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한 송이의 꽃은 오묘한 감정을 불러 일으킵니다. 꽃이 많은 꽃다발은 축하, 화려함이 느껴지지만 꽃 한 송이는 외로움이 느껴지기도 하면서 범접할 수 없는 독보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미국의 꽃과 사막의 화가로 불리는 조지아 오키프는 위스콘신 농가에서 태어나  66세가 될 때까지 단 한 번도 외국 땅을 밟아보지 못한 여류화가입니다. 때문에 그의 그림에는 미국의 광활한 풍경이 담겨져 있었으며 자연물과 풍경을 소재로 독특한 화풍을 성립합니다.

조지아 오키프 (출처/위키미디아)

그녀는 라파엘로의 정물화 속 작은 꽃을 본 후 ‘나는 꽃 한 송이를 아주 크게 그리고 싶다. 사람들이 그것에 주목할 수 있도록...’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연작 <꽃> 시리즈는 200점 이상의 그림으로 이뤄졌고 그녀를 대표하는 작품이 되죠.

오키프가 그린 꽃은 꽃 한 송이에서 얻은 이미지만 사실적으로 완전하게 옮겨두고 나머지는 감상자 스스로 느끼게 했습니다. 다음 작품 빨간 바탕의 한 송이 칼라(Single Calla Lily Red, 1928)를 살펴볼까요?

빨간 바탕의 한 송이 칼라(Single Calla Lily Red, 1928) (출처/위키아트)

칼라라는 꽃은 부케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꽃이자 장례식장에도 많이 사용하는 꽃이기도 합니다. 인생의 새로운 시작과 마지막을 장식하는 꽃인 것이죠. 그런데 오키프는 칼라 꽃을 관찰하며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칼라 꽃만큼은 이상하리만치 냉담하고 화가 자신도 별다른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죠. 순백색에 약간의 담황색을 띤 칼라를 붉은색과 검은색 배경에 놓자 꽃은 실물보다 커보였고 오키프는 이를 바탕으로 꽃의 질감을 묘사하기 시작했죠.

이렇게 완성된 빨간 바탕의 한 송이 칼라는 화가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때론 오키프가 그린 꽃들을 일부에서는 여성의 생식기와 성욕이라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이런 해석에 오키프는 “꽃이 식물의 생식기니 인간의 것과 본질적으로 같다.”는 말과 함께 “ 남성이 여성의 나체를 그리는 것은 예술로 받아들이면서 여성이 자신의 몸을 그리는 것은 어째서 수치스러운 행위인가?”라며 반문하기도 했죠.

감상자에 따라 여러 가지 해석을 내놓는 오키프의 작품. 그의 작품은 작가가 그린 완성된 작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감상자의 상상과 감정이 합쳐져야 비로소 완성됩니다. 이것이 바로 오키프 그녀가 원하는 예술의 진정한 의도인 것이죠.

오늘 작품 빨간 바탕의 한 송이 칼라(Single Calla Lily Red, 1928)를 보며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저는 마치 화보 촬영을 위해 고고하게 서 있는 매혹적인 스타가 떠오릅니다. 여러분은 어떤 것을 떠오르게 할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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