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승재] 최근 전시회나 경매 등 미술 관련 이벤트에서 낯익은 이름들이 자주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배우나 가수로 활동하면서 미술 작품을 만들어 다른 분야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을 ‘아트’와 ‘엔터테이너’를 합쳐 ‘아트테이너’라고 부른다. 각종 전시회에 출품을 하는 연예인부터, 자신의 이름을 걸고 외국에서 전시회를 여는 연예인까지 상당한 작품실력을 선보이며 대중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아트테이너로 대표되는 연예인으로는 하정우, 솔비, 지드래곤 등이 있다. 하정우는 2004년부터 그림을 그려 2012년에는 개인전을 열기도 했으며, 그의 그림이 1,300만원에 팔리기도 하면서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또한 가수로 활동하던 솔비는 반려 동물과 유기견을 위한 기획전을 열기도 하고 2015년에는 트라스(흔적)이라는 제목으로 개인전을 열어 추상화 20여점을 대중에게 선보이기도 했으며, 지드래곤은 서울 시립 미술관에서 2015년 6월에 전시회를 열어 현대 미술작가 14명의 작품을 함께 전시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미술을 전공한 이현우, 나얼 등도 자신들의 역량을 마음껏 뽐내며 아트테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 출처 / MAP CREW 공식 SNS

이처럼 연예인들이 본인의 영역을 넘어서 미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것은 대중들이 그동안 어렵다고 생각했던 미술 작품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훌륭한 현대미술작가들을 소개하고 대중들이 미술을 쉽게 생각하고 접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전시회를 개최했다.”는 지드래곤의 말처럼, 대중에게 친근한 연예인들이 개최하는 전시회들은 일반 대중들이 호기심과 관심을 가지고 찾아오도록 하는 것이다. 또 기성 작가들과는 다른 작품들을 선보이는 연예인들로 인해 작품의 다양성을 높이며 미술계의 저변을 확대할 수도 있다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반대로 이런 아트테이너들의 활동에 부정적인 의견들도 있다. 아트테이너들의 활동은 연예인들이 유명세를 이용해 자신을 반짝 홍보하는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중들은 연예인들에 대한 관심으로 전시회를 찾아오는 것이지, 미술 작품에 대한 관심이나 이해를 위해서 오는 것이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또한 작품의 예술성보다는 연예인이라는 직업의 특수성 때문에 작품들이 비싸게 팔리는 모습들은 기존의 작가들이 작품 창작 활동 욕구를 떨어뜨리기도 한다는 입장도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조영남씨의 사건처럼 자신의 신분과 지위를 이용해 다른 작가들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경우들도 미술계의 인식에 큰 피해를 준다고 주장한다.

누군가의 미술 창작 활동을 막을 수 있는 권한은 누구에게도 없다. 예술 작품의 창작은 표현의 자유의 일환으로 누구나 보장받는 권리다. 아트테이너들의 활동 또한 이러한 표현의 자유의 일환이고, 대중들이 미술 작품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는 중요한 요소인 것도 사실이다.

단,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아트테이너들은 자신이 작품 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더 신중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유명세가 있는 만큼 자신의 작품이 대중들에게 끼치는 영향력이 막대하고, 그러한 활동들이 사람들이 미술계에 갖는 인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미술 활동을 하는 한 명의 작가로서 창작 활동을 통해 자신의 창작욕을 해소하는 것 이외에도 미술계의 발전을 위해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그들과 협업하고자 하는 시도도 꾸준히 한다면 아트테이너들의 활동은 미술계의 저변을 확대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미술을 즐길 수 있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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