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한지윤 에디터 / 이정선 pro] 간편하게 말아먹는 별미로 사계절 내내 사랑받고 있는 국수 요리. 그 중에서도 ‘냉면’과 ‘밀면’은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 면요리다.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두 음식은 역사도 다르고, 재료도 다른 지역색이 강한 향토 음식이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냉면’으로 통하는 평양냉면은 원래 겨울 음식이다. 조선시대 후기의 풍속서 ‘동국세시기’는 “냉면은 11월 동짓날에 먹는 음식”이라고 전하고 있다. 냉면은 메밀가루로 면을 뽑고 소의 사골뼈를 우린 것과 동치미 국물을 섞어 육수를 만든다. 그래서 국수의 맛이 담백하고 면이 잘 끊긴다.

냉면은 간이 약한 음식을 선호하는 서울과 이북지역에서 인기가 많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역사 속의 ‘냉면 예찬론자’는 고종황제라고 할 수 있다. 자극적인 맛을 싫어했던 고종황제는 야참으로 냉면을 먹고 공식행사가 있을 때에도 냉면을 올리라고 명령을 내렸다. 또 상궁들에게 냉면만큼은 후루룩 소리를 내며 먹어야 더 맛있다고 말을 했을 정도니 그가 냉면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밀면’은 어떤 음식이고 냉면과는 무엇이 다를까? 부산의 향토 음식인 밀면은 탄생과 관련하여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그 중 한국 전쟁 당시에 이북에서 온 피난민들이 냉면을 변형해서 만들어 먹었다는 설이 가장 널리 알려졌다. 또 1925년에 경남도청이 진주에서 부산으로 이전할 때 함께 이주한 지역민들에 의해 진주의 향토음식인 ‘밀국수 냉면’이 ‘부산 밀면’으로 전해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자극적인 맛을 선호하는 경남과 부산 지역 사람들은 고기 육수에 새콤달콤한 양념을 가미한 밀면을 좋아한다. 또 밀가루로 뽑아서 쫄깃한 면도 밀면의 특징이다.

서울에는 전문 밀면 식당이 없어 ‘밀면 맛’을 보기가 어렵다. 4년 전에 한 브랜드에서 인스턴트 밀면을 출시하여 면 마니아들을 설레게 했지만 원조 밀면의 맛을 따라 가지는 못해서 아쉬움을 샀다.

한국 사람들은 종종 ‘냉면’이 맛있냐 ‘밀면’이 맛있냐를 놓고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 왕도 반했던 삼삼한 맛으로 자꾸 먹게 되는 냉면. 쫄깃한 면발에 매운맛이 가미되어 감칠맛이 일품인 밀면. 둘 중에 어느 음식이 더 맛있냐고 묻는다면 각각 다른 매력이 있기 때문에 둘 다 먹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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