이 강경 투쟁을 부추기고 있는 것은 이런 점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정부-여당에 맞서 강하게 싸움으로써 내부 결속을 도모하는 것인데. 이것은 ‘양날의 칼’일 수가 있다. 정치 불신을 심화시켜 안철수 신당의 입지를 오히려 넓혀주는 측면이 있는 것인 것이다.

안철수 신당이 태동하는 것 자체가 기존 정치권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실망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박근혜 정부의 출범 이후 펼쳐지고 있는 정치권의 모습을 볼 때 안철수 신당이 탄력을 받을 개연성이 높다고 본다.

정치권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그래서 출범하기도 전인 안철수 신당에 대한 관심 혹은 지지가 높은 것이다. 안철수 신당이 진용을 제대로 갖추고 좋은 방향으로 활동을 전개한다면 폭발적인 반응을 보여줄 수도 있다. 특히 민주당 등 현역 국회의원들이 대거 합류하고 신진 인사들이 적당히 참여하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동안 안철수 의원과 신당 주도 인사들이 보여준 모습은 어딘가 모르게 미숙하고 국민의 눈길을 확 끌어당길 만한 요소가 눈에 띄지 않다. 안 의원과 가깝게 지냈던 인사들이 합류하지 않고 떨어져 나간 것도 참고할 만한 대목이다. 정리하자면, ‘안철수 현상’이 상징하듯이 객관적 조건은 분명히 신당이 성공하는 데 유리하지만 이를 제대로 담아낼 주체적 역량이 미지수인 것이다. 안철수 신당의 성패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활동 내용과 연동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신당이 무엇으로 기존 정당과 차별화를 할 것인가도 주목된다. 새정추가 지난 9일 첫 회의를 열었다. 거기서 신당의 정치적 지향점을 ‘합리적 개혁주의’로 규정했다.

안 의원은 “어느 한쪽에 치우침 없이 국민의 이익을 가장 우선시하는 합리적 개혁주의를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원론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그러나 ‘합리적 개혁주의’란 것이 정치적 태도일 수는 있어도 이념적 지향점이라고는 하기가 어렵다. 물론 지금이 이념의 시대냐 라고 반문할 수는 있겠지만 지금 시대에서도 정당이라고 하면 다른 정당과 차별되는 그 무엇이 있어야 하고 정치적인 방향이 있어야 하는데, 그걸 담는 그릇을 이념이라고 할 때 이념이 없을 수는 없다. 이런 점에서 ‘합리적 개혁주의’는 모호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추진 과정에서 앞으로 보다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제시한다면 그런 모호함은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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