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유진 인턴] 몇 년 전, 시력과 청력을 잃게 될 다섯 살 딸을 위해 ‘꼭 봐야 할 풍경 목록’을 작성한 부모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 사연의 주인공은 미국에 사는 리지 마이어스로 그녀는 ‘어셔 증후군(Usher syndrome)’ 때문에 5년 정도 뒤에는, 보지도 듣지도 못하게 될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시력과 청력이 점차 쇠퇴하다가 사라지게 되는 어셔 증후군은 선천성 난청과 망막에 분포하는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인한 시각장애를 특징으로 갖는 질환이다.

▲ 출처/위키피디아

망막색소변성증이란 눈으로 들어온 빛은 망막에서 광수용체세포를 통해 전기적 정보로 바뀌고 시신경을 거쳐 뇌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 때 광수용체의 기능장애로 발생하는 진행성 망막변성질환이다. 이때 야맹증, 시야협착, 눈부심 현상, 시력 장애와 같은 증상이 수반된다.

어셔 증후군에 걸리게 되면 상염색체열성유전을 하게 되는데 이는 소아난청 원인의 3-6%를 차지한다. 또 난청이면서 동시에 시각장애를 가진 환자의 절반정도가 이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증후군은 희귀난치성질환으로 분류될 만큼 유병률이 낮다. 10만 명 당 약 1.8명에서 6.2명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이 증후군은 유전적 이질성을 보이게 되는 유전 질환으로, 상염색체의 열성유전자에 의해 유전된다. 따라서 부모 둘 다가 열성유전자를 지니고 있을 때 아이에게 이 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는데, 부모가 어셔 증후군을 앓고 있다면 자식에게 역시 유전되고, 부모 중 한 사람만 앓고 있다면 아이들이 증후군의 증상을 보이지는 않지만 유전자는 지니게 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부모가 변형 유전자를 가지고 있더라도 시력이나 청력이 정상일 경우라면 자식에게 유전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어셔 증후군에 걸린 환자들은 어떤 증상을 보이게 될까. 어셔 증후군은 유전적인 이질성을 보이며 난청의 정도와 귀의 전정기관 이상의 정도에 따라 3가지 형태로 분류된다.

먼저 제 1형 어셔 증후군(USH1형)은 가장 심한 형태로, 선천적인 양측 귀의 난청을 앓다가 전정기능이 완전하게 소실되며, 10세 이전에 야맹증 증세를 보이다가 청소년기에는 망막색소변성증 증상을 보인다. 소아의 경우에는 전정기능의 이상으로 인해 걸음마가 18개월에서 24개월까지 늦어지게 되며 몸에 균형을 못 맞추는 평형장애가 오게 된다.

다음으로 제 2형 어셔 증후군(USH2형)은 출생 시 어느 정도의 청각장애를 보이게 되고 사춘기 때에 야맹증이 나타난다. 전정기능은 정상이어서 몸의 균형을 맞추는 데는 큰 문제가 없고 소아의 경우 12개월 정도부터 걸음마를 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제 3형 어셔 증후군(USH3형)은 출생 시 청각이나 시각 그리고 몸의 균형을 맞추는 데 있어서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언어발달 이후에 진행형의 감각신경난청와 망막색소변성증, 전정기능 이상을 보이기 시작하고 사춘기를 겪으면서부터 그 정도가 더 심해진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심한 청력장애를 겪게 되는 제 1형 환자는 인공 달팽이관 이식술이나 의사소통 교육을 받아야 하며, 제 2형 환자의 경우 조기에 보청기 사용과 언어교육을 시행하면 정상적인 언어발달이 가능해지기도 한다. 또 전정기능 이상으로 몸의 균형을 잘 잡기 힘든 경우에는 잘 숙련된 스포츠 활동을 통해 평형기능 체성감각성을 높여주어야 한다. 시력에 있어서는 큰 치료법이 없으나, 비타민A를 투여하면 망막 변성의 진행이 조금 늦춰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시각장애와 청각장애가 동시에 진행되는 유전학적 질환인 어셔 증후군. 시간이 지날수록 눈앞의 것을 보지 못하고 바로 옆의 소리조차 제대로 듣지 못할 때 환자들이 겪는 절망감과 불편함은 엄청날 것이다. 어셔 증후군은 현재 희귀성난치성질환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하루빨리 어셔 증후군을 낫도록 할 수 있는 치료법이 개발되어 고통을 받는 환자가 줄어들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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