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인턴] 세계 3대 영화제에는 베니스, 칸, 베를린 영화제가 있다. 그리고 국내에는 부산, 부천, 전주, 광주 4대 국제영화제가 있다. 그 중 장르 영화를 중심으로 한 영화제인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4대 국제 영화제 중 가장 특색 있는 영화제로 유명하다.

1997년부터 시작하여 올해 19번째를 맞이한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이번에도 풍성하고 다양한 장르 영화를 선별해 장르 마니아는 물론 일반 관객들까지 만족할 축제를 기획했다. 올해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보여주고자 하는 영화는 무엇인지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프로그래밍을 총괄한 강성규 수석 프로그래머와 함께 그 이야기를 들어봤다.

Part1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추구하는 장르영화란?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먼저, 짤막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영화 프로그래밍을 총괄하게 된 수석 프로그래머 강성규라고 합니다. 본업은 영화 제작자인데, 주로 장르영화를 하다 인연이 되어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프로그램을 맡은 강성규 수석 프로그래머이다. (출처/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홍보팀)

영화제 이야기에 앞서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이 매우 생소한데요, 영화제에서 프로그래머가 하는 일은 무엇일까요?
- 아마 많은 분들이 프로그래머하면 게임이나 소프트웨어를 제작하는 프로그래머들을 떠올리시겠지만 제가 하는 일은 영화제에서 좋은 영화를 관객분들에게 소개시켜드리기 위해 영화제나 영화 마켓을 방문하여 영화들을 섭외하고 관련된 분들을 초청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영화제의 특별전이나 이벤트 등도 함께 기획하여 영화제의 종합적인 프로그램 방향이나 정체성에 대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다른 영화제와 달리 특색이 강한 것 같아요. 다른 영화제가 예술영화에 중점을 둔다면 판타스틱영화제는 영화제 이름만큼이나 판타지한 영화들이 많거든요. 판타스틱영화제만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 우선, 다른 국제영화제에 비해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장르영화로 영화가 국한되어 있습니다. 장르영화라는 개념이 참 쉬우면서도 어려운 정의인데요. 장르영화라는 것은 공포, 공상과학, 스릴러, 뮤지컬, 애니메이션처럼 영화 장르가 확실하게 구분이 되는 영화를 장르영화 라고 합니다. 또 장르영화는 자본과 상업적인 것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다른 예술 영화들과는 달리 상업영화에 가깝습니다.

▲ 장르 영화의 판타지함을 느낄 수 있는 제19회 판타스틱영화제 포스터 (출처/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홍보팀)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장르 영화를 고집하게 된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 세계 3대 영화제인 베니스, 칸, 베를린 영화제가 작가주의 영화를 선호하면서 유럽에서는 작가주의 영화가 아닌 장르 영화만을 위한 영화제를 만드는 문화 운동이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시작된 영화제 이름이 판타스틱 필름 페스티벌이였습니다. 그래서 부천도 다른 지역 영화제와 차별화를 두기 위해 장르영화 중심의 영화제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유럽 영화제와 달리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만이 가지고 있는 색깔이 있을 것 같네요.
- 유럽의 장르 영화제의 경우 보통 마니아들을 위한 공포나 엽기 장르 영화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공포와 엽기보다는 한국인 정서에 맞는 ‘판타지’에 정체성을 강하게 두고 있습니다. 판타지라는 것이 현실에서 벌어지기 어려운 일들, 리얼리티 영화의 반대 개념으로 사람들에게 조금 상상의 즐거움을 주는 영화제이지요.

part2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고심하여 준비한 개·폐막식 영화

영화제에 영화를 선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 일단 장르영화인 영화들이 첫 번째 조건입니다. ‘판타지’의 개념은 리얼리티 영화와 반대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만든 ‘변호인’이나 ‘명량’ 같은 영화는 저희 영화제에선 볼 수 없지요. 그리고 감독의 새로운 시도가 엿보이고 전반적으로 작품성과 함께 대중성을 고루 갖춘 작품들을 영화제에 프로그래밍 했습니다.

