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조재휘 기자 / 디자인=이윤아Proㅣ최근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 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사라지며 점점 예전의 자유로웠던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는 공연 업계에서도 마찬가지이며 해외 유명 아티스트들의 내한 공연 소식도 속속 들려오고 있다. 그중에서 천상의 목소리로 불리며 525년 전통의 오스트리아 ‘빈 소년합창단’이 3년 만에 내한 공연을 연다.

‘빈 소년합창단’은 1498년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황제 막시밀리안 1세의 칙령에 의해 설립된 궁정소년합창단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소년 합창단 중 하나이며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빈 국립 오페라단과 함께 오스트리아 빈 궁정악단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최초에는 궁정예배당에 봉사하는 합창단이었으나, 차차 일반의 콘서트에도 출연하게 되었고 20세기 초 합스부르크 왕가의 몰락 이후 민영체제로 전환되었다.

빈 소년합창단은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빈 국립 오페라단과 함께 오스트리아 빈 궁정악단의 역사를 이어온 단체로 황실 음악가의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의 가창 전통이 유네스코 지정 무형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으며 모차르트, 브루크너, 하이든, 슈베르트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과 인연을 맺어왔다.

1498년 황제 막시밀리안 1세는 자신의 궁정과 궁정음악가들을 인스브루크에서 빈으로 옮겼다. 그는 데리고 있던 음악가 중 6명의 소년들에게 특별 교육을 시켰고 독립된 단체로 승인해달라는 요청에 따라, 역사학자들은 1498년 ‘빈 궁정음악단’의 공식적인 창단을 알렸다. 이 단체가 바로 오늘날의 빈 소년 합창단이다. 

1918년까지 이 합창단은 궁정 전속으로 활동하며 대중 및 비공식 콘서트, 국가적인 행사를 위해 노래했다. 그러다 빈 소년합창단은 1차대전 이후 합스부르크 왕가가 붕괴되면서 1924년부터 민간 비영리 단체로 거듭났다. 

그러나 합창단을 유지하기에 기금은 충분하지 않았고, 1926년 합창단은 마침내 교회 바깥에서 콘서트를 개최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해외로 순회공연을 다니기 시작했고 매년 전 세계를 돌며 연간 300회 이상의 공연을 열고 50만여 명의 관객과 만나고 있다. 한국에는 1969년 처음 내한해 이후 150회 이상 공연을 열며 꾸준히 관객과 만났다.

빈 소년합창단은 초·중·고등학교 프로그램이 있는 자체 학교를 운영하며 선발된 합창 단원들에게 음악 교육과 투어 공연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지난 3년간 월드 투어를 중단해야 했던 빈 소년합창단은 지난해 말 월드 투어를 재개했으며 팬데믹 이후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공연한다. 

지난 1월 27일 서울 관악아트홀을 시작으로 함안, 부산, 성남, 속초, 구미에서 관객과 만나며 다음 달 4∼5일에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현재 여러 명의 한국인 단원들도 소속돼 있으며, 내한 공연 때마다 ‘아리랑’, ‘그리운 금강산’ 등 한국 관객을 위한 노래를 불러 감동을 주기도 했다. 이번 내한 공연에는 한국인 단원 이연우(13) 군이 함께한다.

수백 년간 불러온 성가곡과 모테트, 그들의 대표적인 레퍼토리인 가곡과 왈츠, 폴카, 세계 각국 민요와 영화음악까지 지난 525년의 역사를 보여주는 음악을 선보이고 있는 ‘빈 소년합창단’. 코로나를 극복하고 천상의 목소리로 일상에 지친 관객들에게 아름다운 하모니를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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