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조재휘 기자ㅣ배우 이승기와 주상욱이 나란히 2022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공동 수상했다. 삭발을 한 모습으로 자리에 참석한 이승기는 수상 소감을 통해 “현재 우리나라 콘텐츠, 영화, 가요, 예능 세계적인 반열에 올라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여기 계신 동료 선후배분들이 애쓰고 있다는 걸 안다. 내년, 내후년, 10년, 20년 후에 이 자리에 앉아 있을 후배분들을 위해서 당연한 권리를 찾기 위해 많은 것을 내려 놓고 뭔가 싸워서 얻어 내야 하는 이런 일은 물려주면 안 된다고 오늘 또 다짐을 한다”라고 수상 소감을 이어가며 뼈 있는 말을 남겼다. ‘이승기 사태’를 겪고 있는 장본인이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와중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은 것이다. 

‘이승기 사태’는 가수 이승기와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 간에 발생한 계약 및 음원 정산 논란으로 첫 데뷔한 18년 전부터 폭로 이전까지 지속되었던 계약사 측의 음원 정산금 미지급 및 그와 관련된 논란을 말한다.

[사진/KBS 제공]
[사진/KBS 제공]

이승기는 지난해 11월 후크로부터 음원 사용료를 18년간 한 푼도 지급받지 못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러한 사실이 대중들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하자 후크의 권진영 대표는 모든 것이 본인의 불찰이라며 사과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권 대표의 폭언 녹취록이 공개되며 비난 여론에 더욱 기름을 부었다. 

직원들에게도 폭언, 욕설을 하며 책상을 끌거나 큰 소리가 나도록 강하게 내려치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한 것이 녹음되었고 모욕성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결국 이승기 측은 후크 측에 전속계약 해지 통지서를 보내 결별을 택했다. 

후크는 지난달 16일 미지급 정산금 등 약 41억원을 이승기에게 추가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랜 기간 전속계약 관계를 유지한 온 이승기와 정산 문제로 길게 분쟁하고 싶지 않기에 기지급 정산금 13억원 상당 외에 금일 미지급 정산금 29억원 상당과 지연이자 12억원 상당을 전액 지급했다고 전했다.

정산금 지급으로 사태가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이승기는 이 돈을 기부하는 한편 정확한 정산을 위해 법정 다툼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승기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약 50억원 정도 금액이 제 통장에 입금됐다는 문자를 받았다면서 (후크 측이) 일방적으로 ‘미지급금’ 지급이라는 명목으로 사건을 매듭지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법정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가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와 활동 수익 미정산 관련 분쟁을 벌이는 ‘이승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업계 불공정 관행을 근절하는 정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소속사의 불투명한 회계 처리로 인한 정산 문제 등 부조리한 관행이 케이 콘텐츠 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이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문체부는 논란이 된 업체의 정산 지연 등이 예술인권리보장법 제13조에 의한 불공정 행위에 해당할 경우 관련 절차를 거쳐 시정 권고·시정명령 등 행정조치를 할 계획이다. 또한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제14조에 의한 보수 지급 지연이 확인되면 과태료를 부과하고, 같은 법 제6조를 위반해 불공정 계약 체결 강요 또는 부당한 이익을 취득한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에 관련 사실을 통보할 계획이다.

뼈있는 대상 수상 소감과 함께 많은 응원을 받고 있는 이승기가 법정 다툼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이승기 사태’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K-콘텐츠가 세계적인 갈채를 받고 있는 만큼 업계 내에 만연한 편법과 잘못된 관행을 뿌리 뽑아 약자가 피해를 받지 않고 K-컬처가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SNS 기사보내기