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선임 에디터/ 디자인 이정선 pro] 영화관에 가면 빠질 수 없는 것 ‘팝콘’. 영화관에 입장하자마자 코끝을 간지럽히는 고소하고 달콤한 팝콘 냄새에 무언가에 홀리듯 팝콘을 구매하게 된다. 영화 산업을 팝콘 산업이라 할 정도로 영화관과 팝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렇다면 영화관 팝콘은 언제부터 긴밀한 관계가 된 것일까?

팝콘과 영화는 모두 미국에서 시작된 문화다. 미국에서 영화관이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초반. 1920년대 무성영화가 인기를 끌면서 많은 사람들이 영화관을 찾았다. 예나 지금이나 영화는 먹으면서 보는 것이 제 맛. 이 무렵 영화관에서는 사탕이나 과자를 먹으며 영화를 봤지만 팝콘을 가져온 사람들은 영화관을 더럽힌다는 이유로 입장을 막았다. 특히나 싸구려 간식으로 취급 받은 팝콘이기에 더욱 찬밥신세였다.

팝콘은 원래 아메리카 원주민의 식품이었다. 인디언들은 부족마다 다양한 방법으로 팝콘을 튀겨 먹었으며 유럽인들이 팝콘을 처음 본 것도 추수감사 만찬에 참석한 인디언 추장의 동생이 사슴가죽 가방에 팝콘을 가득 담아와 선물한 것이 최초였다.

지금은 간식이지만 18세기 무렵 미국인들에게 팝콘은 식사였다. 아침대용으로 먹는 시리얼의 전신이 팝콘인 것이다. 시리얼이 만들어지기 전 미국인들은 팝콘을 우유나 크림과 함께 아침 식사로 즐겨 먹었다.

팝콘이 대중화되기 시작한 것은 팝콘 튀기는 장치가 발명되면서 부터다. 그 전에는 냄비에 옥수수를 넣고 일일이 튀겨야 했던 팝콘은 1885년 찰스 크레터가 땅콩 굽는 기계를 고치다 팝콘 튀기는 기계를 만들어 내면서 대중화가 되었다. 이후 19세기 말부터 팝콘은 널리 퍼지게 되었다.

팝콘은 1929년 대공황 시기를 겪으며 대중적인 간식으로 자리 잡게 된다. 경제 불황으로 실업자가 늘어나고 주머니 사정이 가벼워지자 사람들에게 만만한 간식은 ‘팝콘’ 이었고 너도나도 팝콘을 사먹자 그 덕분에 팝콘 산업은 순항했다. 영화관에 팝콘을 갖고 들어가게 된 것이 이 무렵으로 팝콘을 못 먹게 하는 영화관은 문을 닫았을 정도로 ‘팝콘’의 인기는 날로 치솟았다.

그리고 팝콘이 영화관을 완전히 점령하게 된 진짜 이유는 엉뚱하게도 설탕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면서 일본이 진주만 기습에 이어 필리핀 까지 점령하자 미국의 주요 설탕 수입국이었던 필리핀으로부터 설탕 수입이 완전히 끊기게 된다. 또 다른 설탕 공급 기지였던 하와이에서도 전쟁으로 인해 설탕 공급이 급감하자 미국은 ‘설탕’을 배급할 수밖에 없어졌다.

미국에서 설탕이 배급제로 바뀌자 사탕이나 초콜릿, 과자, 탄산음료의 생산이 타격을 받아 생산량이 줄거나 중단되는 경우가 생겼다. 팝콘의 가장 큰 경쟁자였던 이들의 힘이 약해지자 팝콘은 이러한 틈새를 놓치지 않고 영화관에서 정착했고 이때부터 영화를 보면서 팝콘을 먹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게 된다.

지금은 당연한 대세인 팝콘. 하지만 원래 그 자리는 사탕과 과자의 자리였다. 전쟁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지금도 당신은 영화를 보면서 과자나 사탕을 먹고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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