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주부 박 모씨(58)는 맞벌이하는 딸을 대신해 집안일을 도와주고 있다. 최근 신호등이 깜빡 거리는 횡단보도를 급히 건너다가 무릎 뒤쪽에 ‘뚝~’하는 파열음과 함께 갑작스러운 종아리 통증이 발생한 박 씨는 인근 동네 병원을 찾아가 엑스(X)레이를 찍었지만 별다른 소견을 보이지 않아 두 달 동안 물리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증상이 호전될 기미가 없자 관절전문병원을 찾아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받았으며 결국 ‘내측 반월상연골판 후각부 파열’ 진단을 받았다.

무릎관절은 뼈와 인대, 연골, 연골판 등 다양한 구조물로 구성돼 있다. 무릎관절의 위뼈(대퇴골)와 아래뼈(경골) 사이에는 완충역할을 해주는 물렁뼈인 반달모양의 반월상연골판이 있다. 무릎의 안쪽(내측)과 바깥쪽(외측)에 각각 1개씩 관절 사이에 위치하는데 내측 반월상연골판과 외측 반월상연골판으로 불린다.

관절내시경으로 살펴본 내측 반월상연골판 파열의 모습

외측 반월상연골판은 C자형 모양으로 주로 20~30대 젊은 연령대에서 운동을 하다가 갑작스러운 충격에 의해 파열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운동 도중 무릎통증을 호소해 병원을 찾는 환자 10명중 7명이 여기에 해당한다. 반면 내측 반월상연골판은 외측보다 조금 둥근 형태로 노화로 인한 퇴행성변화에 의해 주로 파열된다. 특히 좌식 위주의 양반다리나 자주 쪼그려 앉는 생활습관은 무릎 안쪽에 많은 하중이 가해지게 된다. 이러한 하중은 연골판 손상을 유발해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주의해야할 질환이 바로 안쪽 무릎 뒤쪽이 터지는 ‘내측 반월상연골판 후각부 파열’이다. 이는 안쪽 무릎 뒤쪽에 있는 연골이 파열된 상태를 말한다. 후각부파열은 서양인보다 동양인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발병률이 높다.

내측 반월상연골판의 후각부 파열은 발병 양상이나 통증이 개개인마다 다르지만, 무릎 뒤쪽으로 많은 힘이 쏠리는 자세가 지속되다 어느 날 갑자기 파열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버스에 올라타려다, 계단을 올라가다 후각부가 파열됐다고 호소한다.

내측 반월상 연골판 후각부 파열로 인한 통증은 3주 정도 지속되다 점차 좋아지는 경우가 대다수로 이 때문에 자연적으로 치유됐다고 생각해 질환을 방치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증상을 방치하면 다리가 오자(O)로 변형되며 퇴행성관절염을 유발하게 된다. 만약 이 상태에서 초기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연골 손상이 가속화되고, 심한 경우 인공관절 수술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퇴행성관절염 가속화 및 인공관절 수술을 피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측 반월상 후각부 연골판 파열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형태의 연골판 파열은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 수술적 치료를 요하지 않지만, 내측 연골판 후각부 파열은 연골판의 기능을 100% 상실하기 때문에 연령에 관계없이 가급적 1년 안에 수술적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술적 치료에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이식술, 절제술, 봉합술 등이 있다.

내측 반월상 연골판 후각부 파열은 성별과 연령대에 무관하게 나타날 수 있지만, 갱년기 중년 여성은 퇴행성 변화로 손상에 취약해진다. 퇴행성관절염 등의 2차 손상을 피하기 위해선 풍부한 관절내시경 경험이 있는 의료진을 찾아 조기 진단과 치료를 받을 것을 권한다.

도움말 :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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