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디자인 김민서] 계절이나 날씨와 관련된 속담 등이 많다. 가을에는 ‘천고마비의 계절’ ‘독서의 계절’ ‘남자의 계절’로 불린다. 우리가 관형어처럼 쓰이는 가을을 꾸미는 말. 이 말엔 우리가 그동안 몰랐던  숨겨진 진실이 있다고 하는데... 진짜 의미를 한 번 파헤쳐본다.

첫 번째 ‘가을은 남자의 계절’ 

봄은 여자가 타고 가을은 남자가 탄다는 그래서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으레 말한다. 이 말이 실제로 과학적으로 사실로 밝혀졌다.

가을이 되면 쌀쌀해지면서 일조량과 일조시간이 부족해져 세로토닌의 분비가 감소한다. 행복감을 주는 세로토닌의 분비가 줄면서 우울한 마음이 생기는 것인데 이를 '계절성 우울증'이라고 한다.

일조량이 줄어드는 가을로 접어들면서 신체가 흡수하는 비타민D의 합성이 저하되어 세로토닌과 엔도르핀의 합성이 저하되어 우울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남성의 경우 고환에서 남성호르몬 분비를 조절하는 비타민D가 저하되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저하된다. 이에 남성들은 평소보다 남성성이 약해지고 외로움과 쓸쓸함을 크게 느끼게 된다. 

두 번째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 정말 가을에 살이 찔까?

가을철 식욕 증가는 날씨의 변화와 밀접하다. 가을에는 날씨가 쌀쌀해져 체온이 떨어지는데다 야외활동 증가로 에너지 소비도 빨라진다. 이런 변화 속에 쉽게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게 되면서 식욕이 늘어나게 된다.

여름보다 낮의 길이가 짧아지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 햇빛의 양이 감소하면 비타민D 생성이 영향을 받게 된다. 비타민D는 식욕억제 호르몬인 렙틴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비타민D가 줄면 렙틴 분비도 그만큼 줄어 식욕조절이 힘들어진다.

세 번째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다?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가을에 독서하기 좋다’는 말은 고사성어 등화가친(燈火可親)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중국 당나라의 문학자이자 사상가인 한유가 그 아들에게 독서를 권하기 위해 지어 보낸 시에서 등장한 말이다. 

가을을 독서와 연관시키는 문장이 본격적으로 이용된 것은 문자를 해독하는 인구가 늘어나기 시작한 근대시대 때 사용됐다. 우리나라는 1920년대 관련 내용을 찾아볼 수 있는데 잡지 <개벽> 27호 (1922년 9월 발행)에서 이돈화가 ‘진리의 체험’이라는 논설에서 “초가을의 서늘한 기운이 마을의 들과 언덕에 들어왔으니 힘써 등불을 가까이할 만한 시대가 왔다. 학교는 개학을 시작하고 공부하는 이는 책을 펴야 할 시간이 왔다”며 독서를 권했다.

1924년 9월 18일자 <동아일보>에서는 「신량(新凉)은 독서계로」라는 제목의 기사로 1925년 10월 30일자 <조선일보> 「경성도서관에서 본 최근의 독서방향」 기사로 가을을 ‘독서 계절’로 정의했다. 

이는 조선총독부가 문을 열면서 총독부 도서관은 이 해 가을에 서울에 있던 공공도서관들을 중심으로 '도서관협회'를 조직, 매년 가을에 도서관 무료공개와 같은 독서캠페인을 본격적으로 벌이기 시작했다. 이것이 가을독서주간으로 이어지면서 가을=독서 라는 공식이 성립된 것이다.

그리고 하나 더! 실제로 1년 중 가장 책이 안 팔리는 계절이 가을이다. 때문에 출판사들 사이에서는 가을의 책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더욱 캠페인을 벌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1년 중 가장 책이 많이 판매되는 계절은? 바로 여름이다. 여름의 책 판매량은 다른 계절보다 15% 가량 많다.

우리가 자주 쓰던 가을에 관련된 말들. 그 속에는 그 말을 쓰는 이유가 다 있었다. 이번 가을에는 그 의미를 잘 알고 ‘가을에 대한’ 말들을 써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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