영화제의 얼굴이라고 불리는 개·폐막식 영화는 고심을 참 많이 하셨을 텐데, 어떻게 고르시나요?
- 개 ·폐막식 영화의 경우 아무래도 다른 영화에 특별해야하기 때문에 작품의 무게감과 완성도 같은 작품성이 있고 프리미어 기준이 높은 영화를 선정하게 됩니다.

프리미어 기준이요? 프리미어 기준은 무엇인가요?
- 프리미어 기준은 월드 프리미어,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아시아 프리미어, 코리아 프리미어가 있는데 월드 프리미어의 경우는 전 세계에서 한 번도 개봉을 하지 않은 영화를 뜻하고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는 자국에서만 영화를 개봉하고 그 외에 나라에서 개봉하지 않은 영화, 아시아 프리미어는 아시아에서만 개봉한 영화들, 코리아 프리미어는 한국에서만 개봉한 영화를 뜻하지요.

▲ 개막작 문워커스는 60년대 히피문화의 중심지 런던을 배경으로 아폴로 착륙에 관한 영화적 상상력을 발휘한 영화다. (출처/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홍보팀)

그렇군요.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됐어요! 영화에도 프리미어 기준이 있다는 것은 잘 몰랐거든요. 이번 개막식 영화, 영화제와 잘 어울린다고 들었습니다.

- 이번 개막작인 문워커스는 60년대 말 패션과 히피문화의 중심지 런던을 배경으로 인류 최초의 달 착륙에 성공한 아폴로 11호의 모습이 연출된 것이라는 루머를, 기발한 영화적 상상력으로 그린 영화인데 저희 영화제 주제와 딱 맞고 내용도 참 재미있어요. 보통 영화제 개·폐막식 영화들이 소문에 비해 관객들에게 흥미를 이끌어내지 못했는데 저희 이번 개막작인 문 워커스는 제 이름을 걸고 강력 추천합니다.

하하(웃음) 그렇게까지 추천을 하시니 정말 싶네요. 제가 좋아하는 영화 ‘해리포터’ 론 위즐리의 루퍼트 그린트까지 나오니 더 기대가 됩니다.

part3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

올해 판타스틱 영화제의 콘셉트는 무엇인가요?
- 사실 저희 영화제가 19회까지 진행되는 동안 장르 영화제로서의 정체성이 확실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20회를 앞두고 더욱 다양하고 색깔 있는 장르 영화 프로그래밍의 중점을 두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중화권의 장르영화들을 아우르는 플랫폼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아시아 프로젝트를 준비하였으며 그 첫 번째가 임달화 특별전입니다.

▲ 이번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는 소노시온의 특별전을 연다. 영화 '리얼술래 잡기'의 한 장면.(출처/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홍보팀)

요즘 영화관 스크린 점유율을 보면 장르 영화나 독립 영화의 스크린 수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영화제가 갖는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 일반 극장에서는 메이저 영화들이 독식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다양한 영화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적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다양한 영화들을 소개해서 관객들이 보다 다양한 영화를 선택하고 애정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영화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맞아요. 관객들은 사실 영화관에서 개봉된 영화만 볼 수 있고 영화에 대한 정보를 얻는데 한정적이거든요.
- 그렇죠. 그렇게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위해선 영화제가 극장에서 볼 수 없는 영화를 상영하는 곳이 아니라 극장에서 더 많이 상영될 수 있게 도와주는 매개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최종목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장르 영화 쇼케이스로서의 영화제의 위상이 정립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영화제 슬로건 자체가 ‘장르영화의 프리미엄 쇼케이스’인데, 그 슬로건처럼 각 나라를 대표하는 다양한 장르영화들이 부천 국제판타스틱 영화제를 통해서 관객들에게 소개되고 관객들 또한 장르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18회 동안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은 마니아들을 위한 영화만 고집한 것이 아닌, 일반 관객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장르 영화들을 준비 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올해는 장르 영화제라는 색깔을 좀 더 강하게 보여주고자 좀 더 개성있는 영화들이 많이 준비되어있다고 한다.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다음 편에서는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더욱 재밌고 실감나게 즐길 수 있는 영화와 프로그램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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