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기자/디자인 이정선 pro] 높은 포인트 적립률을 대대적으로 내세우는 일부 신용카드. 그런데 소비자는 이 포인트를 잘 활용하고 있을까? 대부분 신용카드사들이 포인트를 현금처럼 쓸 수 있게 하고 있지만, 제한을 두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소비자는 포인트를 이용하기 까다롭다고 느낀다.

먼저 신용카드 포인트 결제 가맹점을 찾기가 어렵다. 신용카드사 마다 포인트 결제 가능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는데, 소비자가 소유한 신용카드의 포인트 결제 가맹점을 일일이 찾아 결제하기에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다음은 가맹점을 찾는다 해도 결제대금의 극히 일부만 신용카드 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다는 점도 불편요소로 꼽힌다. 예를 들어 10만원의 식사를 했을 때 10%만 카드 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는 것이다. 카드사 별로 상이한 포인트 결제 비율 만큼(주로 10%~30%)만 결제 할 수 있는 점도 카드 포인트 사용의 장벽이다.

물론 카드사는 자체 포인트 쇼핑몰을 운영하며 전액 포인트 결제가 가능하게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얼핏 보면 가입자들을 위한 서비스 같지만 이런 포인트 쇼핑몰은 살 게 별로 없거나 가격이 만만치 않아 포인트로 사기 힘든 경우가 많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카드사들이 포인트를 이곳에서 소진시키려고 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소비자는 쓸 데도 마땅찮고 어디서 사용할 있는지 알아보는 게 귀찮기도 해서 계속 포인트를 방치하게 되는 현상이 빚어진다. 이로 인해 지난 한해 이용하지 않고 기한이 만료돼 소멸된 신용카드 포인트가 무려 1,33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도 이런 추세는 이어져 상반기에만 681억 원 어치의 포인트가 소멸됐다.

고스란히 소비자의 권리가 사라지고 있는 셈인데 대책은 없을까? 이에 정부가 포인트를 현금처럼 사용해 포인트로만 100% 물건 값을 결제할 수 있는 신용카드를 연내 출시하기로 했다.즉 새로 나오는 카드로는 카드사의 전용 포인트 몰이 아니더라도 액수 제한 없이 포인트로만 결제가 가능하게끔 만들겠다는 취지이다.

정부의 이런 정책은 물론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한 측면도 있지만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는 내수 진작을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구조조정과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내수 회복이 더딘 상황에 카드 포인트로 가계의 소비 실탄을 채워줘 소비를 진작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카드에서 포인트를 사용하게 하는 것이 아닌 포인트를 사용하기 위한 새 카드를 내놓는 것은 카드를 새로 만들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때문에 진정으로 소비자를 위한다면 포인트를 기존의 카드로도 온전히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소비자의 권리가 잘 행사되기를 바라며, 국민들 역시 이런 것들이 잘 시행되고 운용되는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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