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조재휘 기자ㅣ꼭 알아야 하는 이슈, 알아두면 좋은 이슈, 2023년 4월 11일 가장 뜨거운 이슈를 ‘팩트’와 함께 전달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 대한 미 정부의 평가 등이 담긴 기밀 문건 유출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습니다. 눈에 띄게 새로운 정보는 담기지 않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지만,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의 정보가 포함돼 도·감청 논란도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 이슈체크에서는 <美 기밀 문건 유출, 진짜인가 허위인가>와 관련된 이슈를 살펴보겠습니다.

(심재민 팀장) : 먼저 기밀 문건 유출 의혹이 확산하고 있는데 진짜 정보인지, 허위 정보인지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조재휘 기자) : 네, 미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유출된 문건 대부분은 실제 기밀 문건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문건 중 최소 1건 이상은 조작된 것으로 보이나 누가 어떤 목적으로 내용을 수정했는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BBC는 이번 사건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난 14개월 동안 가장 큰 규모의 정보 유출이라고 평가했는데요. 일부 문서는 6개월 전에 생성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문건 전체로 보면 상당한 의의를 가진다고 BBC는 해석했습니다.

(심 팀장) : 그렇다면 이 문건이 유출된 경위가 있습니까?
(조 기자) : 네, 우선 유출된 문건 형식이 인쇄된 자료의 촬영본이라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해킹보다는 유출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종이에 접힌 자국이 있고, 잡지 위에 아무렇게나 펼쳐 둔 모습이어서 자료를 주머니에 숨겼다가 안전한 장소에서 촬영했을 것이란 추정도 나옵니다. 전직 미연방수사국(FBI) 요원에 따르면 FBI는 이러한 정보에 대한 접근권한이 있고 유출 동기가 있는 이들을 우선으로 살펴볼 전망입니다. 

(심 팀장) :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내용도 포함이 되어 있습니까?
(조 기자) : 네, 문건의 상당 부분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정보들이며 우크라이나의 봄철 대반격 등과 관련한 구체적인 전투계획도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일부 문건은 러시아군에 유의미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NYT는 분석했습니다. 문건에 따르면 현재 우크라이나군은 알려진 것보다 더 심각한 곤경에 처해 있는데요. 특히 방공시스템의 경우 탄약 보급이 강화되지 않으면 조만간 제 기능을 상실할 것이란 평가도 제기됩니다.

(심 팀장) : 또 어떤 국가들이 문건에서 언급이 되었습니까?
(조 기자) : 네, 캐나다와 중국, 이스라엘, 한국, 인도·태평양, 중동 등과 관련된 민감한 정보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한국의 외교안보 컨트롤타워인 김성한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 등이 미국의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심한 대화로 추정되는 내용도 포함돼 국내에서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사진/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심 팀장) : 문건에는 한국과 관련된 다른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습니까?
(조 기자) : 네, 그렇습니다. 한국에서 생산한 155mm 포탄 등을 옮기기 위한 일정표로 추정되는 문서가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현재 SNS를 통해 공유되고 있는 유출 문건 중 ‘대한민국 155 운송 일정표(33만)’(ROK 155 Delivery Timeline(330K)) 제하의 문건에는 포탄의 운송 계획이 구체적으로 담겼습니다. 미국 정부의 2급 비밀인 ‘비밀(secret)’로 표기된 해당 문서는 올해 2월 27일 작성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습니다.

(심 팀장) : 미국이 한국 등 동맹을 감청한 정황이 드러난 기밀 문건이 온라인에 유출된 것과 관련해 미국 정부는 어떤 대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조 기자) : 네, 미국은 동맹을 안심시키기 위해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베단트 파텔 미국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이 한국 외교·안보 담당자를 감청한 게 사실이라면 한미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한국에 대한 미국의 헌신은 철통같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내에 미국이 동맹을 감청했다는 비판이 나온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한국은 역내 가장 중요한 파트너 중 하나이며 우리는 한국과 여러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심 팀장) : 문건이 추가로 유출될 가능성은 있습니까?
(조 기자) : 미 백악관은 지금까지 알려진 문건 외에 추가로 유출된 문건이 더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전했습니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실 전략소통조정관은 최대한 사안을 주시하고 있다며 추가 유출 관련 질문에 대한 진실과 정직한 대답은 본인들도 모른다고 밝혔습니다.

(심 팀장) : 이번 유출 사건이 정보전일 가능성은 없겠습니까?
(조 기자) : 우크라이나 일각에서는 이번 문건 유출을 러시아의 허위 정보 유출 작전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반면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군에 혼란을 주기 위한 서방의 정보작전이라는 정반대의 주장도 펼치고 있습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문건에 허위 정보가 넘쳐난다”며 “러시아는 공포와 패닉, 불신, 의구심을 심어 우크라 사회에 영향을 미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진/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아직은 미국 내부인의 소행이라는 추측부터 러시아가 배후에 있을 것이라는 의심에 우크라이나 등 우방에서 샜을 수 있다는 가설까지 다양한 설만 난무한 상황입니다. 유출에 대한 조사에 본격 착수하면서  문건이 누구에 의해 보안을 뚫고 세상 밖으로 나왔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그러나 중국과 중동, 태평양지역과 관련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는 만큼 유출된 문건의 내용과 정보 수집 방식에 대한 파장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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