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지영/디자인 김민서]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 수가 늘어나면서 이와 관련된 사회문제들이 대두되고 있다. 동물유기와 동물학대 등이 그것인데 근래에 동물학대의 한 유형인 ‘애니멀호더’가 웹툰 소재로도 등장하며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또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이런 '애니멀호더'에 의한 학대행위를 처벌하는 동물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여기서 ‘애니멀호더(animal hoarder)’란 동물을 잘 돌보는 것이 아닌 동물의 수를 늘리는 데에만 집착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들은 자신의 관리능력을 넘어 동물을 과도하게 많이 사육하고 키우던 동물들과 떨어지는 것에 정신적 압박을 느낀다. 또한 이는 명백한 동물학대의 한 유형이지만 애니멀호더들은 자신이 동물들에게 모든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동물들을 모으는 행위인 ‘애니멀호딩’은 동물에게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준다. 동물들을 데려다만 놓고 방치하기 때문에 동물들은 영양실조나 배설물 방치 등으로 피부병 등 각종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고, 악취와 소음으로 이웃들에게 2차 피해를 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좁은 공간에 많은 개체가 모여 살면서 영역 다툼과 스트레스 등으로 이상행동을 보이는 경우도 생긴다.

그렇다면 애니멀호더들은 무슨 이유로 동물들을 모으는 것일까? 미국의 애니멀호더 연구기관 HARC는 애니멀호더의 원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나이든 미혼여성이나 혼자 사는 사람, 사회적으로 실패를 겪은 사람이 애니멀호더가 될 개연성이 높다.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에서 얻은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수단을 찾다가 애니멀호더의 길로 들어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애니멀호더들이 공통적으로 죽음에 공포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버몬트주 동물 학대 대책 위원회에 따르면 애니멀호더들은 죽음에 대해 두려워하며 죽는 것보다는 비참한 환경에서 사는 것이 훨씬 낫다고 여기는 것이다. 

이처럼 전문가들은 애니멀호더 대부분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하며, 이들이 동물학대를 넘어 아동이나 노인학대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애니멀호더의 재발률은 약 60% 이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한다. 따라서 애니멀호더에게는 지속적 방문을 통한 관찰과 법적 제재, 그리고 정신적 치료가 필요하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한 생명에 대한 책임을 뜻하기도 한다. 따라서 밀집된 환경에서 기본적인 생활권을 박탈당한 채 고통 받는 동물을 방관하는 것은 학대행위이며 처벌의 대상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동물학대 법이 다른 나라에 비해 약하다. 반려동물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시대, 동물 복지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제도가 높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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