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인턴] 홍석천 그를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있는 말이 과연 무엇이 있을까? 그는 일반 방송인으로만 보기에는 여느 쉐프들과 견줄 만큼 요리도 잘한다. 그 뿐만 아니라 사업적 수완도 좋아 이태원 골목에 자신의 레스토랑을 가득 채웠다. 성공한 레스토랑 CEO다.

또한 Jtbc ‘마녀사냥’에서는 그를 ‘대한민국 탑게이’라고 소개한다. 사람들의 따가운 편견을 이겨내면서 자신의 성 정체성을 당당히 밝히고 자신의 일을 해내고 있다.

방송인 홍석천을 표현하는 말은 너무나도 많다. 그는 유명 레스토랑 CEO면서도 쉐프로서 역할도 출중하다. 또한 방송에서는 ‘탑게이’라는 별칭도 있다. 출처/홍석천 인스타그램)

그가 사람들에게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1996년 MBC의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에 ‘쁘아송’역할을 맡으면서 인지도가 높아졌다. 이후 방송 활동 외에도 연극, 뮤지컬에도 출연하는 등 다방면에서 ‘끼’가 많은 배우로 인정받았다.

방송인으로서 무난한 삶을 보내고 있던 그에게 2000년 9월 26일은 그에게도 사람들에게도 잊지 못할 날일 것이다.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성 정체성을 커밍아웃 한 것이다. 그는 기자회견 직후, KBS2 ‘야(夜)! 한밤에’ 녹화 3시간 전 패널 섭외 취소를 통보 받았고 MBC ‘뽀뽀뽀’에서도 하차했다.

당시 한국 정서상 동성애라는 문화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유였다. 이후 3년 동안은 그를 방송에서 볼 수 없었다. 그가 방송을 복귀한 것은 2003년 SBS 드라마 '완전한 사랑'에서 동성애자 역할 승조로 출연하면서 닫혀 있던 방송국 문을 열게 되었다.

어렵게 복귀했지만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그가 다시 재조명 받기 시작한 것은 2013년 초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였다. 그는 동성애자라는 정체성을 십분 발휘해 아이돌 출신 MC 규현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등 짓궂게 장난을 쳤다. 그러면서 레스토랑을 낸 이태원의 용산구청장이 되고 싶다는 진지한 꿈을 밝히기도 했다.

그가 사람들에게 동성애자로서 인정받고 공감을 얻은 것은 단연 SBS ‘힐링캠프’에 출연 직후이다. (출처/SBS ‘힐링캠프’ 캡쳐)

그가 사람들에게 동성애자로서 인정받고 공감을 얻은 것은 단연 SBS ‘힐링캠프’에 출연 직후일 것이다. MC 이경규씨 마저 섭외에 반대했다는 그는 방송 출연 후 힐링캠프 MC들은 물론 시청자들 마음까지 움직였다. 게시판에 그의 용기를 칭찬하는 글이 주를 이뤘다는 것은 그의 진심이 사람들에게 전달되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의 레스토랑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요리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그는 게이 방송인에서 쉐프로서도 주목받고 있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하는 그는 여느 쉐프들과의 경쟁에도 전혀 기죽지 않고 자신만의 색깔을 지닌 창의성 넘치는 요리를 매주 새롭게 보여주고 있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하는 그는 자신만의 색깔을 지닌 창의성 넘치는 요리를 매주 새롭게 보여주고 있다. (출처/홍석천 인스타그램)

그는 개인의 성공을 위해서만 살고 있지 않다. 그가 가진 능력과 영향력을 자신과 같은 성소수자들을 위해 나누고 있었다.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하여 연설도 하고 자신과 같은 성 정체성을 지닌 이들이 고민하는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등 사회참여에도 열성적이다.

그가 멋있어 보이는 이유는 성공적인 레스토랑 CEO여서도, 잘나가는 방송인이여서도 아니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이겨내기 힘든 사람들의 시선과 편견을 사람들에게 강요하면서 이겨낸 것이 아닌, 자신의 진실 된 노력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인식을 변화시킨 것이 대단한 것이다. ‘실패한 동성애자, 실패한 커밍아웃’이 되지 않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다는 그의 말이 마음에 감동을 준다.

성소수자들에 대한 인식은 아직까지도 일반인들에게 거부감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 개인이 그 편견을 깨기 위해 이렇게 노력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고통을 이겨내는 용기가 없었으면 하지 못했을 일이다. 대한민국에서 성소수자로 산다는 것. 그것을 남, 그것도 대중에 알린다는 것을 최초로 한 ‘대한민국 탑게이’ 홍석천. 그의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과 도전정신에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의 활약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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