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기자 / 디자인 이정선 pro] 한 여름 여기 저기서 들리는 매미 울음소리, 그런데 이 매미의 울음에는 많은 사연과 비밀이 있다고 한다.

어릴 적 시골에서 듣던 매미 소리는 정겨웠는데, 도심 속 매미의 울음소리는 매우 커서 소음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는 매미 종류에 따른 ‘울음소리’에 차이가 있었다. 도심의 매미는 ‘말매미’인데, 매미 중 덩치와 울음소리가 가장 커서 일명 ‘왕매미’로 불린다. 말매미의 울음소리 크기는 약 80dB(데시벨)인데, 이는 열차가 지나갈 때의 소음(80∼100dB)과 맞먹는 수준이다.

그렇다면 말매미가 도심에 많이 서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플라타너스, 벚나무 등의 나무를 ‘말매미’가 좋아하는데, 해당 품종의 나무가 도심의 가로수로 많이 사용 되면서 ‘말매미’의 서식도 함께 늘게 된 것이다.

매미는 날씨가 덥다고 해서 계속해서 우는 것이 아니라 환경변화에 좌우된다. 먼저 매미는 기온변화에 예민해서 30도 안팎의 기온에서는 한껏 소리를 높이다가도 35도가 넘어가면 목소리를 낮춘다. 또한 해가 나오면 울다가도 구름이 해를 가리거나 어두워지면 울음소리를 그친다.

그런데 요즘 도심의 매미가 해가 없는 밤에도 울면서 소음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는데 이유는 도심의 간판, 가로등 등 인공조명에 노출되어 매미가 밤을 환한 낮으로 인식해서 우는 것이다. 야간에 매미가 우는 곳의 조도는 울지 않는 곳보다 2∼3배 높게 나타난다. 그리고 ‘열대야’ 역시 매미가 낮으로 인식하게 해 울게 만드는 환경요건이다.

가장 중요한 점, 매미는 도대체 왜 그렇게 목 놓아 울까? 매미는 애벌레 상태로 땅 속에서 나무 수액을 먹으며 무려 5~10년, 많게는 17년을 산다. 그리고 애벌레 상태가 지나면 땅 위로 올라와 껍질을 벗고 번데기 과정 없이 성충이 된다.

비밀은 여기에 있다. 매미가 긴 에벌레 시기를 지나고 성충이 되면, 불과 일주일에서 한 달 정도 밖에 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다. 즉 이 짧은 시간 안에 번식을 해야 하는데, 그 일환으로 숫 매미가 목 놓아 울며 애타게 짝을 찾는 것이다. (※암 매미는 울지 않는다.)

또한 매미 세계에서는 큰 목소리로 울수록 암매미의 선택을 받는다. 때문에 숫 매미들은 살아있는 동안 짝을 찾기 위해 서로 경쟁하듯 배의 진동막을 이용해 우렁차게 운다. 이러한 이유로 시끄러운 도심의 매미가 시골의 매미보다 13dB 정도 더 크게 운다고 한다.

지금은 매미가 소음 공해를 일으키며 문제거리가 되기도 하지만 매미는 과거 좋은 이미지의 곤충이었다. 때문에 과거 임금이나 신하가 쓰던 익선관은 매미의 날개 모양을 본떠 만들어 졌다. 이슬만 먹고 사는 매미처럼 ‘먹을 것을 탐내지 말며’, 철에 따라 허물을 벗고 때가 되면 미련 없이 떠나는 매미처럼 ‘절도가 있어라’라는 의미다.

매미를 소음공해를 만드는 유해 곤충처럼 인식 된 배경에는 열대야 등 이상고온, 도시의 소음, 빛 공해 등 문명의 발달이 만들어낸 현상이 있었다. 매미의 울음, 어쩌면 환경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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