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인구감소지역 인구는 498만 8,175명으로 국내 전체의 9.6%를 차지한다. 반면 인구감소지역 면적은 5만 9,641㎢로 국내의 59.4%를 차지한다. 행정구역별로는 자치구 0.12%(73㎢), 시 지역 20.9%(1만 2,449㎢), 군지역 79.0%(4만 7,120㎢)다. 국토 면적 절반 이상에 9.6% 정도의 인구만 사는 것으로, 해당 수치는 인구의 극심한 쏠림현상을 보여주고 있는 걸 의미한다.

지난 2016년부터 5년간 인구변화를 보면 인구감소지역에서는 매년 1.23%씩 줄어들었으며, 자치구는 매년 2.33%, 시 지역은 1.02%, 군지역은 1.09%씩 인구가 감소했다. 그러나 인구 감소지역 이외 지역인 140곳에서는 0.27% 늘었고, 전국적으로도 0.12% 증가했다.

이러한 지방 인구 감소 상황 속에서 또 하나의 문제점으로 대두되는 것이 지역 문화예술프로그램과 서비스의 감소다. 2020년 초반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인해 공간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영역에서의 서비스, 프로그램 감소가 나타났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지방의 문화서비스 접근 기회와 관련된 문예회관 공연일 수, 축제 수는 각각 –75%, -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문화프로그램은 ‘문화가 있는 날’이 –35%, 취약계층 대상 프로그램 –8%, 문화 다양성 프로그램 –18%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배광명 대표는 지역의 문화예술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해 ‘문화대장간’이라는 단체를 설립하여 전라남도 구례지역을 중심으로 지역 문화예술프로그램 부흥화를 위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직접 들어볼 수 있었다. 다음은 배광명 대표와의 일문일답.

(사진=문화대장간 배광명 대표)
(사진=문화대장간 배광명 대표)

Q. ‘문화대장간’은 어떠한 단체인지, 어떠한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문화대장간’은 ‘사람이 모이면 문화가 된다’라는 슬로건 하에 전라남도 구례지역을 중심으로 활동 중이거나 활동을 원하는 문화예술가를 중심으로 문화·예술 공연을 비롯한 창작활동을 통해 참여와 나눔의 가치를 지역에서 실현하는 단체이다. 

지역 특성상 문화예술을 접하기 힘든 여건에 봉착해 있으나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는 권리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문화대장간’은 지역 공연을 통해 지역주민들의 활력소를 만들어주고, 지역예술인 발굴과 지속 가능한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공연을 준비하는 단체라고 보면 된다.

Q. ‘문화대장간’이라는 단체를 설립하게 된 계기가 무엇입니까?
A. 구례는 내가 어렸을 때만 하더라도 인구가 지금과 달리 많이 분포해 있었으며 지역 축제도 많이 개최됨에 따라 지역주민들과의 소통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하지만 인구 고령화와 지역 인구가 수도권으로 유출됨에 따라 지금의 구례는 옛날과 달리 매우 조용해진 지역이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구례지역의 부흥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했다. 

결국, 고민 끝에 기초문화예술을 공연으로부터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지역주민들에게 어떻게 나눠줘야 하고, 어떻게 해야 사람을 모을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하였다. 이러한 고민 끝에 지역 청년들과 함께하여 2020년 7월, ‘핫 시작’이라는 이름으로 스트리밍 방송을 통해 첫 공연을 마무리하였다. 

Q. 구례에도 지역 축제가 꽤 많은 것으로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어떠한 이유로 인해 지역주민들의 문화예술 참여 기회가 적다고 생각하고 있나요?
A. 아시다시피 3월에는 산수유 꽃 축제, 섬진강벛꽃축제, 4월에는 지리산남악제, 10월에는 구례동편소리축제, 11월에는 지리산 피아골 단풍축제가 대표적인 구례 대표 지역 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이 행사들은 어디까지나 관광객을 위한 행사이지 정작 지역주민이 즐길 수 있는 축제는 크게 마련되어 있지 않은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래도 구례지역에 하나쯤은 관광객 중심보다는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고 참여할 수 있는 공연이나 축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례에서 생활하면서 느낀 것은 구례지역에서도 일과 후에 문화생활을 누리고 싶어 하는 수요층이 꽤 많이 분포되어 있다는 것이다. 

Q. ‘문화대장간’이 가지고 있는 목표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A. 계속 강조한 내용이지만 구례지역 주민들의 삶과 활력을 찾아 줄 수 있는 문화예술공연 개최와 청년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이촌향도 현상으로 인해 구례군의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구례군에 숨어 있는 예술인, 지역의 청년예술인, 구례가 고향이 아니지만, 구례가 좋아서 들어와 있는 예술인 등 지역에서도 충분히 자신만의 예술을 펼칠 수 있는 무궁한 가능성을 지닌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구례지역 안에서의 예술인 발굴과 구례지역 주민이라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공연 개최를 통해 지역주민들이 함께 말 그대로 ‘재미있는 구례’를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이다.

Q. ‘문화대장간’이 보유하고 있는 가치를 통해 지역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는 기대효과는 어떠한 점이 있습니까?
A. 첫 번째는 지역 활성화이다. 아시다시피 구례에서는 지역주민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많지는 않다. 대부분은 운동하거나 술집을 찾아가기 마련이고 문화생활을 즐긴다고 하더라도 구례가 아닌 남원시, 순천시, 광주광역시 같은 구례 인근 지역으로 이동을 해야 한다. 단순히 문화예술을 관람하는 것이 아닌 지역주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만들어 가는 공연을 개최함으로써 삶의 활력과 소통을 만들어 가며 지역만의 고유성 확보를 통해 지역 활성화 또한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다. 

두 번째는 지역의 지속 가능성이다. 내가 생각하는 문화예술은 ‘생명이 없지만, 그 지속성은 영원하다’이다. 인류는 탄생과 죽음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문화예술은 그 과정에 지금까지도 살아남아 발전하고 있다. 구례군이라는 지역도 이러한 참여형 문화 예술적 자원이 꾸준히 유지되고 성장한다면 하나의 유산으로 자리 잡아 다음 세대에서도 이를 계승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자원으로 활용되어 구례군의 지속 가능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Q. 앞으로의 목표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늘 하던 대로 꾸준하게 구례에서 문화예술 공연을 개최할 예정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지자체의 협력도 필요할 것이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지만, 최후의 목표는 단순히 모방식의 문화기획이 아닌 지역만의 고유성을 만들 수 있는 문화예술 시스템을 확보하는 것이다. 다른 곳에서도 우리 구례군의 문화예술 시스템을 따라 하고 싶을 정도로 장점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지역주민들의 문화예술을 통한 질적 향상과 외부인에게는 또 가고 싶은 구례가 되는 것이야말로 구례군이 성장하는 데 있어 훌륭한 대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보통 야외에서 공연을 하다 보면 어디선가 들리는 노랫소리에 이끌려 공연을 관람하는 경우가 많다. 문화예술 또한 ‘나’라는 스피커를 통해 우리 단체가 추구하는, 더 나아가 지역 목표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문화예술의 이점을 퍼트린다면 어디선가 이 노랫소리에 이끌려 사람을 불러들일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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