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박진아 기자ㅣ국민의힘 3·8 전당대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나경원 전 의원과 '친윤'(친윤석열) 진영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나 전 의원이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고심 중인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직을 동시에 해임한 것을 계기로 당내 친윤계는 나 전 의원을 향해 '제2의 유승민', '반윤(반윤석열) 우두머리' 등 격한 비난을 쏟아냈다.

그리고 최근 나 전 의원의 ‘진박감별사’ 발언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나 전 의원은 15일 오전 지역구인 동작구의 한 성당에서 미사를 보며 출마 결심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말을 아꼈다. 그러나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제2의 진박감별사'가 쥐락펴락하는 당이 과연 총선을 이기고 윤석열 정부를 지킬 수 있겠나. 2016년의 악몽이 떠오른다"며 "우리 당이 이대로 가면 안 된다"고 적었다.

진박(眞朴) 감별사는 풀어 쓰면 '진실한 친박인지 아닌지 감별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몇 개월 앞둔 2015년 말 한국 정치판에 혜성처럼 등장한 신조어이다. 

당시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총선에서 당내 친박(친박근혜)계가 '진박(진실한 친박) 감별사'를 자처하며 비박(비박근혜)계와의 갈등으로 '공천파동'을 일으키고, 결국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이 총선에서 패배했던 일을 거론한 것이며, 속내는 당연히 비꼬는 뜻이며 대통령 개인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 경쟁과 권위주의적 의식이 빚은 정치 코미디가 만들어낸 웃지 못할 결과물이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는 현재 주류인 친윤계를 박근혜 정부 당시 친박계에 비유함으로써 내년 총선에서도 공천을 둘러싼 친윤계 주도의 공천 갈등이 있을 것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도 나 전 의원에 대해 "당내 몇 안 되는 장수 중 한 사람"이라며 "몇몇 인사들의 나경원에 대한 지속적인 공격은 지나친 감을 준다. 과연 그가 그렇게 비난받을 일을 했는가"라고 방어막을 쳤다.

이에 대해 친윤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은 이날도 페이스북 글에서 "저는 '제2 진박감별사'가 될 생각이 결코 없으니 나 전 의원도 '제2의 유승민'이 되지 말길 바란다"며 나 전 의원을 직격했다.

또한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은 나 전 의원의 '제2 진박 감별사' 발언에 대해 "진박 감별사와 비슷한 행태가 이번 선거에 재연되는 것은 우리가 망하는 길"이라며 "여당은 나라를 운영할 책임을 가진 정당이다. 제대로 된 대표단을 구성하는 과정이 싸움으로 점철되면 국민은 굉장히 크게 실망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두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나경원 전 의원을 향한 친윤계와 비윤계간 프레임 전쟁이 지속해서 과열되고 있다. '진실한 친박인지 아닌지를 감별하는 사람'이란 뜻의 진박감별사. 과연 우리 정치에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올지, 또 무엇이 국민을 위한 선택인지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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