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사람을 옆에서 바라보면 허리와 목을 꼿꼿하게 세운 경우는 거의 없고 목과 상체를 앞으로 기울인 채 고개만 앞으로 쭉 내밀거나 고개를 푹 숙인 자세를 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자세를 오래 유지하면 몸 전체의 균형이 틀어지게 되고 상태가 더욱 악화되면 목디스크처럼 본격적인 근골격계 질환이 생길 수도 있다.

이렇게 디지털기기를 장시간 사용하며 생기는 건강 문제를 VDT(Visual Display Terminal) 증후군이라 하는데 경추에 생길 수 있는 대표적인 VDT 증후군 중 하나가 바로 거북목증후군이다.

거북목증후군은 사람의 경추가 일자로 변형되다 못해 아예 만곡 방향이 역전되어 앞으로 휘어져 마치 거북이가 목을 빼고 있는 것 같은 모양새가 된 상태를 말한다. 본래 사람의 정상적인 경추는 뒤집어진 C자 형태로, 완만한 전만곡을 띠고 있으며 이러한 전만곡 덕분에 무거운 머리의 무게를 고루 지탱할 수 있다.

그런데 바르지 못한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면 점점 경추의 전만곡이 사라져 일자 형태로 변하게 되고 이 상태가 더욱 나빠지면 거북목 모양이 되고 마는 것이다.

이러한 경추의 변형은 경추 전체는 물론이고 주변 어깨 관절과 근육에도 큰 부담을 주게 된다. 머리의 무게를 경추 전체가 고르게 지탱하는 대신 경추 일부가 모두 부담해야 하는데 이러한 상태를 강제로 유지하기 위해 주변 관절과 근육 역시 혹사당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개를 앞으로 숙이거나 내민 자세는 목에 가해지는 머리의 하중을 더욱 가중시키기 때문에 목뼈에 더 큰 부담을 주게 된다.

따라서 목과 어깨가 뻣뻣하게 아프고 쉽게 피로해지며 만성 두통이나 팔, 손의 저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거북목증후군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거북목증후군과 같은 신체불균형은 빠르게 발견하면 운동이나 재활치료, 도수치료, 주사치료 등 비수술치료를 통해 개선할 수 있으나 목디스크로 이어져 마비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면 수술이 필요하게 될 수 있어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오랫동안 잘못된 자세를 유지해 온 사람은 단순히 스트레칭을 한다고 해서 다시 건강한 본래의 상태를 찾기 힘들다. 물론 수시로 스트레칭을 하고 근력 운동 등을 하면 경직된 근육을 풀어내는 데 도움이 되긴 하지만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전문의의 진단과 체계적인 비수술치료가 필요하다. 자세, 습관에 대한 교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언제든 다시 거북목증후군이 재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도움말 : 대림 척튼튼마취통증의학과 류강석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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