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기자 | 갑자기 또래에 비해 빠르게 자란 우리 아이. ‘성조숙증’은 아닌지,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성조숙증이란, 또래에 비해 사춘기가 빨리 시작되는 경우를 말한다. 여아의 경우 8세 이전, 남아에서는 9세 이전에 2차 성징(유방·고환 발달 등)이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여아는 만 10세 전후 가슴에 몽우리가 잡히고 남아는 만 11세 전후에 고환의 용적이 4cc 이상(어른 엄지손톱 정도 크기)으로 커지는 게 정상적인 사춘기라고 간주한다. 만약 이 같은 신체 변화가 2년 가량 빠르다면 성조숙증을 의심할 수 있다.

성조숙증이 생기면 사춘기 진행이 가속화하면서 성장 속도가 빨라진다. 그래서 또래보다 키가 크고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마냥 좋은 것이 아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성조숙증으로 인해 ‘골’ 성숙이 빨라지다 보면 성장판이 일찍 닫히게 된다. 성장이 조기에 끝난다는 말이다. 이로 인해 정작 성인이 되었을 때 최종 키는 평균치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성조숙증이 있으면 아이가 본래 클 수 있는 키보다 10cm 이상 작아질 수 있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다. 이러한 성조숙증 유병률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소아청소년 중 성조숙증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16만 명을 넘어섰다. 

성조숙증의 원인은 무엇일까? 학계에 따르면 환경이나 식생활의 급격한 변화가 인체에 영향을 주고 호르몬 변화를 야기하면서 사춘기를 앞당기고 성조숙증을 유발한다. 비만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나 플라스틱 등의 화학물질에서 나오는 환경호르몬이 신체의 내분비계에 악영향을 끼쳐 사춘기를 앞당기고 있는 것.

특히 아동의 비만에 주의해야 한다. 비만한 어린이에게 반드시 성조숙증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위험성은 높아지기 때문. 비만으로 지방 세포가 증가하면 렙틴이라는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면서 사춘기 증상이 빨리 나타날 수 있다. 그밖에 유전적인 요인이나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도 성조숙증 유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성조숙증 예방을 위해서는 규칙적으로 운동을 해야 한다. 대한소아내분비학회에 따르면 정상적인 성장을 위해 하루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다만 운동은 ‘체중 감량’이 아닌 ‘체중 유지’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 이 외에 균형 잡힌 영양 섭취와 충분한 수면으로 건강한 생활습관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일회용 용기 사용을 줄이고 환경호르몬에 노출이 덜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최근 ‘성장’ ‘최종 키’에 대한 인식 높아지면서 부모들이 자녀의 ‘성조숙증’을 우려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만약 급격히 성장속도가 빨라지는 등 성조숙증을 의심해 볼 수 있는 신호가 나타났다면 전문가와 상담을 받고 필요할 경우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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