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없는 최초의 비(非) 호르몬 남성용 피임약 시대가 곧 열릴 것으로 보인다.

16일 미국 NBC 방송, LA타임스, 데일리메일 등 주요 외신은 최초의 남성 피임약이 미 하버드 의대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생명과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셀(Cell)에 발표된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쥐를 대상으로 이 신약을 투여한 결과, 쥐의 고환이 정자를 일정 기간 동안 생산 중단하는 것이 확인됐고, 약 투여를 중단하자 바로 생식능력이 되살아났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약을 투여한 수컷 쥐의 정자 생산량은 평균 89% 감소했고, 생성된 소량의 정자도 운동성이 정상수치 이하로 떨어졌다. 임상시험을 남겨두고 있지만, 이 신약이 출시될 경우 여성의 피임 부담이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그 동안 피임약을 만들기 위한 시도는 지속적으로 있어 왔다. 여성용 피임약은 에스트로젠 같은 여성 호르몬의 작용을 교란시켜 피임 효과를 내지만, 남성용 피임약의 경우, 테스토스테론과 같은 남성 호르몬의 작용을 막아도 생식능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유방확대’ 등 부작용을 동반해 제약회사들도 이 방법을 일찌감치 포기했었다.

그러나 공동 연구팀은 암 관련 신약개발 과정에서 ‘JQ1’이라는 분자가 특정 유전자를 억제, 해당 유전자에 의해 만들어지는 세포의 구조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피임약에 적용했다.

대나-파버 암센터의 제임스 브래드너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남성 피임약이 정자의 수와 움직임을 급격히 감소시켜 생식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여성 위주의 피임약 복용 방식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만한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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