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미국에 트럼프 시대가 개막하고 세계 질서는 다시 판도를 짜기 위해 요동치고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와 푸틴, 시진핑과의 관계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얼마 전 러시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과거에 모스크바의 호텔에서 섹스 파티를 하던 장면을 찍은 비디오테이프를 가지고 있다는 정보 문건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트럼프 역시 콤프로마트 공작에 말려드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주목되고 있습니다.  

콤프로마트는 몰카나 도청으로 유명 인사의 비윤리적인 행위를 녹화해 협박하는 행위를 의미하는데요. 사실 러시아에게 이런 행동이 새삼스럽지는 않습니다. 

푸틴 트위터

지난해 4월 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 중 한 명으로 꼽혀왔던 미하일 카시야노프 인민자유당 당수가 개인비서인 나탈리아 펠레바인과 성관계를 갖는 동영상이 방송을 통해 적나라하게 공개된 바 있습니다. 두 사람이 나눈 민망한 성적 대화들뿐만 아니라 분열된 야권의 다른 인사들에 대한 독설이 방송을 타고 나왔습니다.

두 사람이 모스크바의 한 아파트에서 은밀하게 성관계를 가진 장면을 생생하게 공개한 방송사는 다름 아닌 러시아 NTV 였는데, 민영방송이었던 NTV는 2015년 최대 국영 가스기업인 가스프롬에 인수됐습니다. 가스프롬은 회장을 비롯해 이사들이 모두 푸틴에게 충성해온 인사들이기 때문에 NTV는 푸틴의 개인 방송사와 다름없다는 말까지 생겨날 정도였죠. 

러시아의 이런 행동은 비단 푸틴 뿐 아니라 오래전부터 있었던 러시아의 악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옛 소련 시절 악명이 높던 KGB(국가보안위원회) 등 정보기관이 도청장치, 몰래카메라 등을 동원해 반체제 인사나 외국 요인의 약점(특히 성 추문)을 수집해 악용하던 형태의 공작을 했으며, 이 공작은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수장으로 있던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시절 노골적으로 진행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관련된 낯뜨거운 동영상이 있다는 메모가 나오면서 옛 소련 시절 종종 자행됐던 '섹스비디오 협박 공작'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겁니다. 

한편 이에 트럼프 측은 즉각 "조작된 뉴스"라고 반격했고, 러시아 외무부도 "터무니없는 짓거리"라며 논란을 일축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4월 콤프로마트의 희생자거 된 펠레비나는 영국 <비비시>(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연방보안국이 도널드 트럼프를 상대로 공작했다는 것을 배제할 수 없다. 그들은 적뿐 아니라 친구들을 상대로도 자료를 수집한다. 언젠가는 필요가 생기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전직 정보요원도 “(당시) 트럼프는 유명한 사업가이고, 단순한 관광객이 아니었다”며 “콤프로마트는 모두가 하는 것이다. 영국이 미하일 고르바초프를, 우리가 마거릿 대처를 상대로 그런 일을 했다”고 말하며 “러시아 정보요원들이 그런 정보를 수집했다면, 그게 공개되는 건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여 설명했습니다. 

앞 다투어 서로가 No.1이라고 외치는 세계시장.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이후 그 물결은 더욱 강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 발생하는 악행들, 러시아의 콤프로마트는 그런 악행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쟁하고 의심하며 서로의 약점을 무기로 삼는 세상보다는 함께 아름답게 공존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 결코 쉬워 보이지 않습니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