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기자 | 토요타(도요타)자동차 창업주의 자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도요다 아키오’. 그는 토요타 특유의 보수적인 경영방식에서 탈피해 젊은 기업으로 탈바꿈하려는 노력을 가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에 대한 애정이 강해 ‘모리조(MORIZO)’라는 가명으로 직접 운전대를 잡고 레이스에 참가하기도 한다. 그런 그가 그간 고집해 온 하이브리드 자동차에서 눈을 돌려 대세에 탑승하며 전기차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바닥부터 차근차근 올라간 경영자

도요다 아키오는 창업주의 자손이지만, 흔히 말하는 낙하산 인사가 아닌 바닥부터 시작해 토요타의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랐다. 1984년 토요타에 입사해 생산관리, 영업직 등 바닥부터 시작했는데, 특히 판매직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으로 유명하다. 이처럼 스스로의 힘으로 임원직까지 올라가게 된 도요다 아키오는 2005년 부사장에 취임했다. 그 후 2009년 마침내 공식적으로 토요타의 사장직에 올라섰다.

위기 대처 능력 발휘

그가 수장으로 올라선 뒤 토요타는 다양한 신차를 출시하면서 안정적으로 성장해 나갔으나, 중간 중간 큰 위기를 맞기도 했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발 금융위기와 토요타 리콜 사태 등이다. 회사에 막대한 손실과 이미지 타격이 있었지만 도요다 아키오는 이때마다 위기에 잘 대처하며 리스크를 최소화 했다. 특히 그간 보수적인 경영을 이어왔던 토요타는 젊은 이미지가 다소 부족했고 시대에 앞서가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는데, 도요다 아키오는 쇄신을 감행해 방만한 계열사는 정리하고 소프트뱅크, 마이크로소프트, BMW 등과 제휴를 맺으며 보수적인 경영방식에서 탈피, 젊은 기업 이미지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토요타 자동차’ 도요다 아키오 CEO [연합뉴스 제공]

모터스포츠에 직접 참여하는 ‘애정’

도요다 아키오는 정말 자동차를 사랑하는 경영인이기도 하다. 그는 CEO임에도 ‘모리조(MORIZO)’라는 가명으로 직접 운전대를 잡고 레이스에 참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것도 대충이 아니라 2000년대 초 토요타의 마스터 드라이버인 故나루세 히로무에게 1대 1로 운전 훈련을 받으며 데이터로 드러나지 않는 자동차의 감성과 특성을 몸으로 익혔다. 특히 2007년 독일 뉘르부르크링 24시간 내구 레이스를 시작으로 레이스에 직접 출전까지 하며 마스터 드라이버로서 수많은 차를 직접 테스트하고 최적의 성능을 조율해왔다. 이처럼 최고경영자가 직접 모터스포츠에 참여하며 성능 조율에 적극적으로 관여, 신기술을 연구하는 브랜드는 토요타가 유일하다.

전기차는 취약

그런 그에게도 취약점은 있었다. 바로 전기차 시장 진출에 늦었다는 것. 하이브리드 시장을 선점한 토요타가 엔진에 대한 애착 때문에 경쟁사들이 전기차를 발 빠르게 개발하고 출시할 때에도 내연기관 자동차에만 집중했다는 점이다. 특히 이제는 한물 간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열을 올리고 있을 때 경쟁사들은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며 큰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전기차 반대 세력’이라는 오명이 따라 다녔다.

드디어 전기차 대세에 합류

전기차에 부정적이었던 도요다 아키오도 시대적 흐름에 따라 생각을 바꿨다. 도요타가 전기차 플랜을 발표한 것. 도요다 아키오는 전기차 전환이 대세를 이룬 상황에서도 하이브리드 차량에 힘을 싣던 기존 정책을 전면 수정했다. 지난 해 초까지만 해도 전기차 전략이 없던 도요타는 2023년을 앞둔 12월 되자 2030년 전기차 판매 목표 350만대를 공언했다. 자사 고급차 브랜드인 렉서스 신차 판매는 2035년까지 100% 전기차로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도요타는 이를 위해 8조 엔(약 83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 1위 기업인 일본의 도요타. 하이브리드차 위주의 생산을 고집하던 도요타는 전기차를 중심으로 하는 엄청난 변화를 앞두고 있다. 도요다 아키오 CEO의 전기차에 대한 조심스러운 태도로 인해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던 만큼 어떤 경영방침으로 전기차 시대를 맞이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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